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팅?
- 작성일
- 12-06-23 01:46
오늘 헌팅 이야기로 흥했었군요?
저도 두어 건 있긴 한데....
헌팅을 당한건지 헌팅을 한건지 좀 애매합니다? ;;; 판정 좀;;;
때는 작년 딱 요맘때였고요...
군복무중에 외박을 나와서 신림역에서 꼭지가 돌랑말랑 아슬아슬하게 마시고
버스막차를 타고 강북으로 올라가던 중이었어요.
오랜만에 나온 외박을 이렇게 끝내기 아쉬워서
대학로 근처에서 내려서 맥주 몇 캔 가방에 담고 혼자 걷기 시작했죠;;
안암동을 향해 걷다 보니 무슨 이름모를 개울이 있더라고요?
도로보단 운치있으니 개울따라 걷기 시작;;;;
한참을 걷다 보니 어느 순간 개울 건너에 굉장히 우울하게 물구경 하고 계신 어떤 분이 눈에 들어왔어요.
남자분인지 여자분인지, 임호인지 학생인지조차 모호한데-_-
왠지모를 정의감이 발동해서
징검다리 건너가서 그분께 가방속 맥주 한 캔을 건네드렸어요;;;;;;;;;;;;
흑심을 품은 건 아니고... 나름 자살하려는 영혼에게 삶의 희망을 건네 준 것 같은 뿌듯함을..;;;;;
쏘 쿨하게 돌아서서 가던길 가다가
술이 떨어져서 몇캔 더 사서;;;; 다시 개울로 내려와 또 걷고 있는데;;;
뒤에서 아까 그 분이 저를 불러세웠어요.
(사실 저는 동일인인지 아닌지조차도 몰랐지만;;;)
뭐, 같이 안암동까지 걸어오면서 가방 안에 있던 술 다 까고,
무신 유명하다는 국시집 가서 해장하고 새벽에 헤어졌어요.
다음날 오후에 저녁먹자고 전화왔는데,
군복무중이라 귀대해야한다고 눈물을 머금고 거절 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
"니 얼굴에 무슨 얼어죽을 군대 타령이야" 라고 말하는듯한 수화기 너머 그 숨소리가 잊혀지질 않네요 ㅠㅠ
결론은
두어달 뒤에 다시 휴가나와서 전화했더니 안받으시더라는 거 ㅋㅋㅋ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