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가 대선에 나올 것 같단 생각이 듭니다.
- 작성일
- 12-04-03 23:11
안철수가 대선에 전혀 생각이 없다면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하면 됩니다.
그걸 가지고 "안철수는 표면적인 말만 보면 된다. 꼭 불출마 선언을 해야만 하는 거냐?" 이럴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엔 너무 피곤한게 지금 안철수의 상황입니다. 지금 안철수가 서울대 근처의 김밥천국에서 김밥 두줄만 먹어도 대권 김밥이라고 할 판입니다. 대권 불출마 선언하면 편하게 살 수 있고 본인 인말대로 연구와 강의에만 집중하기도 좋아요. 그런데 그걸 안하고 있다는 것은 여지는 남겨뒀다는 것이죠.
게다가 얼마전 서울대 강연에선 내가 사라지면 정치권이 나태해진다며 은근히 존재감을 과시했고 정치를 할 수도 있단 말을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전남대 강연에서는 정치적 발언이 좀 더 늘어났습니다.
냉정하게 보면 안철수가 쭉 보여준 행적이 대선에 나올 생각이 전혀 없다면 좀 이해가 안가는 구석이 많아요. 아무리 안철수가 기존 정치인과 다르고 무슨 기존 인사들과 다른 새 시대의 패러다임이 어쩌고 해도 이건 안철수가 즐겨쓰는 상식이라는 말로만 봐도 이해가 안갑니다. 그리고 말 나와서 말이지 안철수가 기존의 프레임을 어쩌고 패러다임이 어쩌고 하는 분들 그 분들 중에 안철수 만난 사람을 못 봤어요. 자기도 보지도 않고 그냥 있어보이려고 말만 그럴 듯하게 까는 거죠.
그런데 안철수가 대권을 잡으려면 좋으나 싫으나 야권 쪽으로 나와야겠죠. 저 쪽이야 박근혜 이후 완전히 TK세력으로 대동단결했으니 안철수가 비집고 들어설 곳은 못 됩니다.
그런데 그 동안은 문재인이 민주통합당 내에서 아주 목소리가 컸습니다. 당연한게 민주당은 무능해서 호구가 잡히는게 아니라 대통령제니까 호구가 잡히는 겁니다. 가만히 보면 오히려 새누리당에서는 호남필패론을 외치지 않습니다. 괜히 그런거 떠들면 새누리당도 역풍을 맞아요. 그런데 친노들은 호남필패론 자주 떠듭니다. 노무현으로 백수에서 벼락출세한 PK친노들의 레파토리가 영남 후보론이고 지난 5년간 아무 것도 안한 문재인이 희생의 상징(?)이 되어서 대선 판에 나올 수도 있는 거죠.
그런데 문재인이 민주통합당을 이렇게 움켜쥘 수 있는 건 문재인이 부산에서 잘 나갈 수 있을 때 그 때 의미가 있습니다. 문재인 본인도 혁신과 통합의 상임대표로서 꾸준히 꺼낸 말이 부산 경남에서 민주진보세력이 15~20석을 얻어내겠다는 말입니다. 나 문재인은 부산 남자고 그러니까 부산에서 먹힌다 그러니까 민주당도 호남당 주제에 너무 가오잡지 말고 맨 몸인 우리들과 통합하자는 말을 할 수 있던거고 그게 나름대로 먹힌거죠. 까놓고 말해서 영남후보론, PK대망론을 빼내면 문재인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문재인이 어디 다른데 출신이라면 지금 대권 후보겠습니까. 그냥 가끔 게시판에서 "노무현의 영원한 친구 문재인 실장님"으로 활용되는 정도죠.
문재인이 그토록 사상구에 거물을 붙이라고 박근혜를 놀리고 다녔던 것은 다 이유가 있는 겁니다. 그런데 손수조가 나오면서 그 구도는 깨어졌습니다. 박근혜가 대놓고 사상구는 문재인 네가 가지라고 조롱을 해버렸고 여기서 이기는 것은 이미 기정사실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동반당선자가 중요한데 그게 어렵죠. 분명 통합 전에는 최소 10석 그러나 15석 정도 꿈꾸면서 통 크게는 20석도 가져가 보겠다고 기세 좋게 나섰는데 현재는 조경태 빼면 문재인만이 안정권입니다. 최근들어 문재인 지지층의 타깃이 손수조에서 문대성이나 김도읍으로 옮겨간 것도 동반당선자가 안나올 것에 대한 염려 떄문입니다. 조경태는 어차피 친노라고 하기 뭐한 사람이고 이 사람은 당선된다고 해도 자력이니 문재인과는 무관해요. 실제로 부산 현지에서도 문재인과 따로 선거전을 치르고 있습니다. 전재수, 최인호, 문성근, 김경수 등 부산경남 전지역에서 단수공천된 친노계 후보들 중 문재인 빼고 최소한 2~3인은 당선이 되야 하는데 그게 안되는게 문제죠.
최근들어 안철수가 다시 강연을 시작하고 책 출판을 선거 뒤로 미루면서까지 유사정치(?)행보를 보이는 것은 안철수의 경쟁력이 다시 피어났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한 두달간 놀고 있던 안철수가 부산에 상주하는 문재인보다 박근혜에 대한 경쟁력이전국은 물론이고 심지어 부산에서도 좋습니다. 대권 주자 지지도에서 야권 핵심 지지층인 호남의 지지도 역시 안철수는 문재인과 비등합니다. 최근 꽤나 하락 했음에도 비등한 정도에요. 강연을 해도 오늘은 전남대 내일은 경북대라는 장소 선택도 참 영악하죠.
안철수가 인재근 지지 선언을 한 것도 영리한 선택이라고 봅니다. 인터넷상에서 친노에 의해 구태로 마타도어 당하는 구민주계를 지지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친노를 지지하는 것도 아니고 구민주계도 아니고 친노도 아니지만 정통성 측면에선 아주 확고한 인재근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것은 굉장히 현명한 선택이었습니다. 솔직히 저는 이거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촛불 스타 중에서 가장 무난해보이는 송호창 지지 선언을 한 것도 괜찮은 선택이죠.
만약 문재인의 동반자인 문성근,전재수,김경수,최인호 등 다수의 부산 친노계 출마자 중 두 사람 정도면 동반 당선이 된다면 안철수가 설 공간은 다시 사라지겠지만 지금 분위기 그대로 조경태와 문재인만 이긴다면 안철수의 공간은 다시 늘어날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그래도 이번에 문재인은 자신은 당선이 되니까 최소한 본전은 뽑았다고 보여집니다.
대놓고 PK후보론을 들고와 거만을 떨던 김두관은 개망신을 샀더군요. 진주에 자신의 정무부지사이자 통합진보당 출신으로 민주통합당보다 비토표도 확연히 적은 강병기가 나왔지만 너무 인기가 없어서 그만 한다는 일이 새누리계 후보와 단일화를 했습니다. 즉, 새누리당에서 탈당한 사람과 김두관의 정무부지사가 단일화를 한 겁니다. 오로지 이유는 같은 강씨 종친이라 합치면 시너지가 난다는 것이죠. 이것도 생각할 수로 정말 개안습인데 더 안습은 그렇게까지 하고도 단일화에서 져서 강병기는 사퇴하고 새누리계 강갑중이 야권단일후보가 되었습니다. 김두관은 대권 꿈이 있다면 이번 껀을 보고 그냥 도지사나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김두관이 워낙 인기가 미미하고 진주 역시 주목받는 지역구가 아니라 다행이지 주목이라도 받았으면 정말 개망신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