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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기분이 멜랑꼴리해져서 그런 노래 한 곡 같이 들어보고자 올려봅니다.

(생각해보니 몇 년 전까지 한 세번은 올려보았던 곡이지 싶은데, 제가 이걸 엄청 좋아하나 보네요)


'멜랑꼴리'에 관해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음악가, 그래서 한국에서도 인기 높은 작곡가인 라흐마니노프의 가곡 한 꼭지. 푸쉬킨의 유명한 시를 가사로 사용해서 더욱 친근할지도 모르겄습니다.

러시아어의 압박을 견디기 위하여 '한글' 음역을 제 맘대로 덧붙였으니 양해하시고-_-;

번역은 '열린책들'에서 나온 푸쉬킨 전집에서 베꼈습니다.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Sergei Rachmaninov

아름다운 이여, 내 앞에서 노래하지 마라. Не пой, красавица, при мне op.4-4 (푸쉬킨 詩)


Не пой, красавица, при мне              아름다운 이여, 내 앞에서 노래하지 마라.
(녜 뽀이, 끄라사비짜, 쁘리 므녜)
Ты песен Грузии печальной;            슬픈 그루지야의 노래
(띄 뻬셴 그루지 뻬찰르노이)
Напоминают мне они                      저 먼 바닷가 또 다른 인생은
(나뽀미나유뜨 므녜 오니)
Другую жизнь и берег дальний.      다시 내 기억에 떠올리니까.
(드루구유 지즈니 이 볘례그 달르느이)

Увы, напоминают мне                     아, 그대의 잔인한 선율
(우븨, 나뽀미나유뜨 므녜)
Твои жестокие напевы                   또다시 생각나게 한다.
(뜨보이 졔스또끼예 날례브이)
И степь, и ночь, и при луне            초원과 밤과 달빛 속에 저만치 서 있는
(이 스쪨리, 이 노치, 이 쁘리 루녜)
Черты далекой, бедной девы!         가엾은 처녀의 모습을.
(체르띄 달례꼬이, 볘즈노이 졔븨)

Я призрак милый, роковой,           숙명처럼 따라오던 그리운 환영
(야 쁘리즈라끄 밀르이, 로꼬보이)
Тебя увидев, забываю;                   나 그대 보고서 잊었건만
(쪠뱌 우비졔브, 자븨바유)
Но ты поёшь, и предо мной           그대 노래부름에 그 모습 또다시
(노 띄 뽀요쉬, 이 쁘례도 므노이)
Его я вновь воображаю.                내 앞에 어른거린다.
(예고 야 브노비 보-브라쟈유)

Не пой, красавица, при мне              아름다운 이여, 내 앞에서 노래하지 마라.
(녜 뽀이, 끄라사비짜, 쁘리 므녜)
Ты песен Грузии печальной;            슬픈 그루지야의 노래
(띄 뻬셴 그루지 뻬찰르노이)
Напоминают мне они                      저 먼 바닷가 또 다른 인생은
(나뽀미나유뜨 므녜 오니)
Другую жизнь и берег дальний.      다시 내 기억에 떠올리니까.
(드루구유 지즈니 이 볘례그 달르느이)

저도 여러 판을 가지고 있지는 못해서 대충 눈에 띄는 세 분의 음성으로 일단 올려봅니다.




                   

한국에서 잘 알려져 있다고 보긴 어렵지만 수많은 (특히 20세기) 오페라 음반에서 발군의 활약을 보여준 스웨덴 출신의 대가,
 
엘리자베트 쇠더스트룀 Elisabeth Söderström.




그래도 한국을 대표하는(? 던?) 가수 중 하나인 신영옥씨 독집 음반에서.




마리아 포페스쿠 Maria Popescu라고 브릴리언트에서 나온 음반 정보에 나와 있긴 한데 도무지 믿음이 안 갑니다. 역시 염가반다운 티를-_-;;;



유튜브를 좀 뒤적여 볼까요???




러시아 노래, 하면 결코 빼놓고 생각할 수 없는 대가 중 대가인 갈리나 비슈넵스카야Galina Vishnevskaya 여사의 노래부터.




빼어난 미모..라는 점에서 일단 먹어주는 안나 네트렙코Anna Netrebko.

(아... 저 사진에서 미모만 해도 ㅎㄷㄷ하군요)




미국인이 러시아 노래를...? 싶어도 그녀의 종특(?)인 후줄근한 목소리가 곡의 분위기와 뜻밖에 어울리는 것 같은 르네 플레밍René Fleming.

그래도 러시아 여성 특유의 카랑카랑한 맛이 잘 안 느껴지는 건 조금 불만.



편안한 오후 보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