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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 글이 변이를 해서 이제는 허재:서장훈 글이 되었더라구요 ㅎㅎ

근데 포지션이 다르죠. 조던도 드래프트에서 올라주원에 밀렸는데. 허재보고 뽑으라고 해도 허재 대신 서장훈 뽑을 겁니다. 허재가 김주성하고 하승진으로 이룬 성과만 봐도 예상이 쉽죠. 다만, 그래도 최고의 선수는 허재로 기억될 거 라는거.

허재의 경우 그 만행들과 시대를 초월했던 실력으로 인해 많은 이야기 거리들을 쏟아내어서 여러 글들을 참 재밌게 읽었습니다.

제가 농구대잔치를 보게 된 건 이충희가 5000득점을 달성하던 시기 즈음이었습니다. 아마도 90년 근처가 아닌가 하네요. 그러고보니 야구보다 농구를 더 먼저보기 시작했네요. 

제가 본 첫 경기는 현대와 기아의 경기였죠. 아무래도 이충희가 대기록을 앞두고 있을 때라 이충희 이야기가 많았는데, 이충희는 정덕화라는 수비 스페셜리스트에 막혀서 10점도 못넣었어요. 대신에 허재라는 두글자 이름이 눈에 박혔죠. 

당시 농구를 처음 보는 입장에서도 돋보였어요. 하지만 지금에 와선 참 아쉽습니다. 그의 전성기를 너무 많이 놓쳤고, 당시엔 농구를 볼 줄 몰라서 그 플레이를 감상하는데 한계가 있었거든요. 

기아의 예전 경기들을 찾아보고 싶은데, 지금은 방송국에서도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군요. 몇개의 gif 파일과 동영상만이 돌아다닐 뿐입니다.

90년 허재의 유로스텝. 놀라운 동영상이죠. 이원우와 이충희 사이로 절묘하게 파고드는 유로스텝. 그리고 드리블 칠 때 보면 왼손잡이 맞는데 스텝 후 오른 손으로 올려놓는 걸 보면 오른손잡이 아닌가 착각을;;

크리스오버 돌파후 풀업 뱅크샷. 중앙대 시절 파일을 보니 실업농구당시 긴 팔 유니폼이 원망스럽군요.

허재가 대단했던 건 농구의 모든 걸 평균 이상으로 해서 가위 바위 보 싸움에서 항상 이기는 싸움을 했다는 거죠. 

잘하는 선수라도 하나씩은 부족한데, 허재는 상대의 약점 파악이 정말 빨랐습니다. 국내 대회야 기아가 워낙 강팀이니 이런 점이 잘 드러나지 않았지만, 국제 대회가 되면 이런 점 때문에 결국 에이스는 허재였죠.

키가 크더라도 느리면 이렇게 됨. 상대 센터가 216 이라는데, 골밑에서의 퀵니스와 스텝에 꼼짝 못하죠. 

허재의 풀업 삼점. 프로 들어가면서 각이 점점 낮아져서 나래, 동부 시절엔 직선 슛이 되어버렸는데 아직은 각이 살아있네요. 94년(서른살쯤) 입니다.

허재는 그러나 원래 포인트 가드였다는거. 

트랜지션 게임하면서 패스해도 되고

템포를 죽이는 척 하면서 멀리서 순간적으로 찌르는 패스도 일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