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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궁정화가아지 바로크 시기를 대표하는 화가인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역작인 브레다의 항복입니다
시녀들이란 작품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화가인 그는 작품 대부분이 초상화이고 역사화나 기록화로는 거의 유일한 작품입니다
그만큼 왕실에서 이 브레다 요새의 함락이 기뻤다고 볼 수 있죠 우측에 지휘봉을 들고 적장을 다독이는듯한 모습으로 승리자의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이 30년 전쟁시기의 스페인군의 천재적인 군략가인 암브로시오 스피놀라이고 왼쪽에 열쇠를 바치는듯한 모습을 한 사람이 유스티누스 반 나사우로 네덜란드의 불세출의 명장 마우리츠 나사우의 이복형입니다 .


이 작품은 전적으로 스페인 궁정의 관점이 다분히 들어간 약간 왜곡된? 그림인데
사실 이 브레다 요새는 스피놀라의 장기간 포위전 끝에 항복한 요새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기보단 기아와 생존 욕구가 전장을 지배한
재미없는 전투중에 하나였습니다. 이 단단한 포위망을 당시 총사령관인 마우리츠는 구원병을 이끌고 분쇄하려고 했으나
허를 찔린 상태에서 요새를 포위당했기에 결국 이 포위망을 뚫지 못하고 구원에 실패해 8개월간의 농성끝에 요새 사령관이었던 유스티뉘스가 항복하게 된 전쟁이었습니다
이 브레다는 네덜란드가 가지고 있던 3개의 슈퍼 포트리스중 가장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고
그 가치또한 컸기에 이 요새를 잃은 네덜란드 독립군은 굉장히 큰 타격을 입게 되죠 스피놀라는 이 요새함락을 통해 독립전쟁의 종지부를 찍고
유리한 평화협상을 하려했으나 결과는 마뜩치 않게 마감됩니다


당시 화가들은 이렇게 스폰서의 요구에 따라 다양한 그림을 그리게 되는데 특히 궁정화가라는 직책은 왕실과 그를 구성하는 귀족들의 그림을 주로 그렸습니다 벨라스케스 역시 예외없이 그의 대부분의 그림이 스페인 합스부르크 왕가의 가족들의 그림과 그들이 의뢰한 성화 그리고 귀족들의 초상이었죠 그러나 이렇게 자신들의 업적을 내세우기 위한 역사화나 신화를 소제로한 작품들도 의뢰했는데 벨라스케스는 유일하게 이 작품만을 남겼습니다
유럽의 화가라는 직업은 스폰서의 요구에 따라 그려주는 특수고용인적 성격이 강했는데 카메라가 출현하는 19세기까지 이 형태가 유지됩니다
결국 사실 그대로 재현해주는 기술의 출현으로 화가들은 자신들의 독점적인 위치를 위협받게되었고 결국 예술이라는 독자적인 형태로 독립하게 되죠
이런 모습이 결국 동양보다는 다양한 시대적 모습을 그리게되는 원인을 낳게 되었고 현실과 예술이 분리되는 모습을 낳았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근대의 카메라의 출현으로 화가의 작품 성격이 바뀌기 이전까지 고용인의 요구에 충실한 작품을 남길 수 밖에 없었고
특히나 궁정화가는 더더욱 그럴 수 밖에 없었습니다 흔히 아카데미즘 화풍이라고 불리는 매우 정형적인 형태의 사실주의 화풍은
궁정화가들이 그린 화풍에서 유래했고 그들이 선도했습니다 물론 궁정화가라고 해서 모두 비슷한 성향을 보여주는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붓터치가 보이지 않을만큼 사실적인 그림을 추구한 사람들이었습니다



프랑스 궁정화가로 많은 왕실 초상화를 남긴 이아생트 리고의 대표작인 왕실복을 입고 있는 루이 14세 입니다
당시 궁정화가라는 직업은 이런식의 왕실 위엄을 뽐낼 수 있는 작품들을 생산해 내야했는데 구도나 색체 그리고 모델까지 왕실의 위엄을 나타내야 하는 전형성을 띠어야 했습니다 이런식의 왜곡된 형태의 위엄을 통해 왕실의 이데올로기를 형성하는데에 큰 역할을 했고 곧 그들의 사명이기도 했져



샤를 르브랭의 연작작품중에 하나인 알렉산더와 포루스 입니다
당시 왕실은 신화나 전설등을 차용해 자신들의 왕국의 위엄을 이야기 하려했는데 르브랭도 그런 왕실 이데올로기에 참여했던 작가이죠
이 알렉산더 생애 연작을 통해 당시 융성하던 프랑스 왕국의 성세를 이야기 했고 루이14세와 알렉산더를 등치시켜 그의 주군이 곧 위대한
전설속의 왕과 같다라는 모습을 형상화 합니다

이런식의 전쟁과 이미지화를 통해 왕실은 자신들의 세계의 정당성을 획득하고 지위를 높히게 된것이죠
그럼 이렇게 이데올로기와 정권이 봉사하는 모습이 왕정이 폐지된 이후에도 없어졌을까요? 라고 한다면 오히려
더 교묘한 형태로 발전해 시대적 이데올로기에 봉사합니다





바로 신고전주의자의 창시자이자 지독한 나폴레옹 빠로 유명한 자크 루이 다비드의 작품이죠
다비드는 철저한 혁명주의자로 과격한 자코뱅당의 일원이었습니다 그는 나폴레옹이 자기가 생각하는 혁명을 완수할 사람이자
완성한 사람으로서 그를 찬미했는데 그의 작품 내내 나폴레옹에 대한 향수와 존경이 묻어나 있죠




다비드의 대표작중에 하나인 호라티우스의 맹세로 그는 로마공화정 초기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을 많이 그렸습니다
이 작품 역시 초기 로마공화정 시기를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공화정의 정의와 의리를 위해 당당히 죽음을 맹세하고 출전하는
호라티우스 세형제의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오른편에 좌절하는 가족과 달리 굳건한 남성들의 의지는 혁명을 찬양하는 남성성을 강조함과 동시에
여성성을 희화시키는 모습으로 혁명이란 남성의 전유물이라는 시각도 함께 하고 있죠
그는 이렇게 은유적인 표현으로 혁명을 지지했고 그 혁명의 성과옆에는 나폴레옹이라는 거인이 항상하고 있죠






그러나 이렇게 이데올로기에 충실한 궁정화가만 있었던건 아닙니다
바로 스페인 궁정화가였던 프란시스코 고야는 현실 그대로의 모습을 구현하려고 한 근대인중에 하나였죠
바로크 말기의 궁정화가 틀에서 벗어나 공포와 현실이라는 모습을 그대로 구현한 그의 작품에서는
현대의 모습까지도 역력하게 보여줍니다 그의 대표작중에 하나인 이 1808년 5월 3일 이 작품에서 혁명이라는 허울을 뒤집어쓴
나폴레옹의 본모습을 처절하게 고발합니다 후일 반도전쟁으로 이야기되는 스페인 전쟁의 모습을 사실 그대로 그리는 고야는
마드리드 민중의 봉기와 그 지도자들의 처형을 잔악한 모습으로 생생하게 구현함으로서 당시 지배자의 이데올로기를 거부하는 모습을 보이죠
물론 그가 스페인 궁정화가였기에 이런 프랑스군의 만행을 생생하게 표현했다고 할 수 있지만 
그는 단순히 프랑스군이라서 생생한 묘사를 했다기 보다 폭력 그자체의 위험과 지배성을 고발하고자 했던것이죠



그의 근대적 폭력성과 이데올로기 비판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작품은 바로 아들을 잡아먹는 사투르누스 라 할 수 있겠습니다
아들까지 잡아먹는 크로노스를 묘사함으로서 그는 무자비한 폭력과 이를 통해 자신을 정당화 하려는 근대인들의 모습을 비판하죠
고야 자체가 회화사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는 화가이지만 궁정화가라는 굉장히 보수적인 마크속에서도 새로운 모습을 찾으려는
그의 행동은 즉 세상이 변하고 새로운 시대가 왔음을 알리는 이정표라 할 수 있겠습니다
벨라스케스와 고야는 같은 궁정화가를 지냈지만 결국 고야의 시대에는 새로운 모습의 화가를 갈망했던 것이죠
다비드와 고야는 같은 일에 종사했지만 근대인으로서 새로운 시대를 연건 고야라고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