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드는 생각이 통일이야말로 NL의 무덤이 아닐까 싶더군요.
- 작성일
- 12-03-29 22:53
동독이 서독과 통일되기 전에 1990년 처음으로 자유 선거를 치른 적이 있습니다.
이 선거에서 서독 우파 진영의 도움을 받은 우파연합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바 있습니다.
동독 국민들은 구 동독정부에 유화적이었기에 선을 확 긋지 못하던 독일 사민당에게 실망을 느꼈던 거죠.
이 당시 동독 사민당은 서독 사민당의 지원을 받았어도 20%의 지지율에 그치고
동독 민주사회당도 16%에 그쳐 양자를 합쳐도 독일 보수당의 지원을 받은 우파 동맹을 이겨내지 못했습니다.
독일의 보수정당인 기독교민주동맹은 새누리당에 비하면야 온건한 우파기에 상황이 좀 다르지만
쉽게 비유하자면 통일 이후 북한에서 처음으로 자유 선거를 치르자 새누리당과 자유선민당이 압승하고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은 합쳐도 참패하는 그런 결과물이라는 겁니다.
보통 북한 사람들은 김정일의 욕은 커녕 김정일 얘기만 나와도 바로 운다고들 생각하지만 전 별로 그럴 것 같진 않습니다.
북한 사람들이 유독 특이한 유전자라도 가지고 있는게 아니라면 세상 사는 곳은 다 비슷비슷하지 않을까 싶더군요.
실제로 탈북자 출신의 처음으로 대한민국 박사인 이애란씨는 김일성 사망 당시 평양거리에는 김일성 잘 죽었다고 낙서한 사람도 있었다 증언했습니다.
탈북자들이 탈북에 성공하자마자 김정일이 김정은이, 김일성이 하면서 호칭을 전부 멸칭으로 부르는 걸 봐도 사람 생각은 다 비슷합니다.
그렇다면 통일이 되면 과연 NL들이 통일이니 민족이니 하는 것으로 북한에서 먹힐까요? 전 전혀 안 먹힐 것 같습니다.
비슷한 얘기를 탈북자 출신인 주성하 기자도 한 적이 있습니다.
이 분이 동아일보 기자기 때문에 극우 아닐까 편견 갖는 분들도 있지만 저 분의 블로그를 보면 비교적 중도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지난 민주 정부 10년간의 대북정책 중에서 긍정평가하는 부분도 많은 주성하 기자입니다.
또한 일부 보수언론이 탈북자 실명보도를 하는 것에 매우 분노하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이 분이 한 얘기가 무슨 얘기인고 하니 통일을 하고 나면 어떤 신문이 가장 많이 팔릴지를 예측했는데
자신이 보기에는 김일성, 김정일에게 가장 우호적인 언론일수록 안 팔릴 것 같다고 에둘러 말하더군요.
바꿔 말해 NL얘기가 나오면 필사적으로 옹호하기 바쁘거나 북한 체제 비판에 소극적인 한겨레는 잘 팔리기 글렀다는 말입니다.
반대로 김씨 왕조를 심심하면 씹는 조중동은 차라리 미래가 있다는 말인데...
그런 의미에서 통합진보당 NL들을 향해 3대 세습에 대한 입장을 명확하게 하라고 나선 경향은 똑똑한 선택을 한것 같습니다.
요즘 이러한 점들을 보니 향후 통일을 위해서라도 그리고 대북 협상력을 위해서라도
민주통합당이 지나치게 북한에 우호적일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야권연대는 좋지만 NL들과 안보, 통일, 외교에 있어서는 확고하게 선을 긋고 해당 문제로 기어들어오지 못하게 막아야 할 듯 싶네요.
중국의 탈북자 북송 논란이 있을 때 민주통합당 지도부에서 박지원만이 나서서 북송 반대 의견을 공개적으로 개진하는 것을 보고
역시 실제로 무언가를 해본 에이스는 다르다는 걸 느낌이 들더군요.
그에 비해 NL들이 즐비한 486들은 전부 이 문제에 관해 입을 다물었는데 주성하 기자는 여기에 불만이 큰 모양 같았습니다.
임수경에 대해서도 같은 불만을 가진 모양인데 하긴 황선을 친한 친구라고 사랑스러워하는 임수경은 저도 믿음이 안가는군요.
하여간 임수경 자리에는 서훈 국정원 차장이 들어갔어야 하는데 정말 아깝습니다.
여튼 다들 통일이 되면 새누리당이 죽을 것처럼 얘기하지만
오히려 지금처럼 지나치게 북 비판에 소극적이면 통일이 곧 새누리당의 새로운 자양분이 될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