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는 건축가 좋더군요~
- 작성일
- 12-04-03 00:18
역시 믿고 보는 베팍 추천표 영화들 ㅎ
'울지마 톤즈' 식으로 위인의 삶을 되돌아보는 다큐 영화인데
자신의 이름을 건 전시회를 준비하는 건축가 장기용씨의 말년을 그린 작품입니다
영정사진으로 쓰인 사진인데, 사진의 아우라로부터도 느껴지지만, 상당히 멋있게 사시는 분 ㅋ
'건축'이 '개발'의 하수인으로 전락해 있는 현대 한국 사회의 주류 의식을 비판하고
진정 사람을 위한 건축에 대해 고민하신 분입니다.
엠비씨 예능으로 유명한 전국의 '기적의 도서관'들을 설계하신 분이구요.
제 동생이 건축학과 나왔는데,
영화 좋다고 보라고 추천해 줬더니, 이미 봤다고 ㅋ 자기가 가장 존경하는 분이라네요.
글도 아주 잘쓰시는 분이라고 ㅋ 저서를 추천해 줬습니다. <사람, 건축, 도시>
(영화 중간에 관련된 인터뷰가 나옵니다 ㅋ 말은 참 좋으신데 실제 건축 설계만 보면 좀 떨어지신다고 ㅋㅋㅋ
승효상 씨가 "형은 건축 하지 말고 말만해" ㅋㅋㅋ)
제목을 참 잘지었다고 생각 드는 게
암치료의 부작용으로 인한 성대결절 때문에 거친 쇳소리로 마이크에 의존하여 겨우 말하는 정기용씨.
첫 장면이 주민센터에 목욕탕을 같이 지은 얘기를 강연에서 하는 장면인데,
저는 딱 드는 생각이 '이 아저씨 목소리가 왜 이래;' 였습니다.
근데 그 가카 저리가라 할 정도의 쇳소리가
영화가 진행될 수록 개성있고 카리스마 넘치는 목소리로 들리더군요.
아마, 그의 인간적인 매력이 묻어나는 언행들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건축도 마찬가지 일 듯 합니다.
겉으로만 뻔지르르 해 봤자, 금방 질리는 불량식품 같은 것이고,
진정 사람을 위한 고민의 결과물들은, 겉으로는 좀 투박하고 세련되지 못해 보일지라도
두고두고 향기를 뿜어내는 허브 화분같은 시설물이 될 테지유~~~
아무튼, 상당히 생각해볼 것도 많고 감동도 있는 좋은 작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건축 전공하는 학생들이 많이 보러 와서인지 사람도 바글바글 하더군요
원래 평소같으면 한 대여섯명 보는 극장인데 ㅎ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