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말이죠 ..
- 작성일
- 13-09-11 14:02
http://media.daum.net/issue/530/newsview?issueId=530&newsid=20130911023206308
동명왕편을 쓴 고려 문인 이규보에 대해 '향리 출신으로 중앙의 권력자들과 줄이 닿지 않았던 이규보는'(71쪽)이라고 교과서에서 묘사했는데, 이규보는 향리 출신이 아닐 뿐더러 아버지가 이미 호부 낭중의 중앙관직에 진출해 있었고 외조부도 울진 현위를 역임한 관료 집안이었다고 한다.
'몽골의 영향으로 일부다처제가 나타났다'(75쪽)는 서술에 대해 역사학자들은 "역사를 발명한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연합국은 카이로 선언(1943)으로 일본에게 항복을 요구하였으나 이를 거부하였다"(238쪽)고 했는데, 여기서 '카이로 선언'은 '포츠담 선언'을 잘못 알고 쓴 부분이다.
"김일성은 (중략) 1950년 6월25일 전면적으로 남한을 침공하였다. 애치슨 라인 선언으로 인하여 미군이 철수하였으므로 전격전으로 남한을 접수하기 좋은 때라고 판단하였다"(312쪽)고 한 부분도 틀렸다. 이신철 성균관대 연구교수는 "애치슨 선언은 1950년 1월에 발표했고, 미군은 그 전에 철수했다. 그런데 이 교과서는 미군이 철수했기 때문에 전쟁이 났다는 이야기를 상상해서 집어 넣었다"고 지적했다.
"일제는 1912년 토지조사령에 이어 조선민사령·부동산등기령 등을 반포하여 토지 조사 사업을 추진하였다"(243쪽)라고 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연구진은 "토지조사령은 1912년 8월에, 조선민사령·부동산등기령은 1918년 3월에 반포됐다. 네이버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토지제도' 항목의 오류까지도 그대로 베낀 것"이라고 지적했다.
....
하일식 한국역사연구회 회장(연세대 교수)은 "(저자들이) 교과서를 집필할 수 있는 역량 자체가 갖춰져 있는지 회의적이다"라고 지적했다.
---------------------------------------------
사실 관계에 관한 것 (중 기사에 나온 것)만 이렇습니다.
음...
제가 보기에 이 교과서에서 제일 문제가 되는 것은 친일 사관도 아니고 뭣도 아니고,
제일 마지막에 지적된 필진의 역량 문제인 것 같습니다.
사실 아마 필진들은 지금 좀 억울하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하고요.
카이로 선언과 포츠담 선언은 명백하게 실수이지만,
예를 들어 이규보 관련해서는 국정을 포함한 대부분의 기존 교과서에
무신정권 시기에 (무식한 무신집권자가 통치를 하기 위해서) 능문능리의 향리가 대거 관료로 선발하고, 이때 진출한 유학자들이 이후 신진사대부를 형성하게 되었다. and 무신집권기의 실무와 문장에 능한 관리로 대표적인 인물이 이규보다. 이런 식으로 설명하고 있거든요.
실제로 이규보는 초반에 과거에 계속 낙방하면서 불운한 생활을 합니다.
아마 고려 전기 문벌귀족들이 판치던 시기라면 정5품 낭중을 아버지로 두었으니 음서로 평탄하게 관직에 진출했을 텐데.
이규보가 과거를 치르던 시기는 이미 무신집권기라 .. 정권에서 과거 자체에 별로 관심이 없었고
아버지도 뭐 .. 지금으로 치면 5급 사무관이나 4급 서기관 정도였을테니 '권력자'라고 하기 힘든 면은 있습니다.
최우 때 비로소 - 이때 이규보가 아마 최우어천가를 지어서 알랑거린 덕분에 .. -_- 총애를 받게 되지요.
...
두번째도 역시 ....
고려는 일단 일부일처 국가였던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귀족이나 특히 왕실에서는 일부다처를 하고 있었죠.
몽골의 침입으로 일단 성비가 불균형해지고, 공녀 문제 등으로 사회문제가 심각해지면서 관료 사이에 일부다처가 확산되고
물론 몽골의 영향도 없지 않았을 것이고, 아무튼 일부다처제를 법제화하려는 움직임까지 있었습니다.
교학사 교과서의 전후 맥락을 봐야 하겠지만...
일반 백성들을 놓고 얘기하는 것이라면 일부다처가 나타나지 않았고,
관료귀족을 놓고 얘기하는 거라면 '나타났다' 보다는 '확산되었다' 정도가 맞겠네요.
왕실에서는 이전부터 계속 있었다가 되겠고 ..
그 원인으로도 몽골의 영향만을 지적하는 것은 좀 협소한 것으로 보이죠.
(실제 배경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일단 축첩제 법제화를 주장한 상소에서는 공녀 문제로 인한 사회적 폐단과 남녀 성비 불균형 해소를 위해 축첩제를 도입하자고 합니다.)
세번째 애치슨 선언으로 [인하여] 미군이 철수했으므로 ...
이것이 비전공자들 혹은 역사 전공자라 해도 해당시대 전공자가 아니면 흔히 저지르기 쉬운 실수입니다.
(비슷한 시기에) 여러가지 역사적 사실들을 늘어놓고 이것을 이야기가 되도록 끼워맞추다보면 시기가 뒤바뀌는 경우가 흔히 있어요.
논리적으로는 이래서 -> 그 결과 저래서 -> 그 결과 요래서 -> 그 결과 그랬다. 라고 하면 깔끔한데 ....
실제 사건은 뒤죽박죽 일어나거든요.
예컨대 내년 쯤에 원세훈 유죄 판결이 나고, 그 후년에 박근혜가 하야하고, 그 후년에 다시 재조사를 벌여서 국정원 직원들까지 모두 처벌했다고 치면
한 500년쯤 후에 '국정원에서 조작한게 걸려서 원장과 직원이 처벌받고, 그 후폭풍으로 대통령까지 하야..' 라고 적는 실수가 흔히 발생할 거라는 것이죠.
(의미를 부여하기에 따라 다른데, 가령 국정원장 건으로 범죄 사실을 확정하고 -> 하야하고 -> 국민적으로 하야 정도가 아니라 민주주의의 근본 문제라는 합의가 이루어져 재조사... 로 이어졌을 수 있는데 마지막 항목의 중대한 의미가 사라질 수 있는 거죠. 이후에 다른 제도적 보완까지 한다면 더욱 그렇고 ..)
토지조사 관련한 문단도 비슷한 실수로 보이고요.
뭐 ... 사관 문제는 일단 접어두고,
저런 표현들은 중고딩 교양서 수준으로는 사실 크게 문제가 없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실제로 교학사 필자들이 중고딩 교과서 및 교양서 수준의 책들을 보고 짜집기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기존의 교과서들을 만들 때 가장 큰 고민이 어떻게 하면 오류가 아닌 수준에서 적당히 쉽게 표현할 수 있는지인데요,
보통 '얼버무리고' 넘어가는 일들이 많습니다. -_- '등' 이라는 말이 아주 유용하죠. ㅋ
(그래서 특히 국사 교과서의 경우 한 문장만 떼어서 '교과서에 나왔으니 맞는 말'이라고 하기가 굉장히 위험합니다.
제가 알기로는 수능에서도 한번 논란이 되었던 적이 있어요.)
아무튼, 결론적으로 드는 느낌은
교학사 한국사 필자들이 '교과서를 굉장히 우습게 보았다.'는 겁니다.
'뭐 꼭 전공자가 써야해? 나 역사 모르지만 역사 교과서 쓸 수 있어'라는 마음가짐으로 쓴 것 같다는 거죠.
그리고 결과적으로 밝혀진 것은 '본인들 실력도 굉장히 우습다.' 이고요.
저렇게 교과서 만들거면 사실 왠만한 역덕이면 여기저기 짜집기해서 문장만 다시쓰고 교과서 한권 저거보다 잘 쓸 수 있습니다.
괜히 되도 않는 허접한 실력으로 물의나 일으키고 다른 교과서까지 싸잡아 의심받게 만들고 말이죠..
수꼴 종특인 민폐를 거하게 시전하셨네요.
ps' 교학사는 사장이 나이가 90이 넘었는데 .. 제가 알기로는 최근에 부도가 난 것으로..
사실 근 몇년 간 '교학사'라는 브랜드 자체가 책이 안팔리는 제일 큰 요소다 -_- 라고 할 정도로 장사가 안됐고,
잘나갈 때 꽁쳐둔 재산으로 운영했다는 말도 있고요. (사장이 평생을 바쳐서 그런지 출판사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고)
책도 안팔리고 월급도 밀리고 하는 통에 제대로된 필자와 제대로된 편집자를 못구해서
저런 허접한 책을 내지 않았나 합니다.
동명왕편을 쓴 고려 문인 이규보에 대해 '향리 출신으로 중앙의 권력자들과 줄이 닿지 않았던 이규보는'(71쪽)이라고 교과서에서 묘사했는데, 이규보는 향리 출신이 아닐 뿐더러 아버지가 이미 호부 낭중의 중앙관직에 진출해 있었고 외조부도 울진 현위를 역임한 관료 집안이었다고 한다.
'몽골의 영향으로 일부다처제가 나타났다'(75쪽)는 서술에 대해 역사학자들은 "역사를 발명한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연합국은 카이로 선언(1943)으로 일본에게 항복을 요구하였으나 이를 거부하였다"(238쪽)고 했는데, 여기서 '카이로 선언'은 '포츠담 선언'을 잘못 알고 쓴 부분이다.
"김일성은 (중략) 1950년 6월25일 전면적으로 남한을 침공하였다. 애치슨 라인 선언으로 인하여 미군이 철수하였으므로 전격전으로 남한을 접수하기 좋은 때라고 판단하였다"(312쪽)고 한 부분도 틀렸다. 이신철 성균관대 연구교수는 "애치슨 선언은 1950년 1월에 발표했고, 미군은 그 전에 철수했다. 그런데 이 교과서는 미군이 철수했기 때문에 전쟁이 났다는 이야기를 상상해서 집어 넣었다"고 지적했다.
"일제는 1912년 토지조사령에 이어 조선민사령·부동산등기령 등을 반포하여 토지 조사 사업을 추진하였다"(243쪽)라고 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연구진은 "토지조사령은 1912년 8월에, 조선민사령·부동산등기령은 1918년 3월에 반포됐다. 네이버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토지제도' 항목의 오류까지도 그대로 베낀 것"이라고 지적했다.
....
하일식 한국역사연구회 회장(연세대 교수)은 "(저자들이) 교과서를 집필할 수 있는 역량 자체가 갖춰져 있는지 회의적이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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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관계에 관한 것 (중 기사에 나온 것)만 이렇습니다.
음...
제가 보기에 이 교과서에서 제일 문제가 되는 것은 친일 사관도 아니고 뭣도 아니고,
제일 마지막에 지적된 필진의 역량 문제인 것 같습니다.
사실 아마 필진들은 지금 좀 억울하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하고요.
카이로 선언과 포츠담 선언은 명백하게 실수이지만,
예를 들어 이규보 관련해서는 국정을 포함한 대부분의 기존 교과서에
무신정권 시기에 (무식한 무신집권자가 통치를 하기 위해서) 능문능리의 향리가 대거 관료로 선발하고, 이때 진출한 유학자들이 이후 신진사대부를 형성하게 되었다. and 무신집권기의 실무와 문장에 능한 관리로 대표적인 인물이 이규보다. 이런 식으로 설명하고 있거든요.
실제로 이규보는 초반에 과거에 계속 낙방하면서 불운한 생활을 합니다.
아마 고려 전기 문벌귀족들이 판치던 시기라면 정5품 낭중을 아버지로 두었으니 음서로 평탄하게 관직에 진출했을 텐데.
이규보가 과거를 치르던 시기는 이미 무신집권기라 .. 정권에서 과거 자체에 별로 관심이 없었고
아버지도 뭐 .. 지금으로 치면 5급 사무관이나 4급 서기관 정도였을테니 '권력자'라고 하기 힘든 면은 있습니다.
최우 때 비로소 - 이때 이규보가 아마 최우어천가를 지어서 알랑거린 덕분에 .. -_- 총애를 받게 되지요.
...
두번째도 역시 ....
고려는 일단 일부일처 국가였던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귀족이나 특히 왕실에서는 일부다처를 하고 있었죠.
몽골의 침입으로 일단 성비가 불균형해지고, 공녀 문제 등으로 사회문제가 심각해지면서 관료 사이에 일부다처가 확산되고
물론 몽골의 영향도 없지 않았을 것이고, 아무튼 일부다처제를 법제화하려는 움직임까지 있었습니다.
교학사 교과서의 전후 맥락을 봐야 하겠지만...
일반 백성들을 놓고 얘기하는 것이라면 일부다처가 나타나지 않았고,
관료귀족을 놓고 얘기하는 거라면 '나타났다' 보다는 '확산되었다' 정도가 맞겠네요.
왕실에서는 이전부터 계속 있었다가 되겠고 ..
그 원인으로도 몽골의 영향만을 지적하는 것은 좀 협소한 것으로 보이죠.
(실제 배경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일단 축첩제 법제화를 주장한 상소에서는 공녀 문제로 인한 사회적 폐단과 남녀 성비 불균형 해소를 위해 축첩제를 도입하자고 합니다.)
세번째 애치슨 선언으로 [인하여] 미군이 철수했으므로 ...
이것이 비전공자들 혹은 역사 전공자라 해도 해당시대 전공자가 아니면 흔히 저지르기 쉬운 실수입니다.
(비슷한 시기에) 여러가지 역사적 사실들을 늘어놓고 이것을 이야기가 되도록 끼워맞추다보면 시기가 뒤바뀌는 경우가 흔히 있어요.
논리적으로는 이래서 -> 그 결과 저래서 -> 그 결과 요래서 -> 그 결과 그랬다. 라고 하면 깔끔한데 ....
실제 사건은 뒤죽박죽 일어나거든요.
예컨대 내년 쯤에 원세훈 유죄 판결이 나고, 그 후년에 박근혜가 하야하고, 그 후년에 다시 재조사를 벌여서 국정원 직원들까지 모두 처벌했다고 치면
한 500년쯤 후에 '국정원에서 조작한게 걸려서 원장과 직원이 처벌받고, 그 후폭풍으로 대통령까지 하야..' 라고 적는 실수가 흔히 발생할 거라는 것이죠.
(의미를 부여하기에 따라 다른데, 가령 국정원장 건으로 범죄 사실을 확정하고 -> 하야하고 -> 국민적으로 하야 정도가 아니라 민주주의의 근본 문제라는 합의가 이루어져 재조사... 로 이어졌을 수 있는데 마지막 항목의 중대한 의미가 사라질 수 있는 거죠. 이후에 다른 제도적 보완까지 한다면 더욱 그렇고 ..)
토지조사 관련한 문단도 비슷한 실수로 보이고요.
뭐 ... 사관 문제는 일단 접어두고,
저런 표현들은 중고딩 교양서 수준으로는 사실 크게 문제가 없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실제로 교학사 필자들이 중고딩 교과서 및 교양서 수준의 책들을 보고 짜집기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기존의 교과서들을 만들 때 가장 큰 고민이 어떻게 하면 오류가 아닌 수준에서 적당히 쉽게 표현할 수 있는지인데요,
보통 '얼버무리고' 넘어가는 일들이 많습니다. -_- '등' 이라는 말이 아주 유용하죠. ㅋ
(그래서 특히 국사 교과서의 경우 한 문장만 떼어서 '교과서에 나왔으니 맞는 말'이라고 하기가 굉장히 위험합니다.
제가 알기로는 수능에서도 한번 논란이 되었던 적이 있어요.)
아무튼, 결론적으로 드는 느낌은
교학사 한국사 필자들이 '교과서를 굉장히 우습게 보았다.'는 겁니다.
'뭐 꼭 전공자가 써야해? 나 역사 모르지만 역사 교과서 쓸 수 있어'라는 마음가짐으로 쓴 것 같다는 거죠.
그리고 결과적으로 밝혀진 것은 '본인들 실력도 굉장히 우습다.' 이고요.
저렇게 교과서 만들거면 사실 왠만한 역덕이면 여기저기 짜집기해서 문장만 다시쓰고 교과서 한권 저거보다 잘 쓸 수 있습니다.
괜히 되도 않는 허접한 실력으로 물의나 일으키고 다른 교과서까지 싸잡아 의심받게 만들고 말이죠..
수꼴 종특인 민폐를 거하게 시전하셨네요.
ps' 교학사는 사장이 나이가 90이 넘었는데 .. 제가 알기로는 최근에 부도가 난 것으로..
사실 근 몇년 간 '교학사'라는 브랜드 자체가 책이 안팔리는 제일 큰 요소다 -_- 라고 할 정도로 장사가 안됐고,
잘나갈 때 꽁쳐둔 재산으로 운영했다는 말도 있고요. (사장이 평생을 바쳐서 그런지 출판사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고)
책도 안팔리고 월급도 밀리고 하는 통에 제대로된 필자와 제대로된 편집자를 못구해서
저런 허접한 책을 내지 않았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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