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양 vs. 석기찡 3회
- 작성일
- 13-08-30 11:11
석기찡 3회초 버티기 밖에 못하고 정원양 3회말 공세가 거셉니다.
지금까지 상황 쭉 살펴보면
1. 국정원이 3년 전부터 내사 하면서 내부자 중 배신자를 포섭했다.
2. 빨대에 의한 정보 입수 후 물증을 잡기 위해 RO 회동 때 녹음을 하게 했다. 도청은 법원의 영장 발급 하에 합법적으로.
3. 경기동부 몇 명이 여러차례 밀입북했다.
이건데, 이쯤 되면 다음 추정이 가능하겠군요.
1. 올 5월 녹음 확보 후 녹음에서 나오는 "우리가 다 조사해놨다" 등의 정보들이 이석기가 의원 활동 중 행정부에 요구한 300여 건의 자료에 포함되는가를 일일이 비교 대조, 충분한 물증을 찾아냈다.
2. 빨대 노릇한 RO 배신자가 문서, 정보 등 추가 증거, 증언을 전폭 제공했다.
3. 압수수색을 통해 뭐라도 나오면 기존에 입수한 증거, 증언, 녹취를 뒷받침하게 된다.
"내란예비음모"의 쟁점이 3가지인 것 같은데 국정원의 입장이 더 유리해 보이니 그 쪽에서 보자면
1. 국헌을 문란케 할 "목적"이 명확한가? 뭐 녹취 내용대로라면 할 말이 없네요. 명확합니다.
2. 실행할 "계획"을 짰는가? 녹취만이 증거라면 절대로 아니라고 봅니다. 그러나 국정원이 그럴 것 같진 않네요. 이미 빨대 꽂아 녹취 뜰 정도면 다른 정보나 증거는 더 많다는 뜻이겠죠. 의도가 명백하게 드러나는게 녹취일 뿐. 즉 계획을 충분히 짰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을 것 같네요.
3. 이게 관건인데 "실행능력"이 있는가? 녹취 내용만 보면 무슨 광신도들 같아 우리들 일반인의 상식으론 치매환자들 모임 같아 보이긴 합니다만... 일본의 옴진리교가 사린가스 테러를 저질렀을 때 사전에 교시된 교주의 메시지들을 보면 이건 우리 상식으론 납득이 안 가는 헛소리들 뿐입니다. 저 말 듣고 터무니 없이 독가스 테러를 한단 말인가? 하고 황당하게 여겨지는게 정상입니다만, 문제는 이 메시지를 듣는게 정상인들이 아니란 거죠.
즉, 녹취 중 나오는 "이석기의 강의를 듣고 전율을 느꼈다는 그 동지"란 놈들 같은 놈들 뿐이란 겁니다. 그게 100명.
제가 보기엔 충분히 실행능력이 있네요. 다만 범위가 문제인데 이게 국가전복이냐 하면 무리라고 봅니다. 그러나 국가를 혼란케 하고 적어도 수십, 수백명을 사상케 할 수준은 되고도 남아 보입니다. 녹취 중 나오듯 칼 한 자루 들고 한 명씩만 죽여도 100명이 죽는 거니까요.
그런 짓을 실행을 하겠냐고요? 보셨다시피 옴진리교 신도 수준의 정신상태를 가진 애들인데 뭔 짓을 못 하겠어요.
일단 구속하고 수사 들어가면 검찰이 얼르고 메치고 가지고 놀면서 이 결연한 미친 정신상태를 증명하겠죠. 그럼 법원서 석기찡은 내란수괴가 되는 거죠 헐...
반대로 석기찡 입장에서 보자면
의외로 증거가 녹취 뿐이다. 그러면 사실상 목적성 외에는 입증할 방법이 거의 없습니다. 녹취 내용대로라면 이게 무슨 ㅄ들 모여 술에 취해 헛소리 하는 수준이니까요. 실제로 당시 모임에서 술을 마신 뒤 토론했다 하면 증거의 위력은 엄청나게 감소될 겁니다.
즉, 석기찡 입장에선 철저하게 중요한 문제가 몇 가지로 좁혀집니다.
1. 국정원의 증거가 대체 어디까지 확보된 것이냐, 또 어떤 것이냐?
2. 배신자 색기가 누구냐? 이건 어떤 정보가 어디까지 흘러갔을까를 예측 가능케 하는 중요한 기준점이죠.
3. 증거 인멸. 이미 세무조사 들어온 날 삼성처럼 파쇄기 돌렸습니다만 일상 속의 흔적이란 건 정말 미칠 듯이 구석구석 찌든 때처럼 남습니다. 순식간에 지운다는게 가능하지 않죠. 그래서 충분히 생각하고 공을 들여 조직적으로 인멸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시간을 벌어야 하고 국정원의 수에 놀아나지 않기 위해 입을 다물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부터 철저히 입 다무는 이유가 이것이죠.
그럼 진실은 뭐냐? 진실은 죽었죠. 최신실 씨 갈 때...
저는 이런 사안에 대체 왜 진실이 중요한지 모르겠습니다. 진실은 각자 입장에서 재구성되는 겁니다. 인간 중 누구도 절대악도 절대선도 없으며 진실이란 언제나 자기 편한대로 조작 왜곡되는 겁니다. 보통의 선량한 우리들도 친구와 다툼 후 잘잘못 서로 따지는 사소한 일 하나 조차 그러고 사는 거죠.
그러니 중요한 건 누가 살아남느냐 뿐입니다. 국정원이 단단히 준비된 상태라면 석기찡이 살아남기 어려울 테지만 의외로 생존능력이라면 석기찡이 더 대단하다 봅니다. 저는 법원까지 가서 혐의의 일부만 인정받고 일부는 인정받지 못한 어중간한 결론이 날 것 같습니다.
그리고 통진당은 어차피 다음 총선에 1%도 득표 못해 정당 해산할 겁니다. 그리고 다시 찌끄레기들 모여 새로운 당 만들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