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개 이야기
- 작성일
- 13-09-19 12:23
미친개라 불리었던 때가 있었더랬지요.
생각해보면 참 지독스런 모습였습니다.
뭐 하나 지기 싫어하고 자존심 상해하기 싫어하고
그런 상대를 꼭 물어뜯어야 직성이 풀리고...
그런성품은 인터넷온라인상에서도 감춰지질 않더군요.
논쟁을 즐기고 집요하게 상대의 헛점을 물어뜯고...
이런 와중에
어느새인가 내 이빨이 하나하나 빠져나가버리더군요.
치아 관리에 소홀했던 덕에 나이보다 빠르게 닥쳐온 풍치때문였습니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나의 이 미친개같던 성품도 조금씩 온순해졌습니다.
아마 내 인터넷 닉네임을 미친개에서 디피(디지털 히피)로 바꾼것도 이쯤에서였을겁니다.
지금,,
술 담배 끊은지 근 이년여...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고 사소한 충돌도 기피하는 탓에
해탈하는 기분으로 살고 있습니다.
가끔 나의 미친개같은 야성을 자극하는 누군가의 딴지와 태클에도
속에서 울컥울컥 치솟는 그 무언가가 조금씩 보듬어지고 이젠 허허 웃어넘길수 있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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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사일전 틀니를 끼웠습니다.
그리고 밥인지 죽인지 모를 끼니를 먹다가 오늘 양파를 씹어보았습니다.
아삭 소릴 내며 씹히는 양파와 입안 가득 느껴지는 양파의 매콤달콤새콤한 맛이
꽤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미친개의 본성을 깨우는듯 싶습니다.
틀니 사이에서 음식물 씹히는 소리만으로 뭔가 피가 끓어오르는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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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다시 미친개가 될까요 아니면
해탈한 부처님이 될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