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오늘 집으로 걸어오면서 듣다가,
이 앨범에 대한 소개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 이런 방식으로 이미 소개된 리뷰가 있는지 찾아봤습니다만, 없는 것 같습니다.)


"The Way Up" 앨범은 Pat Metheny Group의 앨범으로, 장르는 재즈로 분류되고, 2005년에 나왔습니다.

2006년에 그래미 어워드(Grammy Award for Best Contemporary Jazz Album)를 받은 적도 있는 앨범이지요.
(앨범의 영어 위키도 있습니다 : http://en.wikipedia.org/wiki/The_Way_Up )

커버의 앞쪽 표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위키에서 퍼왔습니다).


뒷면 커버도 저런 느낌이지만 다른 사진이구요,
속지도 모든 면이 이 스타일이지만, 각각 다른길이고 기둥도 다른 기둥이죠.
속지는 연결되어 있어 죽 펼치면 8장의 저런 사진이 세로로 이어져 있습니다.
(구글링으로 비슷한걸 하나 퍼왔습니다)


어떤 느낌인지 아시겠지요
이런 사진이 (위는 6개지만) 앨범에는 커버 앞뒷면, 케이스뒷면, 속지 8개x2(양면)으로 총 19가지가 있습니다.
특이하게 CD 밑에만 다른 스타일의 사진이 있습니다 (CD와 크기가 같은 둥근 맨홀 뚜껑 사진이 들어있지요).

사진들을 보면 생각나는 것은 여행입니다.
걸어서 느낌이 다른 이곳저곳을 둘러 보는 느낌의 사진들이지요.
그리고, 앨범에 실린 음악 역시 그와 비슷합니다.

제가 느낀 이 앨범은 여행을 출발해서 여러곳을 둘러보고,
그러면서 여러가지 느낌을 느끼고 집으로 돌아온 후,
마지막에 다시 다음 여행을 출발하는 느낌입니다.

여행이라고 말은 했지만, 사실은 여정이랄까요,
여행이라기보다는 사실 마음을 다잡고 한가지 일을 헤쳐나가는 느낌이기도 합니다.
저는 이것을 인생을 걸어가는 것으로 느꼈습니다.
결국 이 앨범은 인생의 여정에 대한 앨범입니다.
(사실 말하자면 펫 메쓰니의 거의 모든 노래는 인생을 걸어가는 느낌입니다만, 다른 노래들은 어떤 한 부분이라면 이 앨범은 그 전체를 통괄하는 것으로 느껴집니다)



앨범 수록곡은 다음과 같습니다.
1. Opening - 05:17
2. Part One - 26:27
3. Part Two - 20:30
4. Part Three - 15:54

제목만 보면 뭐지 싶을 정도로 별 정보를 얻을수 없습니다.
한곡의 길이도 길고, 사실 들어보면 Part One, Two, Three는 곡 내에서도 잠시 멈추고 분위기가 바뀌는 지점들이 한두군데씩 있습니다.
하지만 앨범의 소개는 저렇게 나와있지요.

왜 저렇게 했을지 사실을 아는 사람은 잘 없습니다. 물론 저도 모르지요.
어찌보면 확대해석일수도 있으나, 저는 저 표현을 클래식에 대한 도전으로 느낍니다.
보통 클래식은 3~4악장으로 이루어져서 30~60분 정도의 연주시간을 가집니다.
이 앨범은 그와 비슷하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단순히 앨범에 소개된 형태만 클래식과 비슷한 것은 아닙니다.
(제가 전공자는 아니라 조금 잘못알고 있을수도 있습니다...)

클래식은 한가지 주제 멜로디가 있고, 이를 조금씩 바꾸어 붙여서 노래를 만듭니다.
(물론 주 멜로디가 아닌 멜로디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혹은 주 멜로디가 하나가 아닌 것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바꾼다는 말이 조금 복잡한데요,
영화 인셉션에서 보면 꿈밖에서 튼 노래가, 꿈 속에서는 엄청 웅장해지고 느려지는 것이 나옵니다.
클래식의 주멜로디를 바꾸는 것은 이런 변화까지 모두 허용합니다.
즉, 음을 조금씩 바꾸는것도 혀용되고, 속도의 급격한 변화와 한 음을 몇개씩으로 늘리는 등을 통해서,
하나의 멜로디에서 한시간짜리 곡이 만들어지는 것이지요.

말로만 설명하기가 조금 힘든데요,
유명한 베토벤의 5번 교향곡 (운명 교향곡)의 시작 부분을 예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교향곡은 시작하면서 가장 유명한 문 두드리는 소리 "빰바빠빰"을 강하게 두번 연주하면서 시작합니다.
이 멜로디가 베토벤 5번 교향곡의 주멜로디이지요.
그 다음 바로 나오는 멜로디는 주멜로디의 앞의 세음을 각기 3~4조각으로 내서 연주합니다.
" 따라라 따라라라 따라라라 딴"의 형식이 되었고 길이도 많이 길어졌지만, 주멜로디와 거의 유사함을 느끼실수 있을 겁니다.
그 다음은 주멜로디를 부드럽게 연주하면서 마지막 음만 내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딴다따딴, 딴다따딴"으로 느껴지지요.
그다음은 비슷하지만 마지막음만 강하게 그것도 세번으로 늘려서 연주합니다. "딴다따 딴딴딴"이 됩니다. (글만 보면 전 거의 미친놈 같기도 하네요... -_-)
그 다음 다시 주멜로디가 한번 나오지요.
여기까지가 다음 영상의 처음 22초까지의 연주입니다.
글만보고 뭔소린지 알수 없으니, 영상을 보시면서 다시 한번 읽어보면 뭔 얘기를 할려고 했구나를 아실수 있을 겁니다...
(더불어 설명 참 못하는구나....도 느끼실 겁니다 ㅠㅠ)



다시 "The Way Up" 앨범으로 돌아오면,
이 앨범도 주멜로디가 있고, 거의 모든 부분이 이런 형태로 주멜로디가 변화된 부분들로 앨범 전체가 이루어져 있습니다.
뭐가 주멜로디냐 하면 하나 뽑기는 제 실력으로 힘들지만,
굳이 뽑자면 "딴따다 따라다단, 따다 따라다단"하는 부분으로 생각됩니다.
(아래 영상에서 두번째 영상을 재생하면 처음 나오는 소절입니다.)
이 멜로디를 위와같이 여러가지로 바꿔서 앨범을 만든 것이지요.

이 멜로디는 제가 느끼기에 걸음을 나타내는 소리입니다.
앞으로 걸을때 다리가 들렸다가 다시 땅에 닫는 반원같은- '(' 를 90도 회전한 모양 같은- 느낌의 멜로디이지요.
재밋는 것은 각 부분도 저런 느낌인데 그 멜로디들의 조합도 다시 저런 모양이 떠오르도록 이루어진 부분이 많습니다.


게다가 Part Three에 가면 베토벤의 9번 교향곡 (합창 교향곡)에서 클래식에 성악이 들어간 그 놀라운 사건이 생각날 (수도 있는) 부분이 나옵니다.
(앨범이 시작하고 55분이 지난 지점에서 처음으로 보컬이 나온다는 것을 생각하면 더욱 9번 교향곡-앨범 시작후 50분 경에 성악이 들어감-이 생각납니다.)

저는 그래서 이 "The Way Up"을 현대에 클래식의 형태를 조금 빌려 만든 현대판 클래식 앨범으로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이 앨범의 유일한 단점은 (클래식과 같이) 한시간짜리 곡이라서, 따로 시간을 내지 않으면 들어보기가 힘들다는 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워낙 동강난 부분도 많아서 한 부분씩만 들어도 좋습니다 (물론 전 곡을 듣는것보단 조금 약하겠지만요)



유투브에 "The Way Up" 앨범이 올라가있나 찾아봤더니,
서울 라이브 버전이 8조각으로 동강나서 올라가 있네요...
끊기는 부분들이 조금 맘에 안 들지만, 그래도 있는게 어딥니까 +_+
순서대로 들으시면 될 듯 합니다...

















이 서울 공연 라이브 DVD도 파는게 있는 듯 합니다.
펫 메쓰니가 우리나라 공연을 자주 하는 편인거 같은데, 우리나라 공연을 라이브로 만들었네요.
기회가 되신다면 정식 앨범 버전의 연주도 꼭 들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