1000 일
- 작성일
- 14-07-28 20:56
담배를 끊든, 혹은 술을 끊든
처음 맘먹을때 가졌던 금연, 금주의 필연적인 이유 스물두천 백열 일곱가지들...
그리고 하루하루 지나가면서 이 많고 많았던 금연,금주의 이유들이 희미해져갑니다.
그리고 그럴즈음
내 속안에서 악마처럼 속삭이는 유혹이 있죠.
막걸리 한잔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한두어달만 피다가 다시 끊어도 되지 않을까.
담배를 끊고 술을 끊으며 가장 힘든점은
세상과 단절입니다.
애써 이천십이년 시비월십구일은 선거개표방송을 피해버렸고
세월호 관련 뉴스에는 귀와 눈을 막아버렸습니다.
어쩌면 난 천일동안 술담배를 끊은게 아니라
금연금주를 핑게로 난 자꾸 도망쳐다닌건가봅니다.
세상은 거꾸로 돌고 개판이 돼가는데도 난
바탕화면에 시간단위로 올라만 가는 전공(戰功)에
애써 나의 비겁과 회피를 덮어버립니다.
그래도 우선은 이 악물고 참아보렵니다.
그리고 조금씩 용감해지려 합니다.
그리하면 이제 멀지 않아 금연금주가 도피의 핑게가 아닌
인고의 단련이 될수 있겠지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