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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도 관심사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모여 정보를 공유하고 인맥을 형성해 나가듯, 교회에서도 이런 활동은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같은 교회를 출석하는 법조인들이 소그룹을 조직해서 친교를 나누고, 또 법조인을 지망하는 후배 교인들에게 앞서간 자로서 조언을 해주는 모습은 소그룹이 지향해야 할 바람직한 모습일 것입니다.

그런데, 사실 대형교회가 법조 선교회 그룹을 운영하는 본래 목적은 따로 있습니다. 혹, 자신들의 교회가 구설이나 분쟁에 휘말렸을 때 '법'을 무기로 교회의 이익을 지키려는 목적입니다. 교회가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다 보면 본의 아니게 분쟁에 휘말리게 되고, 그러다보면 법에 호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리는 경우가 있을 것입니다. 이때 교회에 출석하는 법조인들이 자신의 전문성을 살려 사태를 지혜롭게 해주면 더할 나위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법조 선교회의 활동이 이런 순수한 목적 보다는 담임목사 혹은 교회가 감추고 싶은 불편한 진실을 은폐하는데 가담하고 교회의 입장을 합리화시키는 쪽으로 이뤄져 왔다는 데 있습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삼일교회 사건일 것입니다.

삼일교회 사건은 법조 선교회가 주도했습니다. 법조 선교회는 담임목사의 성추문을 인터넷 상에서 가장 높은 수위로 거론한 3인에 대해 법적 조치를 검토했고, 이중 한 명에 대해 실제 조치를 취했습니다. 삼일교회 쪽의 법적 조치는 큰 논란을 불러 일으켰으나 대체적으로 교회가 용납할 수 없는 주장을 한데 따른 어쩔 수 없는 조처라는 쪽으로 정리되고 있습니다. 실제 부교역자들이 브로커 역할을 했다는 주장은 명예훼손에 걸려들 소지가 충분했습니다. 그 주장이 사실이 됐든 허위였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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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교회 법조 선교회 쪽은 처음부터 교회에 불리한 여론을 차단하기 위한 조처에 골몰했고, 한 사람을 본보기 삼아 실행에 옮겼다는 말입니다. 물론 상대쪽에서 아주 좋은 명분을 제공해 줬다는 점은 지적하고 넘어가야 하겠지만 말입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집권여당 후보의 남편인 현직 판사가 자신의 관할권을 이용해, 검찰에 아내를 강도 높게 비방한 누리꾼을 기소해줄 것을 청탁한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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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목에서 한국 교회가 안고 있는 불행을 지적할 수밖엔 없을 것 같습니다. 한국 교회는 스스로의 능력으로 문제를 풀어나가기 보다 당회의 폐쇄적인 의사결정으로 담임목사나 교회의 불편한 진실들을 가리워 왔습니다. 다른 한편 불편한 진실에 대한 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법조 선교회를 앞세워 '법으로' 처리하겠다고 으름짱을 놓고 있습니다.
 

교회에 불리한 여론을 차단하기 위해, 우선 법적 조치부터 취하고 보는 처사는 법 만능주의만 불러올 뿐입니다. 그리고 법 만능주의는 하느님의 영광을 가린다는 점을 우리 모두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너희가 피차 고발함으로 너희 가운데 이미 뚜렷한 허물이 있나니 차라리 불의를 당하는 것이 낫지 아니하며 차라리 속는 것이 낫지 아니하냐

- 고린도전서 6 :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