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이 곡은 '20세기 모차르트의 재림'이라는 호들갑까지 들었던, 그러나 실제로는 영화음악 작곡가로 더 많이 알려진(전 영화를 별로 안 봐서 이분 영화음악이 어떤 게 있는지는 모르겄네요) 독일의 천재 작곡가 에리히 코른골트Erich Korngold 의 오페라 '죽음의 도시 Die tote Stadt'의 한 장면에서 따온 거랍니다.


에리히 코른골트 (1897-1957)



제목만 봐서는 무슨 공포영화 같은 분위기를 상상할 수도 있는데, 실제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분위기는 꿈결 같다고나 할까요... 하지만 이 작품도 엄연히 20세기에 태어난 작품, 그렇기 때문에 그 꿈은 마냥 달콤하기만 하지는 않답니다. 가끔은 지독한 악몽으로 변신하기도 하지요ㅎㅎㅎ


이 노래가 나타나는 상황 줄거리만 최대한 간단하게 요약해 봅니다.

아내를 잃은 후 몇 년간 집에만 틀어박혀 죽은 아내 마리Marie의 유품 몇 점만 들여다보며 세월을 보내고 있는 주인공 파울Paul.

아내에 대한 추억이 너무 깊어서였을까요, 급기야 그는 이 도시에 찾아온 댄서 마리에타Marietta(이름도 비슷하군요)를 보고는 죽었다고 생각했던 마리가 돌아왔고까지 생각하게 됩니다.

옆에서 이 꼴을 지켜보던 친구는 사랑의 망령을 살아 있는 다른 여성에게서 찾는 것은 위험하니, 새로운 사랑이 나타나게 되면 과거는 잊는 게 좋다고 충고하지요.

파울의 초청을 받은 마리에타가 그의 집에 들어섭니다. 온통 마리에 대한 흔적으로 도배된 그 추억의 방에요. 마리에타 역시 방안에 남겨진 마리의 흔적을 보면서 죽은 그녀가 정말로 자신과 무척이나 닮아 있다는 걸 알아챕니다. 단, 그 음산한 분위기만 빼고요.

파울은 이미 죽은 마리와 마리에타를 구별하지도 못하는 상황.  마리의 옷을 그녀에게 걸쳐주며 '마리'라 불러버립니다. 마리에타는 이를 기분나빠하지만 파울이 이를 정중하게 사과하며 다시한번 마리가 쓰던 류트를 안겨주자 그의 심정을 이해한다는 듯, 과거를 생각나게 하는 노래를 불러줍니다.

바로 윗 글에도 올렸던 이 곡이지요.

이 곡은 계속해서 파울과 마리에타의 아름다운 2중창으로 이어집니다(여기 걸어놓은 링크). 발췌반이 아닌 오페라 전곡 음반이 주는 묘미가 이런 거겠지요?

이하 줄거리가 어떻게 흘러가는가는 구글 혹은 위키님하의 도움을 얻어보시길^^.

(가사도 위키에서 퍼왔어요)




(공연 장면 사진 불펌)





Glück, das mir verblieb, rück zu mir, mein treues Lieb.                            행복, 내게 가까이 남아서, 내게로 오세요, 나의 진실된 사랑.
Abend sinkt im Hag bist mir Licht und Tag.                                             밤은 숲속으로 가라앉고, 당신이 나의 빛이요, 낮이네.
Bange pochet Herz an Herz Hoffnung schwingt sich himmelwärts.            심장이 불안하게 두근거리며, 희망 그 자체가 천국을 향해 넘실거린다.
Wie wahr, ein traurig Lied. Das Lied vom treuen Lieb, das sterben muss.  얼마나 진실되고, 슬픈 노래인가. 진실된 사랑의 노래는 반드시 죽어야 한다니.
Ich kenne das Lied. Ich hört es oft in jungen, in schöneren Tagen.          나는 그 노래를 알고 있네. 내가 어릴 적 그 노랠 자주 들었지, 좋았던 날에.
Es hat noch eine Strophe-- weiß ich sie noch?                                     그러나 다른 구절이었지, 내가 여전히 그걸 알고 있다니?
Naht auch Sorge trüb, rück zu mir, mein treues Lieb.                              비록 슬픔이 어두워져도, 내게로 와요, 내 진실된 사랑.
Neig dein blaß Gesicht Sterben trennt uns nicht.                                    내게 당신의 창백한 얼굴을 기대요. 죽음은 우릴 갈라놓질 못해.
Mußt du einmal von mir gehn, glaub, es gibt ein Auferstehn                    만약 언젠가 당신이 날 떠난다면, 믿어요, 그건 죽고난 후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