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루.
- 작성일
- 11-07-29 13:35
자전거를 타다보면 밤에는 별을 보게 되지만 낮에는 신기루를 보게 됩니다. 어제 오늘 신기하게 선명한 신기루를 보게 되니 기분이 묘하네요.
요 사진은 퍼온 건데 이보다 더 선명했어요. 이곳에 나무도 많고 하늘도 맑다보니 그렇게 느껴지나보네요.
어제 오늘 늦게 길을 나서면서 볼 수 있었던 건데, 아스팔트가 가열된 데다가 이곳이 바람만 좀 불면 햇볕이 강렬해도 시원합니다. 지면과 공기중과 온도차가 커지다 보니 쉽게 보이는 것 같아요.
게다가 하나 더. 학교까지 오는 길에 신기루를 보기 딱 적당한 얕은 오르막이 꽤 길게 뻗어있기 때문이죠. (요건 조금 후에 설명)다 합하면 10km 정도 되는데 전부 오르막;; 갈 때는 신나죠.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신기루는 빛이 휘기 때문에 일어납니다. 하늘에서 뻗어져서 땅으로 도착했어야 했던 빛이 가열된 아스팔트 때문에 지면근처에서 휘어지면서 눈으로 도착하니 아스팔트를 통해 나무가 보이고 직진하는 빛에 익숙한 인간의 인식 때문에 착각이 일어나는 거죠.
근데 빛이 그리 많이 휘지는 않거든요. 빛이 휠 수 있는 조건 중 하나가, 물속에서 굴절되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듯이 빛이 통과하는 매질의 밀도에 따른 건데, 물과 공기 정도면 밀도차이가 많이 나도, 같은 공기면 아무리 가열되고 냉각되어도 밀도차가 많이 날리가 없잖아요. 그래서 휘어지는 각도가 작을 수 밖에 없는데 적당히 오르막길이 형성되어있으면 신기루를 보기가 더 쉬운 거죠. 알고 있어도 참 신기합니다.
아! 빛이 휘어지는 것을 이용하면서 엄청 상용화된 것이 있긴 있군요. 바로 GPS, 전파의 경로 계산에서 중력으로 인해 전자기파가 휘어지는 보정항을 이용합니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블랙홀의 원리랑 흔히 쓰는 GPS 의 원리가 크게 다르지 않은 셈이죠.
이제 곧 몇억년 전 출발한 별빛이랑 인사나 하러 나가야겠네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