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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는 사실 좀 재미있는 사람입니다.

냉정하게 이 사람의 이력을 보면 노동운동을 했거나 민주노동당에서 일한 경력은 없습니다. 그렇다고 시민운동계에서 이름이 아주 강했던 인물이라고 보기도 힘듭니다. 냉정하게 살펴볼게 NL은 조직력이 강하고 밀어 붙이는 힘은 강하지만 내세울 인물은 별로 없지요. 민주노동당 초기에도 떴던 스타 정치인들을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노심조가 대중에게 뜬 걸 보면 잘 알지 않습니까.

그런데 노심조가 사라지고 나자 민주노동당은 내세울 얼굴이 없어지고 맙니다. 결국 남은 것은 강기갑 뿐이었는데 강기갑은 인터넷에서 개혁! 개혁! 기득권 타파! 타파! 라고 트위터나 게시판에서 외치는 사람들에게 먹히기에는 좀 무리가 있었다고 봐야죠. 그 와중에 이정희는 아주 초속으로 승승장구해서 곧장 당대표로 직행했습니다. 비례 의원이 당대표로 직행하는 사례 보신 분 있는지? 한나라당과 민주당에서도 유례가 없지요.

당장 노회찬, 심상정하고 이정희 비교해보세요. 엄청나게 경력이 차이가 납니다. 이걸 생각하면 곧장 당대표로 직행한 이정희가 진보(NL)계의 신데렐라라고 해도 무방하다는 걸 잘 알 수 있습니다. 노회찬, 심상정 민노당에서 당대표 못 했습니다. 심지어 원내대표도 못했습니다. 이 쯤 되면 이정희가 얼마나 쉽게 왔는지 잘 알지요.

서울대 법대 나오고 학력고사 수석에 원래 약간 친노 성향도 가진 인물이라 원래 강금실을 지지하기도 했고 노무현이 죽으니 진보 정당 인사로서는 유일하게 엄청날 정도로 오열을 했지요. (누가 보면 이정희가 친노 정치인인줄 알았을 듯) 그 이후에도 노무현 재단이 주최하는 콘서트 같은데 적당하게 나서기도 했고 거기서 이매진을 뚱땅거리던게 기억에 남습니다. 이후에 조국, 유시민 등과 토크 콘서트를 하면서 민주노동당이 약체였던 인터넷 정치 집단에 다가서는데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강기갑과 이정희는 대충 비교해도 많이 느낌이 다르니까요.

그리고 작년 중반부터 갑자기 진보대통합이라는 쇼를 하시더니 그 결과물은 잘 아시다시피 유시민과 이정희 그리고 노심조를 합쳐놓은 통합진보당입니다. 그런데 합치지 전보다도 지지율이 안 나오는 대참사에 시달리고 있지요. 허허.

원래 이정희가 관악을 출마를 마음 먹었던 것은 친노 색채까지 강하고 이해찬이 원하는대로 (문짱이던 유짱이던 친노그룹을 위해 일해줄) 움직여줄 것 같은 이정희의 멘토가 되겠다고 선언한 것이 컸지요. 관악을 자체가 이해찬이 지역구에 아무 것도 안하고도 날로 내리 6선을 한 정말 손잡고 헤엄치는 지역구이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유시민이 김해에서 망하고 두둥하며 문재인과 민주통합당에 등장하면서 이해찬 입장에서 통합진보당이나 이정희나 걸리적거리는 성격을 조금 띄게 되지요. 이해찬이 여기저기 인터뷰에서 통합진보당에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이정희에게도 경선에 나올 생각을 하라고 잘라 말한 것이 좋은 증거일 겁니다.

인터넷에서 생각없이 개혁! 개혁! 이러는 양반들이야 대선 후보 문재인!!! 예비국무총리 안철수!!!!!, 총선에선 김희철 밟고 이정희!! 호남 지역구는 우리 친노 세력이 독식하자!!!! 그러겠지만 그런 식으로 뒤통수와 밟기를 시전해놓고 대선 국면에서 우리 문재인을 위해 멸사봉공하세요 하면 아무도 안 도와줍니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이해찬 입장에서 문재인을 대선 후보에 앉혀야 한다면 김희철이 이정희보다 차라리 더 중요하겠죠. 대선에서 이정희나 유시민이나 이제 아무런 의미가 없어요. 

이정희도 이해찬 말대로 그냥 지역구 옮기거나 그냥 경선하는게 좋아 보입니다. 김희철이 의정활동을 못하는 사람도 아니고 북한에 대해 비판의 ㅂ도 못 꺼내는 NL의 얼굴마담이 뭐 그렇게 들이댈 자격이 있나 싶어요. 

아, 그리고 하나 추가해두면 이정희의 남편이 꽤 나이차이가 나는 심재환 변호사라고 있는데 이 양반이 북한에 대해서나 일심회 등 민노당 내 종북세력에 대해 남긴 멘트를 들어보면 아주 인상깊지요. 이정희가 민노당이나 민주노총에 기여도가 크진 않아도 바로바로 승진한 걸 보면 남편의 올곧음(?)도 한 몫하지 않았을까 싶더군요.

김희철보고 지역기반 어쩌고는 참 웃긴 얘기라고보고요. 지역구 국회의원이 지역주민들과 연결이 강한 것을 비판할거면 애초에 지역구를 없애자고 하던가 해야지, 김희철이 호남 출신이 그런건가? 

그냥 자기가 30년 자랐다는 관악갑에나 나가지 관악갑도 그렇게 어려운 곳은 아닌데 말입니다. 오히려 후보만 되면 당선될 관악을에 나가려고 버팅기다가 유시민이 김해에서 자폭한 것과 비슷한 결과가 될지도 모르겠군요. 아마 관악갑은 아파트 촌이 들어서고 해서 거기 중산층들이 결국엔 김성식 찍는게 아닌가 무서워하는 듯 한데 사실 명색이 통합진보당 당대표가 관악을에 버팅기면 그림이 좋지는 않지요. 정동영도 강남 간다는 판인데 송파 병 정도라도 들이대야죠.

이미 인터넷에서 저같은 민주당 지지자들이 아니라 문재인 지지자들이 이정희를 견제하더군요. 이정희가 설치면 문재인에게 좋을게 없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