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좋네요.

와... 멀티태스킹이 안되는 인간인줄은 알고 있었지만 음악 들으면서 글 읽는것조차도 잘 안되네요... 일단 음악멈추고 글 읽어야 할 듯... 음악 들으면서 공부하는 애들이 학교다닐때부터 제일 신기했어요...

세상의 시스템에 고마움? 같은걸 느낀게 대충 두번 있는거 같아요. 하나는 수능. 저는 학교공부를 지지리도 못했던 아이라, 95년까지의 학력고사였다면 아마 결코 "입학점수가 높은 대학" 은 가지 못했을 겁니다. 수능제도가 저하고 궁합이 완전히 맞는 바람에, 학교 성적으로는 엄두도 못낼 대학을 가게 되긴 했죠. 제가 김영삼에 대해 딱 하나 고마워 하는게 그거랄까나요~ 학력을 기준으로 줄 세우고, 입학점수에 따라 서열을 정하는 학벌주의의 옳고 그름을 떠나, 그 학벌이라는 것이 지금 이 땅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어떤 아우라를 미치는 것 자체는 사실이고... 저의 이 알량한 학교 이름이나마 어디가서 말할 때 도움이 된 자체는 부정할 수 없겠기에, 어찌보면 그 당시보다 지금 그것의 의미를 더 명확히 느낀달까나요...

다른 하나는 인터넷. 위의 것이 알량한, 고마움 같지도 않은 고마움이라면 이건 진심레알... 나라는, 철저히 비사회적이었던 존재가 사회적이 될 수 있었던건 99% 인터넷 때문입니다. 인터넷이 아니었다면 이 곳의, 이제는 거의 없어졌지만 아직도 저를 아껴주시는 분들을 만날 수 없었겠지요. 지금은 여기가 아닌 다른 곳에서 또 많은 아낌을 받고 살아가고 있는데, 그럴 수도 없을거고, 임자하고 이야기할 수도 없었을 거고...

다만 나는 외로운가? 라는 이야기를 생각할 때 이 인터넷이라는 존재는 좀 목에 걸려 넘어가지 않는 가시같은 그런 것이긴 해요. 외로움같은 것과는 상관없이 살아간다, 라고 할 때에, 외로움이라는 것이 사람과의 어울리지 못함을 말하는 것이라면 나는 이 인터넷에서 사람들과 잘 어울리며 살아가고 있거든요. 그렇기에, 인터넷이라는 빽을 믿고 지금처럼 물리적 공간, 현실적 공간에서는 혼자 고립되어 은둔하는 것처럼 살고 있는 것 아닌가? 라고 생각해보면 나는 외롭다는 말을 할 자격이 있는가? 싶긴 해요. 물론, 이것은 저 자신의 기준이긴 할테죠. 한국사회에서는 방구석에 박혀 인터넷, 게임이나 하면서 살아가는 인간은 어디까지나 쓰레기 인간이고, 그렇게 사는 사람들이 이제는 하도 많으니까, 잉여라는 말이 "나만 그런게 아니니까" 라는 이유하에 서슴없이들 스스로를 지칭하는 말로서 사용되고 있는 현실이기도 하지만, 결국 그 잉여들은 외롭거든요. 저는 디씨인사이드를 정말 좋아하고 자주 하는데, 거기서 보면... 새벽에 센치해지는건 나만의 일은 아닌지~ 새벽만 되면 외로움을 호소하는 어린 영혼들이 많더라구요. 너 이새끼 화이팅! 이런 댓글 달아주면 진심으로 우는 친구들도 있고... 그런 점에서 보면 외로움에 익숙한 사람임을 자처할 기본은 있다, 랄 수도 있긴 하지만... 근데 이렇게 말하면, 이 베팍에서 저와 만나주는 분들한테 실례일지도~

그래서 조금 더 앞으로, 지금의 님처럼 조금 더 앞으로 돌아가 보기로 했죠. 어찌보면 우리 세대는 최초이자 최후의 세대라고 할 수 있는게, 바로 그 인터넷이 대중화되는 것을 처음 겪은 세대이면서, 그 인터넷이 없는 세상을 살았던 마지막 세대이기도 하니까. 그 시절의 저는 인터넷을 통해 이야기할 상대도 없고, 성격은 지금보다 훨씬 모났고 생각은 비교도 안되게 짧아서 정말로, 말 그대로 친구가 없었어요. 그 시절을 생각해보면... 괴로워 했던거 같긴 해요. 난 왜 친구가 없을까, 하는 중2병같은 고민도 하면서 방구석에서 괜히 센치한척 하기도 했고... 동생놈이 그거 정말 꼴보기 싫었다고 증언도 하곤 하니까~

근데 외로워했는가? 하면 그건 좀 모호한거 같네요. 예나 지금이나 저는 사람을 참 좋아해요. 그 때도 사람을 참 좋아했는데... 다만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지 않기에 그들과 어울리지 못했을 뿐... 외로움이라는 것의 정확한 의미가 뭔지는 잘 모르겠고... 사실 사람에 따라 여러가지 의미가 있을 수도 있는데, 사람과 어울리냐 아니냐 자체는 외로움의 본질이 아닌거 같기도 하거든요. 물론 그 때는 애초에 어울리지도 않으니 그런거 몰랐지만, 사람들과 어울린다고 외롭지 않은건 아니라고들 하잖아요. 그 때의 내가 정확히 무슨 생각을 했는지는 이제와서는 떠올릴 길은 없지만... 지금의 나로 미루어 볼 때 분명한 것 하나는 나는 항상 사람을 바라보고 그들 곁에서 서성이고 있었다는 것, 사람과 어울리지는 못하더라도 그들을 끊임없이 바라고 끊임없이 지켜보고 있었다는 거네요. 그리고 그것이 지금의, 나 나름의 사람을 보는 눈을 키우는데 큰 밑거름이 되었지만 그건 그 때의 나에게는 나중의 이야기...
또 다른 분명한 것 하나는 일기를 썼다는 거에요. 저 소시적에는 이제는 돌아가신지 19년 된 할아버지가 일기를 쓰고 검사를 맡으면 용돈을 줘서 형식적인 일기를 썼죠. 지속적으로 지켜보던 할아버지는 어느날 이런 무성의한 일기는 볼 수 없다, 하면서 일기를 내 던졌는데... 또한 예나 지금이나 눈물이 많았던 저는 울어버리고 말았죠. 사실 이 잘 우는 성격때문에 궁지를 면한 경우가 많은데~ 여자의 눈물은 무기라지만 남자의 눈물이라고 무기가 아닌건 아니거든요~ 그 때의 할아버지도 더 나무랄 생각이었을지 모르지만, 사실은 그리 굳센 아이는 아니었으나 "싸나이의 눈물" 을 보고 마음이 누그러지셨는지도 모르죠. 그 울음이 어떤 실질적 이득을 줄지는 몰라도 나는 적어도 울 때는 진심으로 우니까. 그 다음에 할아버지한테 갔을때, 이제는 용돈은 그냥 주겠다, 다만 정말로 니가 쓰고 싶은 너의 일기를 쓰라고 말하더군요. 저의, 이제는 짧지 않아진 인생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순간중 하나였어요.

너의 이야기를 써라.

좀 더 감동을 받았다면 글쓰는 일을 하게 되었을지도 모르지만(문인동무~) 감동이 모자랐는지 문인의 길을 마음먹지는 못했으나...
진심으로 나의 일기를 쓰게 되었지요. 고등학교 2학년부터 3학년까지 2년동안 참 열심히 썼더랬습니다. 드는 생각, 떠오르는 이야기, 바라본 것들, 나의 지식, 지켜본 사람들의 모습 이런 것을 말이죠. 하루에 대학노트로 16페이지를 쓴 적도 있는데, 글을 구구하게 길게 쓰는건 그때부터의 버릇인지도~ 그렇게 2년동안 대략 20권 좀 못되는 일기를 썼는데... 대학가니 안써지더라구요. 그렇게 열심히 썼는데, 인간 참 속이 없어서...

그러나 분명한건 그 때의 나는 나를 돌아봤다는거죠. 두가지의 시선. 사람을 향한 시선, 나를 향한 시선. 적어도 이것에 있어서는 추호도 흔들린 적은 없었노라고 자부할 수 있지 싶고...

나는 외로운가

라고 묻는다면 그건 모르겠지만 나의 시선은 항상 사람과 나를 향해 열려 있었노라, 라고는 말할 수 있겠다고 자처하는 바이옳습니다~




다만 지금 나에게 인터넷을 박탈한다고 하면... 음... 그건 좀 곤란하겠군요. 낄낄~~

지금와서 든 생각인데, 저는 어렸을 때부터 편지를 좋아했더랬습니다. 편지를 쓰고 받는걸 참 좋아했죠. 그러나 늘 그래왔듯이 쓰고 받을 사람이 없어서 Fail... 얼마전에 레이니쨩이 훈련소 들어갔을때 모처럼만에 손으로 편지를 쓸 일이 생겨서 참 좋았더랬죠. 그 뒤로 손으로 편지를 쓴 일이 없었던건 안자랑...

제가 님하고 이야기하는걸 좋아하는게, 님하고 이야기하는건 편지를 쓰는 느낌이어서 참 좋단 말이죠. 다른 여러가지 고상한 이유를 제쳐놓더라도, 편지를 쓰는 느낌을 느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임자하고 이야기하는건 보람차지 시프요. 그것은 결국 임자가 편지를 쓴다는 말이기도 하거든요. 편지를 보내는데 어찌 답장을 하지 않으랴...

할 수만 있다믄야 주소를 알아서 진짜 손글씨로, 물론 저는 글씨를 오지게 못쓰니, 타자쳐서 인쇄한 해석본을 동봉해야겠지만~ 손으로 쓴 편지를 보내고 싶습니다만, 그건 님이 바라는 바가 아닐텡게...

마, 이걸로도 충분히 좋응께요~

저희집은 참 북적북적 했어요
부모님 + 저 + 여동생 + 사촌형 3명 + 삼촌까지.. 형들은 군대가느라 2명이 같이 있었지만 총 7명이 같이 살았죠
아침먹는건 불가능한거였구 어머니는 하루에 도시락을 6개씩 쌌죠 ㅎㅎ
그때가 그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