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1. 수많은 분석글이 있고 노홍철, 조유영을 합리화하는 글들도 많은데..

그 내용을 요약하자면 이런 겁니다.

'생각해보니 노홍철의 배신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어.' 

제가 볼 때 여기에 한마디 덧붙여야하는데 

[방송으로는 알기 어렵지만] '생각해보니 노홍철의 배신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어'

이건 무슨 얘기냐면

배신을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합리적 이유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방송을 보고는 노홍철, 조유영의 배신을 하겠다는 판단이 합리적인지 판단하기 매우 어렵다는 것이죠.

2. 제가 보기에 대부분의 논의에서 잘 안다루어지는 것이 있는데, '배신의 패널티'에 대한 고려입니다.

노홍철이 은지원을 살려서 갖는 이득? 물론 있습니다. 이은결을 살려도 얼마간의 이득이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필요한 것은 내 생존을 위해 무엇이 더 이득인가?를 비교하는 것이죠. 

(합리화측에서는 주로 은지원의 가치가 이은결보다 크다고만 하고 넘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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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4회의 상황과 완전히 별개로 지니어스 게임 내의 배신을 좀 볼 필요가 있는데, 

준결승과 결승을 제외하고는 일반적으로 본인에게 해가되는 판단입니다.

배신자 이미지가 있는 사람은 앞으로 할 게임에서 계약, 거래, 동맹 등등 모든 정치적 행위에서 불신을 받으니까요.

다만 뚜렷하고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또는 그렇게 믿었다는 이해가 가는) 배신(계약파기)는 그렇게 큰 불이익은 아닙니다.

다른 플레이어들은 뚜렷하고 합리적인 이유를 제시한다면 이 사람을 

-계약을 하거나 나에게 해가되는 계약을 파기하게 하거나 - 움직일 수 있다고 예측할 수 있고 

그 예측을 포함한 합리적인 작전을 짤 수 있으니까요.

** 여기서 '뚜렸하고 합리적인 이유'가 꼭 논리적으로 옳은 판단일 이유는 없고, 당사자의 착각이나 능력의 한계로 인한 어처구니없는 판단도 됩니다. 중요한 것은 말하지 않아도 이해가 가는 판단이 아니라면, 나는 이래서 이런 행동을 했다는 설명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삼천포가 길어지는데, 시즌1과 시즌2의 가장 큰 차이 중 하나가 배한성의 중간정리입니다. 이 사람은 이 길을 택했습니다. 저 사람은 저 길을 택했습니다라는 설명은 시청자가 플레이어를 따라갈 수 있게 해주는 아주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봅니다. 물론 홍진호나 이상민 (그리고 시즌 1의 대부분 출연자들)은 본인 스스로 상황이 이래이래하니까 저는 이걸 해야죠 라는 식으로 자신의 행동을 설명하죠. 시즌2에서 가장 부족한 게 이 부분 .. **

반대로 특별한 이유를 밝히지 않는 배신은 

'저 친구와 무슨 기준으로 합종연횡을 해야 할지 알 수 없다'라는 이미지를 주고,

앞으로 모든 계약과 동맹에서 극심한 불신을 받는다는 정말 어마어마한 불이익을 감수해야 합니다.

지니어스 게임의 특성상 준결승, 결승이 아닌 이상 이런 평가를 자청하는 건 거의 자살이나 마찬가지라고 보고요.

그러니까 배신을 했다. 배은망덕했다. 계약을 안지켰다 등등은 그 행위 자체가 욕먹을 짓은 아닙니다.

문제는 그 행위를 왜 하는지에 대해 시청자와 다른 플레이어들에게 이유가 설명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말하지 않아도 될만한 뻔한 이유는 안해도 되겠죠. 어떤건 밝혀야하고 어떤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가 하는 것은 역시 그때그때 다른데, 이렇게 논란이 될 정도면 역시 설명이 필요한 행동이라고 보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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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4회의 상황으로 들어와서 ..

홍진호는 이 사람들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고, 이상민은 이 사람들이 이은결을 도울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노홍철은 돕는 게 인간의 도리라고 했으니 원래는 돕는게 마땅하다는 걸 스스로 말한 것이고,

조유영은 '원래 계약 조건이 아니다'라고 합리화를 시도 (이 점에서 노홍철보다 낫다고 할 수 있으나) 바로 전의 행동과 무지막지한 모순이 되면서 그냥 안하니만 못한 합리화가 되버렸죠.

즉, 이 사람들의 행동은 원래 기대되는 마땅한 행동이 아니라 특별한 설명이 필요한 행동이었다는 겁니다.

이 부분에서 시청자들이 멘붕이 오는 겁니다. "대체 왜 저러지?????????"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계약파기'의 패널티는 굉장히 큰데, 그 불이익을 감수하는 이유를 알 수 없게 되버리면

'나 자살하고 집에 갈래' 선언과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니까요.

뭐.. 설명이 없는 이유를 다시 생각해보자면 세가지쯤 될 텐데

1. 사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설명한 그런 이유 때문이었고, 다만 인터뷰 등으로 밝히지만 않은 것이다.

1-1. 플레이어는 밝혔는데 편집과정에서 짤렸다.

1-2  플레이어 마음 속에는 이유가 있었는데 발설을 안해서 편집할 소스가 없었다.

2. 배신의 패널티에 대한 고려 자체가 없었다.

(저는 실제 상황은 2번이라고 봅니다.)

1-1만 제외하고는 배신의 패널티에 대해 매우 경시하거나 아예 생각이 없었다는 결론이고, 

결과적으로 해당 플레이어가 게임에 대해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게 되는 것이죠.

나아가 .... 아이러니하게도 노홍철의 존재감 때문에 당장 떨어지지 않을 거라고 본다면 

이런 (설명하기 어려운) 행동들이 앞으로 게임 내에서 판을 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겹치게 되고,

그 결과 격한 반응을 보이는 거라고 봅니다.

참고로,

이은결의 배신과 노홍철, 조유영 배신의 차이점은 뭐냐면

이은결은 배신의 이유와 목적을 (그게 이은결만의 생각이라 하더라도) 밝혔고,

노홍철, 조유영은 배신의 이유와 목적을 밝히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 결과 이은결에 대해서는 판단의 기준이 생기고 노, 조에 대해서는 판단의 기준을 가질 수 없게 되었다는 거죠.

머리로 수싸움하는데 판단의 기준을 주지 않는 돌출행동은 짜증나는 법이죠.

(물론 비합리적 행동을 일부러 쓰는 전략도 존재할 수 있는데, .... 분위기 보면 그건 아니라고 알 수 있겠죠.)

ps' 계속 반복되는 얘기가 되겠지만,

노홍철, 조유영이 '이렇게 판단했다면 합리적일 수 있다.'는 사후적 합리화일 뿐이고,

중요한 것은 방송에서 둘은 그런 걸 별로 고려하지 않았다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