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이 총선에서 이긴다는게 말처럼 쉬운게 아니죠.
- 작성일
- 12-01-25 23:10
요근래 치킨게임에 나선 통합진보당도 암초이지만 가장 근본적인 암초는 그게 아니라 민주통합당의 인적 풀입니다. 먼저 말해둘게 지난 총선에서 구 통합민주당은 참패를 했지만 개개 지역구에선 그렇게 심각하게 밀리지 않았습니다 적어도 대선에서처럼 20%넘는 차이로 패배한 곳은 드뭅니다.
만약 당시 한나라당이 "어차피 이길 선거니까" 하면서 구 민정계 당직자, YS 민주계 외곽 인물 등 하나도 안 새로운 옛 인물을 대거 공천했다면 아마 총선에서 민주당은 100석을 넘겼을지도 모릅니다. 한나라당에서 대거 신인이 등장한 것이 승리의 큰 동인이었습니다.
한국의 정치는 쏠림이 심하기 때문에 한 번 심판받게 된 세력은 쉽게 이길 수 없는 구조이지만 노무현의 실정으로 망했던 열린우리당과 그 후신 대통합민주신당, 민주당과 별개로 이명박의 실정으로 박근혜의 당이 망하진 않을 겁니다 노무현은 독자적 세력과 기반이 미비한 덕에 민주세력이 반노와 친노로 나뉠 정도가 못 되었습니다. 심지어 탄핵을 찬성한 김효석에게까지 부총리를 해달라고 간곡히 요청한 판이니 열린우리당 간판이면 50석도 힘들고 민주당 간판으로 겨우 80석은 하는 그런 수준인 겁니다. 그런데 박근헤는 다릅니다 한나라당은 세력이 더 크고 넓다보니 친박은 이번 정권 내내 무시당해왔고 역설적으로 그 점이 박근혜의 책임을 가볍게 만들었습니다. 박근혜가 정책에 참여하지도 않고 입각하지도 않고 휘하의 정치인들은 대거 낙천당하거나 사찰의 주인공이 되어야했으니 좋아하지도 않던 정동영이나 김근태를 입각시켜야만 했던 노무현 시절과는 상황이 다릅니다.
그러다보니 그냥 총선을 치뤄도 08년의 한나라당만큼 유리한 구도도 아닌데 그나마의 민주통합당은 인적쇄신이 극히 어려운 구조입니다.
아마 지금 민주통합당의 혁신과 통합 세력은 구민주계가 포진한 호남지역구 의원만을 갈아엎고 싶을 겁니다. 하지만 살인공천을 자행했던 박경철 밑에서 살아남은 의원들을 자르려니 명분이 없습니다. 그리고 그 속내는 뻔합니다. 호남 지역을 통합진보당을 위한 나눠먹기 케이크로 활용하고 나머지는 말 잘듣는 혁통-친노 성향 초선을 갈아치워 자기들이 다 해먹겠다는 수작에 가깝습니다.
그에 반해 수도권은? 수도권에서는 대거 친노를 자임하는 전직 비서관, 공기업 인사 등이 즐비하게 출마를 준비 중이고 열린우리당 시절 탄돌이 시즌을 보넀던 386들도 대거 출마를 준비 중입니다. 이들은 하나도 새로운 인물들이 아니지요. 만약 한나라당이 간판도 바꿔달고 인적쇄신에 성공한다면 사실상 또다른 열린우리당에 불과한 민주통합당의 인재풀로는 생각보다 선거가 쉽지 않습니다.
이번 선거는 이명박이 싫은 선거지만 그렇다고 그게 노무현 시절은 요순시대라는 선거는 아닙니다.
게다가 박근혜가 쇄신을 잘한 다음 박정희 VS 노무현의 구도로 선거를 끌고 간다면 유권자들은 박정희가 좋으냐 노무현이 좋으냐를 고르게 될 겁니다. 그렇다면 누가 유리하지는 굳이 말할 것도 없지요.
박근혜가 공언한대로 전 지역구에서 25%이상의 쇄신을 일궈내는데 민주통합당은 친노 중심으로 호남만 물갈이하고 죄다 열린우리당 삘로 나온다면 결과는 뻔한거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