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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에 결혼 준비와 관련된 집값과 혼수 문제가 있어서 글 하나 씁니다. 

보통 남자가 집을 해오고 여자는 혼수물품만 해온는 경우로 알고 있는데요.
저 경우는 좀 달라요.
결혼 문제가 오고가고 할 당시 저는 빈털털이 대학원생, 울마눌은 신참 교사였어요.

당시 울 집안에 우환이 있어서 돈은 씨가 마른 상태여서, '아~ 이 여자랑 결혼은 못하구나..'하고 맘 접을려는데..
울 마눌이 어느날 저를 불러내더군요. 수첩을 하나 펴면서 '내 계획 잘들어.. 넌 내 계획대로만 하면, 나랑 결혼하는거야'
이 여자 직장 생활하면서 전세값, 혼수물품 다 알아봤더군요.

'일단 전세값을 반을 부모님께 빌릴께.. 그리고 나머지는 내가 이래저래 그동안 모아놓은 돈이 좀 있으니깐.. 그 돈으로 집마련하자. 우리 부모님께는 자기가 마련한 걸로 할께. 자존심 상해하지말고.. 같이 사는게 중요한 거야.. 앞으로 나한테 잘해!. 알았쥐?'

그래서 결혼했습니다. 우리 집안에서 결혼하는데 돈을 거의 안 썼어요. 사실 그 당시 형편으로는 결혼 못할 처지였는데..
우리 장인, 장모님이 좀 깨어있는 분이어서 모르는 척했고, 울 마눌은 불우이웃돕기 차원에서 저랑 결혼 한거죠.

처가 쪽이 부자집이고 울 마눌도 고생 모르고 산 사람인데.. 저 좋다고 20평 원룸 전세 하나 얻어서 신혼 살림 시작했지요.
장인 어른이 신혼 집 처음 보시고 어이 없어하시더군요. '집을 좀 큰데로 옮기면 안되나? 내가 좀 보태줄까?'
작은데서 시작하는게 더 재미있어서 일부러 이런 곳에서 시작한다고 하는 울 마눌의 말에 눈물이 다 나더군요. T.T


가난하고 전망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대학원생과 결혼해준 것만해도 고마운데.. 
전세값 가져오고, 혼수 살림에 자가용 두대 들고 와서 아들까지 나아주고 남편 임용 합격시켜 교직생활하게 한 사람이 울 마눌입니다..(아 가만 생각하니 눙물이..)

제가 평강공주를 만난거죠.

한번은 제가 물어봤어요.

알투 : 당신은 아무 것도 가진 것 없는 나랑 왜 결혼했어?

마눌 : 난 어릴 때부터 장난감도 완제품보다 조립식이 좋더라.. 하나 씩 맞추어 가는 것.. 내가 자기 다 맞추었잖아..


이 정도면 결혼 잘한 상위 1%에 속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