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이 호구가 되는 것으로 민주당 통합 논의는 일단락 됐네요
- 작성일
- 11-11-28 22:37
일단 배경만 놓고 보면 통합논의에서 한겨레/오마이 그리고 친노 지지자들이 강점을 보이는 게시판/ 트위터 정도가 혁통 편이고 경향 등은 중립입니다. 그러다보니 지난 몇주간 오마이와 한겨레는 사설/칼럼란에서 민주당은 호구가 되라고 강변하다시피 했습니다. 반대로 경향은 통합론에 무게를 두되 드라이한 보도가 주종을 이룹니다. 한겨레는 경우 김어준의 나꼼수도 따지고 보면 한겨레의 뉴욕타임즈가 원조라는 점에서 이 신문이 어느 쪽에 배팅을 했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뉴욕타임즈도 나꼼수와 큰 차이 있는 쇼는 아니니 말입니다. 지난 며칠간 성한용을 비롯한 선임기자 급부터 평기자까지 집요하게 박지원을 까는 쪽으로 보도를 하고 있는 점은 한겨레가 일치 단결하고 혁통&친노쪽으로 올인하기로 한 것을 봐야할 듯 합니다.
가만히 보면 같은 사안을 두고도 경향하고 비교하면 확연한 논조 차이가 있습니다. 통합당에 한두명 비례로 가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예컨대 공지영의 뻘소리를 두고 한겨레는 철저하게 공지영 위주로 보도를 하죠.
언론에는 손학규도 양보 박지원도 양보라고 되어있으나 실상은 박지원만 양보한 것에 가깝습니다. 손학규가 혁통과 손잡고 주장했던 12/17 통합 전당대회는 법적으로 아예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애초에 불가능한 것이라 어차피 2단계 통합이 불가피했습니다. 오히려 단독 전당대회를 통한 지도부 선출을 포기했다는 점에서 박지원이 전부 양보한 것으로 봐야합니다.
그러나 여전히 지도부 선출 방식에는 갈등의 요소가 겸비되어 있습니다. 지도부 선출을 전원 국민경선으로 하여 당원의 지분을 0로 해야 한다고 요구하는게 문재인, 이해찬이고 반대로 당비를 내는 대의원 등 진성당원의 투표권과 참여권만큼은 보장되어야 한다는게 박지원의 입장입니다.
이해찬과 문재인이 국민경선론을 주장하는 것은 한명숙, 문성근을 지도부에 넣어 공천, 대선 경선 과정에 입김을 행사 가능하게 하고 만약 가능하다면 이용선과 남윤인순까지 당지도부에 넣고 싶어 그런 것인데 문제는 이렇게 당원권까지 전부 침해할 경우 당원들의 반발은 엄청날 것이란 겁니다. 그 동안 조직에서 일하면서 당비 내고 당일 도맡던 사람들 보고 "앞으로도 당비는 계속 내고 선거 운동은 꼬박꼬박하고 심지어 문재인이 대선 후보가 되어도 열심히 뛰어야 하지만 당대표를 뽑을 자격은 니들에게 없습니다" 이럴 수는 없다는 것이죠.
과거 이해찬, 문재인 등이 이른바 당원이 주인이고 당원이 모든 것을 결정하자던 열린우리당을 적극 옹호했기 때문에 현재의 행보에 좀 사짜삘이 나는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한겨레/오마이의 지원사격 온라인 부대의 몰아 붙이기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박지원이 눈 딱감고 호구가 되어 한명숙에게 발리고 최고위원에 그치는 굴욕쇼까지 감수한다고 해서 대의원들까지 그렇게 호구가 될지는 아직 모르는 겁니다. 게다가 박지원은 양보를 하되 지도부 구성에선 당원들의 권리를 주장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당심으로는 박지원이 대표가 될 공산이 큰데 친노는 박지원 대표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가 골자입니다. 여기에는 막후 실세가 되고 싶어하는 이해찬의 욕심이 큽니다. 이해찬은 비호감 이미지가 워낙 강해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없다는 걸 깨달은 이후 한명숙, 정세균 같은 민주당 내 친노부터 자칭 시민사회(?)친노까지 '관리하고 조종'하는 실력자의 위치에 있습니다. 그런 그로서는 박지원이 당대표가 된다는 것은 자기가 뒤에서 통합당을 가지고 놀 수 없게 되버린다는 말이죠. 이들의 유통기한도 이번 대선이 마지막이기 때문에 필사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2017~2022년에도 지금처럼 놀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그렇다면 깔끔하게 민주당 대의원 니네들 마음에 안 드니까 오지마!!!! 박지원 다신은 구태 호남 정치인이고 구시대 인간이니까 끼지마 하고서 무시해버리면 되는데 그건 또 못 합니다. 왜냐면 혁신과 통합은 대선 후보 문재인과 안철수라는 알쏭달쏭한 양반만이 자산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문재인이야 그렇다고 쳐도 안철수가 친노인지 노빠인지 알 수도 없는 상황이고 안철수가 이해찬과 만났다거나 유시민과 친분이 있다거나 노무현 대통령에게 호감을 보였다거나 하는 신호도 없으니 너무 대놓고 몰아 붙일 수는 없는겁니다. 안철수가 자기들 편이라고 확언이 안되는데 너무 설칠 수는 없죠.
원래 열린우리당을 만들 때 이해찬이나 친노들은 대놓고 민주당은 이제 필요없고 열린우리당이 새로운 정당이다, 민주당은 구태 당이다. 같이 가서도 안되고 우리가 먼저 살생부 만들었다 오지도 못할테니 민주당은 니들끼리 그냥 망해라. 이런 입장을 취했습니다. 그런데 현재는 그럴 수가 없습니다. 문재인 하나만 믿고 설치기엔 명분도 없고 선거를 치르거나 당비를 내거나 자금이나 조직도 없으니 박지원이고 민주계고 그냥 밟아버리고 싶은데 차마 밟을 수도 없고 그러다보니 가진 건 없는데 허세는 많아지면서 또 그러면서도 자신이 무슨 양보를 하고 박지원까지 통합의 대상으로 생각한다는 기괴한 입장이 된거죠.
친노계들은 박지원을 잘라버리고 싶거나 망신주고 싶겠지만 그 패륜짓으로 탄생한 열우당의 몰락을 겪은 바 차마 그러지는 못하는 거지요. 결국 박지원을 적당히 그러나 꽤 집요하게 까면서도 박지원이 통합에서 빠지면 어떡하나 걱정하면서 마치 자신들이 호남을 껴안고 가고 민주계를 껴안고 가는게 무슨 배포요 관용이고 넓은 마음씨인 마냥 포장하는 쇼까지 하는거죠.
개인적으로 통합당이 나와도 별로 의미는 없을 거라고 봅니다. 실제로 여론조사를 보니 민주당의 통합 논의에 관심이 없는 유권자는 45%를 넘고 있더군요. 또한 통합을 통해 지지율 상승을 꾀하기엔 혁신과 통합의 면면들이 별볼 일이 없습니다. 대권 후보 문재인이라는 자산을 빼놓고 보면 이해찬은 어둠의 쇼군에 가까운 사람이고 문성근이야 아무리 본인이 시민사회 세력이라느니 시민의 대표라느니 해봐야 절대다수 유권자들은 노무현이 좋다!!! 나는 절대 노빠다!! 하던 문성근만 기억을 하지요. 남윤인순이니 이용선이니 하는 분들은 솔직한 말로 누가 알기나 합니까.
이게 사람이 말은 바르게 하자고 문성근고 이해찬이 웬 시민사회세력이죠? 자타가 공인하는 초강성 친노들입죠. 이 양반들이 나는 시민사회다!!! 해봐야 그거에 속는 사람이 어딨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저는 통합 해도 총선에서 민주당은 120~130석 정도가 될 것이라 봅니다. 부산 경남을 대표한다면서도 문재인 조차 총선 출마를 안하는 판이니 혁통이 영남에서 뭘 일궈낼 가능성은 없고 어차피 충청,강원 등의 혁통에는 민주당 당적자들이 대거 추진위원으로 가입해있지요.
결국 당권이 친노(정세균)->손학규->다시 친노(그러나 외부 친노까지 수혈된 혁통)가 가져가는 형태 정도밖에 안 될 것이고 이 정당에 안철수가 참여할 가능성도 없어보입니다. 결국 별 성과 없이 당권만 친노가 가져가는 형태가 될거라고 보여집니다.
이 와중에 다시 민주당이 잔류해 남을 가능성은 아주 없다곤 못하겠네요. 그러나 박지원이 호구 선언을 한 이상 좀 내려간 것이 사실입니다.
다만 혁통이 지도부 구성을 놓고 곤조를 부려서 박지원이 겨우 최고위원이 되고 한명숙을 제외하고도 친노계 혁통 인사가 3명인사 지도부에 참여한다면 그 당은 결국 반드시 깨질 겁니다. 이 경우 실체 없는 혁통이 당은 장악하는데 당원, 지지자들은 민주당을 지지하는 기이한 형태가 되니 애초에 오래갈 가능성이 없지요.
한가지 확실한 건 문재인과 이해찬 지금 해대는 행태는 한 5년 지나면 "그 때의 과오" "그 때의 오만" "친노의 수작" 정도로 치부될거란 겁니다.
한 때는 열린우리당 탄생이 탈지역주의라느니 호남에 머무르면 후져진다느니 하면서 포장해댔지만 이제와서는 문재인조차 열린우리당 창당은 잘못된 일이라고 말하고 오마이 정도만 제외하면 호남에 모욕을 줬다 지지층을 배신하는 정치적 실수라고 보는게 대세가 되어버렸습니다. 지금 친노나 오마이가 하는 짓도 5년 지나면 결국 스스로 먼저 그런 평가를 할 겁니다. 다만 그 때는 친노가 아니라 또다른 안철수 정도 되는 세력이 민주당을 향해 우리는 친노처럼 안할테니까 통합하자고 하겠죠.
뭐 친노들의 마지막 도박이 어찌 될지는 저도 모르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