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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시작인 록산느 탱고부터, 얼마 전 마지막으로 연기했던 아디오스까지.

둘다 탱고라는 공통점이 있네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연기는 역시 밴쿠버 때의 프리연기인데요. 아마 캐나다에서의 레미제라블을 더 좋아하시는 분들도 있을거 같아요. 

한문장씩으로 표현한다면, 

밴쿠버 때는 은반을 정복했고, 레미제라블 클린 때는 은반을 지배했다라고 할까요?

밴쿠버 때까지만 하더라도 실수를 하든 클린을 하든 살얼음같은 느낌이 있었어요. 점프야 늘 어려운 거겠지만, 그 외에도 김연아가 유연성이 약점이다보니 스핀이나 스파이럴을 할 때 힘겨워하는 게 그런 느낌을 가중시키더라구요. 

지금은 그런게 많이 없습니다. 이젠 진짜 그냥 모두 다 쉬워보이죠. 부족한 유연함을 이겨내려고 억지로 팔다리를 찢는 대신,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표현해내는, 능숙한 모습에서 

캐나다에서 클린했떤 레미제라블의 여러 버전을 보면 한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는데, 캐스터, 해설자들이 말이 없어집니다. 국내 방송이야 대놓고 연기 시작하자마자 말없이 지켜보자고 하지만, 

다른 외국 버전을 봐도 3-3 점프 할때까지도 많던 말이 두번째 점프를 할 때 즈음부터 마지막 스핀을 돌 때까지 사라집니다. 그러다 마지막 스핀에 관객의 우뢰와 같은 함성이 들리면 으레 감탄사만 한번.  ㅎㅎㅎ

더 극적으로 느끼는게 저렇게 김연아의 약점이 엿보이는 곳일 뿐이지, 다른 면에서도 비슷한 걸 느껴요. 

예전엔 경쟁하는 느낌이 났다면, 이제는 그냥 자기 할일을 한다는 느낌이랄까요?

 

그런데 이번 숏/프리 프로그램인 광대를 보내주오랑 아디오스는 아직 클린 연기를 보지 못한 거 같아요. 말많던 더블 점프도 그렇고, 아디오스에선 3-3에서 실패하는 모습도 보여주고. 

게다가 러시아 꼬마 이야기도 나오면서 사알짝 저도 긴장이 됩니다. 

김연아도 많이는 아니더라도 저만큼은 살짝 긴장을 해줬으면 좋겠어요. 프로그램 자체도 레미제라블 때보단 더 어려워졌잖아요. 

윌슨 안무가가 이번 아디오스는 김연아만이 소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는 말을 했더군요. 

록산느 탱고도 그랬지만 그런 복잡한 스텝 구성을 소화하면서 연기도 하고 점프를 한다는게 정말 어려운 일이라, 김연아의 마지막 여유까지 다 소모할 수 있는  그런 프로그램을 일부러 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것이 밴쿠버의 프리를 가장 좋아하는 이유. 혼신을 다해야만 클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에.)

김연아 팬이 아닌 피겨팬의 입장으로도 퀸연아의 이번 은퇴무대는 너무나 기대됩니다. 이번에 김연아의 마지막 연기를 보고나면 저도 왠지 눈물이 날 거 같아서 걱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