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남부 터미널에서 하동으로 가는

아침 8시 버스 안입니다. 

이제 갓 서울 톨게이트를 벗어나서

경기도 어디 쯤을 달리고 있어요. 



버스 출발 전에 작은 에피소드가

있었습니다. 제 좌석 번호가 18번

인데, 버스에 오르니 웬 초로의

신사 분이 이미 제 자리를 차지하고

계시더군요. 더구나 옷깃을 높이

세우고 빵모자로 얼굴을 가린 채로

단잠에 빠져계셨습니다. 



평일 아침 차라 버스는 좌석이 반도

안찼어요. 그래서 그냥 다른 자리에

앉을까 망설이는데 얼핏 눈에 들어

오는 게 있었어요. 이 분이 버스표

를 앞좌석 뒤에 메달린 손잡이에

걸어두셨더라구요. 그런데 슬쩍

시야에 잡히는 것이 좌석번호 18번

이 맞더군요. 하지만 거제행 표였

습니다.



이 분께서 차를 잘못 타신 것이죠. 

그래서 깨워드리고 버스를 잘못

탔다는 걸 알려드렸습니다. 



버스 출발 5분 쯤 전이었는데 저 아

니었으면 뜬금없이 하동으로 가실 뻔

한 거죠. 



이렇게 여행 시작부터 착한 일 했으

니, 이 번 여행에선 내내 멋진 일 만

생기겠네요. ^^



8시 40분. 

이제 하동까지 3시간 10분 남았습

니다. 섬진강과 매화꽃도 그 만큼의

거리만큼 나와 가까워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