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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에 특기할 사안은 있어보입니다.  장원섭, 김창현 등과 사뭇 다른 중산층들에게 반감을 사지 않는 공손한 어투. 그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말끔한 스펙 (이라고 해봐야 학력고사 수석과 서울대 여자 전체 수석 같은 입시 성적 위주) 이 정도가 있겠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빼고 나면 과연 뭐가 남는지는 잘 모르겠군요. 이 사람이 주도적으로 통과시킨 법안이 있는지도 모르겠고 이 사람의 작품이라고 할만한 정책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보기엔 이 사람이 뜬 것은 노심의 스타성을 부러워했던 NL이 기획한 아이돌 정도라는 것이고 촛불시위에서부터 보여진 깨어있는 시민들의 고상한 취향을 NL이 잘 간파하여 사로잡았다는 겁니다. 다만 원래 NL이 좀 후진 만큼 노심 만큼의 진보성이나 개혁성보다 나쁘게 말하면 무식하고 좋게 말하면 정통적인 방법을 사용했다 봅니다. 그러니까 노무현 밴드 보컬이 된 걸 겁니다. 이해찬이 자신의 뮤즈처럼 이정희를 아꼈던 이유도 노심과 다르게 공손하고 정중하게 노무현 밴드 보컬까지 자청하니 당연한 것 아니었겠습니까.

이정희 경기동부의 경선 조작, 선거 집기 훼손 등 방해와 같은 양아치 행동 등 온갖 파행 과정을 두고도 꿋꿋히 정작 NL대신 친유시민 성향의 구 참여당 지지자들이 필사적인 옹위에 나선 것은 다른 거 없다고 봅니다. 노무현 밴드 보컬이니까요. 그리고 친유시민 성향 참여당 지지자들은 이제 민주계가 철저하게 망하면 망했지 잘 되는 꼴은 보고 싶지도 않을 겁니다. 게다가 특히 이런 말 곤혹스럽게 듣는 분들도 있겠으나 영남권에 기반했던 친유시민 성향의 참여당 골수 지지자들은 호남 출신 정치인, 민주계에 대한 뿌리깊은 증오를 보여왔으니 김희철만큼 만만한 제물도 없을 겁니다. 영남 대표성은 문재인에게 다 빼앗기고 그렇다고 이제 명분도 실익도 남지 않은 그들에게 남은 것은 그 동안 증오하고 멸시해왔던 구민주계의 만만한 국회의원 하나를 가지고 온갖 모욕과 조리돌림을 날리는 것이라고 봅니다. 

딱 이 정도가 그 분들의 본심 아닐까 싶습니다.  "넌 그냥 호남표로 정치하는 그런 X아냐? 만만하니까 너 그냥 이리 내려와" 뭐 이런거 말입니다.

전 이런 분들이 10년만 더 지나서 조갑제 닷컴의 회원이 되어도 이상할 게 전혀 없다고 봅니다. 박봉팔 닷컴이나 무브온, 서프라이즈를 봐도 이미 그 현상은 잘 보이더군요.

유시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라 봅니다. 유시민은 정치를 시작한 이래 언제나 그래왔는데 대체 무엇이 바뀌었다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유시민이 저런 건 하루 이틀이 아닙니다. 개혁당을 만들기 전후, 그리고 민주노동당에 비판적 지지를 요구하며 대놓고 사표론을 내세울 때에 독일식 정당명부제를 내건 인간이었지만 그는 탄핵 총선에서조차 사표론을 들고올만큼 자기 말을 지킨 적이 없습니다. 원래 교활하고 이기적이고 신의가 없는 인간이었습니다.

정치평론가 시절부터 열린우리당에서 노무현의 간신 노릇으로 전성기를 노릴 때 까지 김대중과 구민주계에 대해 조롱과 비토로 일관했지만 정작 경기도지사 선거에 나오자 동교동에 찾아가서 쇼를 벌이는 추잡한 짓도 서슴지 않더군요. 그러고지니 호남 책임론을 들고 나온 측근이나 지지자들을 보면 양심도 없다 생각했습니다.

전 대체로 노무현도 대단히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친노들을 전부 부정적으로 평가하지만 그 정도 차이는 있습니다. 유시민은 10년전부터 사람으로 보지 않았고 그에 반해 문재인은 최근들어 혐오를 느낄 뿐 그 전에는 그냥 껄끄러운 인간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제가 문재인에게 느끼는 감정은 전혀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겠다고 허세를 부리니까 느끼는 반감이지 유시민 만큼의 그것은 아닙니다. 다만 최근 행보는 본인의 말을 식언하긴 하더군요. 

노무현을 진정으로 사랑했던 건 안희정이지 유시민은 아니라고 봅니다. 1997년 노무현이 대선 출마를 시도하자 온 몸으로 반대하며 한달 동안 따라다녔던 사람이 안희정이거든요. 자신의 보스가 어떤 수준이고 어떤 상황인지 냉정히 파악하고 싫어하도 집요하게 말리는 그 마음이 진짜 노무현을 사랑했던 거라고 봅니다. 

그에 비해 유시민은 노무현이 그 어떤 소리를 해대건 그것이 옳다고 주장해서 사랑 받았고 성공한 인간이고 저는 그저 입을 잘 놀리는 간신이라 생각하지 그 이상 그 이하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애시당초 민주화 과정에서 남다른 공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유시민이 경제학자로서 업적이나 경력이 뛰어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유시민이 내세울 정책이 독창적인 것도 아닙니다. 그나마 남아있던 지지자들도 오늘을 기점으로 거의 나가 떨어졌다고 생각이 됩니다. 통합진보당이 자신의 펀드 빚을 갚아주는 바 하나도 이상할 행보는 아니네요.

정치 동료에 대한 신의나 배려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개혁당 시절에 정치를 같이 했던 이 중 대다수가 이제 그의 곁에 없다는 것만 해도 이를 잘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김원웅? 이제 누가 기억합니까. 아무도 기억 못할 겁니다. 이제 고작 그에게 남은 것은 다른 곳에 가봤자 별다른 수확이 없을 B~C급 정치 자영업자 뿐이죠.

그런 의미에서 오히려 제가 한 때 빠라고 불렀던 그 분들이이 딱히 열성적으로 찾지 않는 안희정이나 이광재가 노무현을 나름대로 계승할 가능성이 있지 유시민은 애초부터 아니었고 앞으로도 아니라고 봅니다. 

유시민을 보면 이런 일화가 생각이 납니다. 노무현은 유시민과 개인적인 자리에선 정치를 관두라고 했고 공석에서는 지지자들을 향해 이 사람을 잘 도와달라고 했었죠. 전 노무현의 진심이 사석에서 한 말이라고 봅니다. 정치가 워낙 힘들고 고된 일이기에 그만두라는 의미도 있었겠지만 유시민이 어떤 인간인지 나름대로 파악하기 있었기 때문이라고도 봅니다. 유시민 때문에 노무현 정신이라는 말은 오히려 우스꽝스러워졌으니까요. 누군가 자신을 팔아서 오히려 자신에게 득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걸 노무현 같은 정치 프로가 몰랐을 리 없습니다. 노무현 때문에 인생을 다 바친 강금원이 유시민에게 도끼눈을 뜨고 넌 친노도 아니라고 일갈한 것도 그래서 그럴겁니다.

개인적으로 이 둘은 변질된 것도 아니고 망가진 것도 아니고 실수한 것도 아니고 원래부터 딱 그 정도였다고 봅니다. 단지 이미지 포장과 팬심으로 인해 대단한 존재처럼 여겨졌던 것 정도라고 봅니다. 

지금은 통합진보당의 NL과 유시민(이들은 세력이라고 하기에도 뭐하니)은 민주당에 대단한 상처라도 입고 피해라도 본 양 사기를 치며 미련한 지지자들을 향해 또 다시 거짓말을 늘어놓곘지만 올해가 지나면 서로 실컷 욕을 하고 헤어질 겁니다. 그리고 유시민은 마치 평론가인양 자신의 행보를 얘기하며 어디서 다시 좀 트렌디한 보이는 담론을 들고 와서 민주당에 삥을 뜯으려 하던가 새로운 당을 하나 만들 겁니다. 물론 이건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서 최소한 뜯을 지분이 있을 때나 얘기겠지만요.

이정희나 유시민이나 원래 하던대로 행했을 뿐인데 갑자기 변했다거나 추락했다는 글들을 넘치는 것을 보니 신기하군요. 이정희는 민주노동당 시절부터 자신들의 선배와 자신의 남편 그리고 친구들이 해오던 그대로 선거를 치르고 정치를 했을 뿐이고, 유시민은 정치 평론가부터 보인 행태적 특성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 저 둘은 변한게 없습니다. 

단지 그들에게 어떤 환상을 품던 분들에게는 변한 것처럼 보이겠지만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요즘 유시민을 비판하면 새누리당 알바 알바 하는 분들이 아직도 계시던데요. 제가 보기엔 유시민이야 말로 새누리당 알바계의 본좌입니다. 그가 선거에 끼면 언제나 새누리당만 잘되잖아요. 안 그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