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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온병 포탄, 자연산 발언, 정동기 전 감사원장 후보자 사퇴 요구, 아들 로스쿨 입학 관련 허위 폭로….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중심에 서 있는 논란들이다. 긍정의 논란이든, 부정의 논란이든 ‘안상수 정국’이란 말까지 나돌 정도다. 그런 안 대표를 18일 여의도 당사 대표실에서 만났다. 13일로 취임 6개월을 넘긴 그는 “너무 다사다난해서 한 6년은 대표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6개월간 참 많은 일이 있었다.

　“당직 인선에서부터 7·28 재·보선, 천안함 사건 이후의 남북 관계 경색, 연평도 포격…. (잠시 뜸을 들인 뒤) 연말에는 설화(舌禍) 사건으로 국민에게 심려를 끼쳤다. 죄송스러웠다. 한 해가 빨리 끝나기를 기다리는 상황이 됐다. 그런데 연초가 되니까 민주당 이석현 의원이 우리 아들을 중상모략해 굉장히 힘들었다. 또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 부적격’ 의견을 청와대에 통보해 당·청 관계가 조금 경색된 점…. 그래서 6개월이 6년 같다.”

　-청와대에선 정동기 후보자 사퇴를 요구한 데 대해 ‘대통령이 한 사람에게만 유감 있다’고까지 했는데.

　“(대통령이) 섭섭한 마음이 들었구나 했다. 섭섭하게 생각하는 건 당연한 거 아니겠나. 청와대도 당에서 사전조율 없이 발표한 데 대해 상당히 섭섭했겠지.”

　-당·청 관계를 어떻게 회복할 건가.

　“임태희 대통령실장과 서로 잘 풀어가자고 얘기했다. 어제(17일) 방송통신인 신년하례회에서 대통령을 만났다.”

　안 대표는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악수를 나눴다. 하지만 대화는 나누지 않았다.

　-왜 대화를 나누지 않았나.

　“대통령이 죽 지나가며 악수하는 자리여서….”

　-대통령의 화는 풀려 보였나.

　“허허…. 글쎄요. 서로 웃고 인사했지 않나. 너무 그런 것까지 묻지 말라.”

　안 대표는 지난 10일 아침 ‘정동기 사퇴 요구’라는 거사(擧事) 직전에 이재오 특임장관과 통화했다. 그래서 일각에선 안 대표와 이 장관이 결탁해 임태희 실장과 친분이 있는 정 후보자를 낙마시켰다는 음모론도 나왔다.

　-10일 아침 이 장관과 무슨 얘길 했나.

　“이재오 장관과는 매일 아침 통화한다. 정 후보자에 대해 여론을 수렴했는데, 매우 좋지 않아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전화해 보니 이 장관은 ‘2~3일 더 두고 보자’고 했었다. 그런데 그날(10일) 최고위원회의를 할 때 두 분(홍준표·서병수 최고위원)이 공개적으로 (사퇴를 요구하는) 발언을 하고, 비공개회의에서 나머지 최고위원도 모두 동의해 그런 결정을 한 거다. 그걸 권력투쟁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저는 평생 권력 투쟁을 해본 적 없는 사람이다. 내가 무슨 권력이 있나.”

　-이 장관도 정 후보자에 대한 여론이 안 좋다는 데 동의했나.

　“그렇다.”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종종 의견 충돌이 잦은 것 같다.

　“지금 최고위원회는 굉장히 개성 강한 분들로 구성돼 있다. 저는 용광로에서 좋은 쇳물이 나오게 하듯 다양한 의견들을 지금까지 잘 용해해서 ‘좋은 결론’들을 이끌어왔다고 생각한다.”(안 대표의 측근은 ‘정 후보자 사퇴 요구가 좋은 결론 중 하나였다’고 덧붙였다)

　안 대표는 평소 “당에서 차기 대선 후보가 7~8명은 나와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전 대표가 지지율 40%를 넘기며 독주하고 있는 상태다.

　-안 대표가 말한 경쟁구도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데.

　“대선이 2년 남은 마당에 지금 여론조사는 선호도 정도의 의미다. 노무현 대통령도 지지율 3%에서 출발해 (대선) 1년 전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아직 시간이 많아 이름이 안 나온 분까지 7~8명의 후보들이 나올 거다. 서로 단일화 작업도 하고 경쟁력을 키워가면서 대선 후보 경선이 상당히 뜨거워질 거다.”

　-‘박근혜 대세론’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얘기인가.

　“글쎄. 제가 대세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다.”

　-4월 경기 분당을 보궐선거에 안 대표와 친한 강재섭 전 대표가 나섰는데 공천하는 건가.

　“개인적 친분과 상관없이 1월 말께 공천심사위원회를 구성해 모두 맡기겠다. 그렇게 해야 다른 최고위원도 공천에 관여한다는 얘기가 안 나올 거고, 그게 공정 아니냐.”

　-보온병 포탄 파문 등으로 여당 대표가 너무 희화화된 것 같다.

　“개그 프로에 패러디의 소재가 되더라고. 그런 모든 게 굉장히 힘들었다. 그 점에 관해 당에도 개인적으로 미안하다. 우리 애한테는 ‘네가 당하는 고초는 아버지가 정치를 하기 때문이니까 이해해 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