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게 참 어렵더라고요;;
든든한 편이 되어줘야지 하면서 어느샌가 자꾸 간섭만 하는 잔소리쟁이가 되어 있고
누가 당장 알아주지 않아도 멀리보며 걸어야지 하면서도 자꾸만 간섭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고..

오 관악산. 어쩌면 저희집 근처 지나갔을지도 모르겠군요. 즈이집 봉천동잉께.

1. 가족 이야기가 나오니 얼마전 일이 생각나는군요. 작년 6월 28일에 할머니께서 돌아가셨습니다. 93세를 일기로 하셨으니 살만큼 사셨지만... 저는 할머니의 만년이 워낙 쓸쓸했던게 맘에 밟혀서 한동안 마음이 가볍지 몬했는데... 야속한 일이지만 사람이라면 어쩔 수 없는 것이 너무 오래 사는 사람에 대해서는 이제 그만 가 주시지 않으시려나 하는 맘이 드는건 어쩔 수 없지 싶긴 하고 울 아빠도 할머니 가신데 대해 어느정도는 부담을 덜었다는 느낌을 갖더라구요. 이거야 탓할 생각도 나무랄 생각도 없고 그냥 인지상정이다 생각하고 말 일이지 하고 넘기긴 했는데...

장례식을 마치고 짐 정리해 나오면서 직원보고 울 아빠가 그러더군요.

"다음에 올 때는 내가 관에 담겨 오겠습니다~"

라구요. 어찌나 명랑하게 말씀하시던지... 가족이란거 죽음이란거에 대해 생각 안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 말은 참 아직까지도 귓전에 울리면서 많은 생각을 머릿속에서 요동치게 하더이다. 다음에 올때는 나(아빠)... 그 다음엔 울 엄마 그 다음엔 나... 그 다음엔 그 다음엔... 죽음이란거에 나름대로는 담담하다고 생각해온 편이었는데 그 말은 참 무겁게 느껴지더군요. 다만 아빠가 워낙 명랑하게 말해서인지 그렇게 답답하지는 않은, 그니께 무겁다 라기보다는 묵직함이랄까나요.
사실 울 아빠는 적잖이 경망스런 사람인데, 동네야구 아마추어 투수주제에 가끔 선동렬도 혀를 내두를 묵직한 직구를 그래 가끔 던지곤 해요.

2. 후회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강박 비슷한게 있었더랬지요. 후회한다는게 쿨하지 못하다는 쭙잖은 자의식도 없지 않았고... 근데 곰곰이 생각해보니께 후회를 하는 것보다 후회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스노빅함이 오히려 쿨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남들한테 아무리 후회 안한다고 해봐야 내가 후회하는 마음을 갖는거를 결국 자신은 속일수 없응께. 그리고 중요한건 후회를 하지 않는것보다 후회를 하고 또 같은 짓을 반복하지 않는 것, 그리고 그러려면 적당한 후회는 오히려 필요한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어느 날부터 들더라구여. 그 다음부터는 맘껏 후회합니다. 그 동안 못한, 아니 못한 척한 후회몫마저 말이지요. 낄낄~

자꾸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있어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났어요. 어제도 그렇고 지난밤 슬쩍, 아침에 눈 뜨면 보라고 글과 음악을 남겨놓은거 같아요. 잘 봤어요. 감사합니다.

안사마와 앙사마도 반가워요. 저희집도 요즘 외할머니가 편찮으셔서 식구들이 고생하시는데. 엄마의 이제 가셔야지 하는 말에 문득문득 엄마가 대입되며 소름이 끼쳐요. 가족이 없다면 못버티고 있을꺼에요.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

저도 방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