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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 말에 전공관련 겨울학교를 참가했을 때도 늘 강의실 밖에 커피와 샌드위치가 챙겨져있었어요. 그땐 상당히 놀랐는데, 전 세계 어디를 가도 똑같더군요. 또 전공 관련 연구실을 가거나 하면, 에소프레소 머신이 있는 경우가 잦더군요. 

군대를 제대하고 한국에서 대학원에 들어갔더니 연구실에 커피용품이 전부 구비되어있었습니다. 2006년이니까 지금처럼 커피가 유행처럼 번지기 바로 전 즈음 정도 되는 거 같네요. 연구실 회비 모아서 커피콩 사서 무지하게 마시는거죠. 결국 저도 중독-_-; 

기호식품이라는 게 참 재밌습니다. 라면도 기호식품이라고 할 수 있나 잘 모르겠는데, 된장국을 끓인다면, 재료와 간의 차이로 인해 맛이 늘 비슷하기가 힘들겠죠. 근데 라면, 커피, 맥주, 소주 이런건 거의 비슷하게 되죠.

그런 거의 비슷하도록 맞춰진 음식을 수도 없이 먹으려면, 일단 맛이 좋은 경우도 많고, 잘 질리지 않는다는 역사적인 고증을 거친 것일 경우가 많겠죠. 하여간 그런 것들을 여러번 먹다보면 아주 작은 차이도 구분할 수 있게 됩니다. 

심지어는 몸 컨디션에 따라서 맛이 달라지는 것을 느끼게 되죠. 명언 있잖아요. 소주가 달다. 응? 이건 아닌가? 하여간 영점 몇 퍼센터로 미묘하게 바뀌는 알콜도수를 보지도 않고 알아차리고, 거의 같은 농도로 만들어진 다른 회사 소주의 맛의 차이를 분간하죠. 제게는 커피가 그런 류 같아요.

술 안먹으면 얘기가 안되던 사람이 술 없이도 얘기가 되도록 도와준 술이 아닌, 신의 또다른 음료. 그게 바로 저한테는 커피. 

술을 마시면 술이 취하고 머리가 아프듯이, 맛있지만 많이 먹으면 잠이 안와서 너무 괴로운 음료. 

그러나 너무 많은 카폐인 복용으로 속이 망가져서 자주 못마셔서 너무 안타까운 그야말로 술같은 음료. 

아 또 마시고 싶다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