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기억을 꺼내며......
- 작성일
- 11-05-23 21:48
처음 이 일을 겪었을때는 잊을 수도 없고 잊혀지지도 않으리라 생각했지만
어느새 시간은 흘러 그날의 기억이 남아있는 관리하지 않는 싸이를 들어가서야 망각의 늪속에 들어가 있던 누나를 찾아올 수 있었네요.
그 시절의 사진과 남겨진 기억들의 편린을 모으며 유독 많은 사람들을 떠나 보냈던 6년전 그 시간으로 문득 되돌아 가봅니다.
유달리 하얀 얼굴이 도드라져 보여 오히려 병약해 보이던 첫인상과 달리 매우 활기차고 웃는얼굴이 이뻤던 누나
어떤 이야기를 해도 재밋게 귀기울이며 들어주었고, 술은 잘 못마셔도 즐겁게 놀았던 누나
그날도 병문안을 간다는것을 제외한다면 여느때와 다름없이 모였던 기억이 나네요.
같은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던 형이 긴 추석연휴에 맞춰 수술을 하는 바람에 병문안겸 모였던 그날이었습니다
큰 수술은 아니었기에 안부를 전하면서 시시콜콜하게 커뮤니티에서의 이야기와 시시콜콜한 근황들을 전했고
병문안 이후에는 여느때와 다름없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보내며 즐겁게 놀았습니다
결국 헤어질 시간이 되서 지하철을 타고 각자의 집으로 하나둘씩 내리면서 누나와 단둘이 남았었네요
가장 먼 거리를 가야하는 누나와 두번째로 먼 거리를 가야했던 저는 나란히 앉아서 여럿 있을때 못했던 이야기를 했고
누나의 친 동생이자 당시에는 제 친구의 여자친구였던 동생 이야기를 하면서 킥킥됐던 모습도 기억이 나네요
그렇게 이야기 하는 동안 목적지에 다 왔고 전 누나에게 다음에 보자며 인사를 하면 지하철 문을 나섰습니다
그러자 누나는 환하게 웃으며 모일때 연락하라면서 손을 흔들었었는데
그게 마지막일줄은 그땐 몰랐습니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흐르고 주말이 되어 갑자기 울리는 전화와 동생에게 동시 왔던 문자
지금도 낡디 낡은 폰에 저장되 있는 문자는 믿을 수 없는 사실을 전달해 주고 있었습니다
전화를 했던 형의 목소리도 멍~한듯 떨리는 말투로 누나가 더 이상 이곳 사람이 아님을 이야기 하고 있었고 문자 또한 그랬었죠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생전 처음으로 뒷통수를 망치로 두들겨 맞은듯한 기분을 느꼈고
잠시 아무말도 못한채 형이 말하는 소리만 멍 한 표정으로 듣고 있었습니다.
소식을 듣고 서둘러 간 병원엔 이미 몇몇 형 누나들이 와 있었고 다들 표정들이 한결같았습니다
우리가 지금 여기 왜 와있는거지? 정말 사실인거야? 그런데 병원에 들어가 앉아 있는 친구의 모습을 보니
아 이게 사실이구나...라는 생각과 형언할 수 없는 감정들이 몰려오더군요
정신을 차리고 친구에게 들은 이야기는 또 한번의 충격이었습니다
다들 급작스런 사고로 생각했지만 누나의 사인은 약물과다복용......
꽤 오래전부터 우울증을 앓고 있었고 당시에도 통원치료로 치료제를 복용하고 있었다고요
사고가 있던 전날에도 병원에 다녀왔었고 여느때와 다름없이 방에 있었다네요
그 다음날 너무 늦게까지 방에 나오지 않자 깨우러 갔는데 이미 누나는..........
그렇게 아무런 이야기도 없이 떠났습니다
환하게 웃는 미소로 다음에 보자던 누나는 우리의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투명한 유리창 너머로 희미한 미소를 남긴채 편안한 모습으로 누워있었고 다들 그 모습을 그저 망연자실하게 바라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더 가혹했던건 가족을 제외하고 그날 모였던 우리가 누나를 본 마지막 친구들이었다는거...
그중에 전 가장 마지막에 본 사람이었고요 결국 전 누나가 이 곳에서 가장 마지막에 본 사람이 되었죠.....
항상 밝은 얼굴로 싫은 표정 한번 보기 힘들었던 누나가 그렇게 큰 병을 가지고 있었고
그 고통을 혼자 감내했었다는 생각을 하면 지금도 가슴 한켠이 먹먹하네요
그나마 좀 위안이 되었던건 가족들이 해줬던 말 이었습니다
우리 만나는걸 참으로 좋아했고 가족을 제외한 거의 유일한 사교활동이었다고요....
항상 즐겁게 모임에 나갔었고 그로 인해 성격도 많이 밝아졌었다고....
그런데 누나는 그렇게 떠났습니다.... 아무런 말도 없이요
꾸준히 병원에 다니며 치료를 받았지만 누나가 가진 고통은 누구도 이해못하고 해결해 주지 못하는 것이었을껍니다
살아있었다면 한 사람이 충분히 업고도 남을만큼 갸냘펐던 누나를
육중한 뚜껑이 달린 나무속에 고이 모시고 들었던 기억은 참 뭐라 할말이....
그렇게 누나를 마지막 보내는 곳까지 따라갔던 우리들은 한마디도 못하고 그저 하얀 연기가 되어 가는 모습을 하염없이 한참을 바라봤던 기억이 나네요
그래도 누가 보기엔 정신이 박약했고 이 생을 끝내려고 맘먹었으니 누구도 말릴 수 없는 문제있는 사람이었겠지요
또 잘못된 선택이고 현실을 떠나려는 비겁한 도피행동일 뿐이었겠죠
생각은 누구나 자유입니다 그러나 그 생각이 누군가 읽는 글이 될때에는 단순히 개인적인것이 아닌 만인이 보고 느끼는 공적인 행동임을 잊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누나에게 갑자기 한마디 하고 싶군요
누나 잘 지내지? 오랫동안 잊고 있어서 미안해..... 거긴 누나가 좋아하던 항상 푸르른 하늘만 계속 되겠지?......
어느새 시간은 흘러 그날의 기억이 남아있는 관리하지 않는 싸이를 들어가서야 망각의 늪속에 들어가 있던 누나를 찾아올 수 있었네요.
그 시절의 사진과 남겨진 기억들의 편린을 모으며 유독 많은 사람들을 떠나 보냈던 6년전 그 시간으로 문득 되돌아 가봅니다.
유달리 하얀 얼굴이 도드라져 보여 오히려 병약해 보이던 첫인상과 달리 매우 활기차고 웃는얼굴이 이뻤던 누나
어떤 이야기를 해도 재밋게 귀기울이며 들어주었고, 술은 잘 못마셔도 즐겁게 놀았던 누나
그날도 병문안을 간다는것을 제외한다면 여느때와 다름없이 모였던 기억이 나네요.
같은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던 형이 긴 추석연휴에 맞춰 수술을 하는 바람에 병문안겸 모였던 그날이었습니다
큰 수술은 아니었기에 안부를 전하면서 시시콜콜하게 커뮤니티에서의 이야기와 시시콜콜한 근황들을 전했고
병문안 이후에는 여느때와 다름없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보내며 즐겁게 놀았습니다
결국 헤어질 시간이 되서 지하철을 타고 각자의 집으로 하나둘씩 내리면서 누나와 단둘이 남았었네요
가장 먼 거리를 가야하는 누나와 두번째로 먼 거리를 가야했던 저는 나란히 앉아서 여럿 있을때 못했던 이야기를 했고
누나의 친 동생이자 당시에는 제 친구의 여자친구였던 동생 이야기를 하면서 킥킥됐던 모습도 기억이 나네요
그렇게 이야기 하는 동안 목적지에 다 왔고 전 누나에게 다음에 보자며 인사를 하면 지하철 문을 나섰습니다
그러자 누나는 환하게 웃으며 모일때 연락하라면서 손을 흔들었었는데
그게 마지막일줄은 그땐 몰랐습니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흐르고 주말이 되어 갑자기 울리는 전화와 동생에게 동시 왔던 문자
지금도 낡디 낡은 폰에 저장되 있는 문자는 믿을 수 없는 사실을 전달해 주고 있었습니다
전화를 했던 형의 목소리도 멍~한듯 떨리는 말투로 누나가 더 이상 이곳 사람이 아님을 이야기 하고 있었고 문자 또한 그랬었죠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생전 처음으로 뒷통수를 망치로 두들겨 맞은듯한 기분을 느꼈고
잠시 아무말도 못한채 형이 말하는 소리만 멍 한 표정으로 듣고 있었습니다.
소식을 듣고 서둘러 간 병원엔 이미 몇몇 형 누나들이 와 있었고 다들 표정들이 한결같았습니다
우리가 지금 여기 왜 와있는거지? 정말 사실인거야? 그런데 병원에 들어가 앉아 있는 친구의 모습을 보니
아 이게 사실이구나...라는 생각과 형언할 수 없는 감정들이 몰려오더군요
정신을 차리고 친구에게 들은 이야기는 또 한번의 충격이었습니다
다들 급작스런 사고로 생각했지만 누나의 사인은 약물과다복용......
꽤 오래전부터 우울증을 앓고 있었고 당시에도 통원치료로 치료제를 복용하고 있었다고요
사고가 있던 전날에도 병원에 다녀왔었고 여느때와 다름없이 방에 있었다네요
그 다음날 너무 늦게까지 방에 나오지 않자 깨우러 갔는데 이미 누나는..........
그렇게 아무런 이야기도 없이 떠났습니다
환하게 웃는 미소로 다음에 보자던 누나는 우리의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투명한 유리창 너머로 희미한 미소를 남긴채 편안한 모습으로 누워있었고 다들 그 모습을 그저 망연자실하게 바라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더 가혹했던건 가족을 제외하고 그날 모였던 우리가 누나를 본 마지막 친구들이었다는거...
그중에 전 가장 마지막에 본 사람이었고요 결국 전 누나가 이 곳에서 가장 마지막에 본 사람이 되었죠.....
항상 밝은 얼굴로 싫은 표정 한번 보기 힘들었던 누나가 그렇게 큰 병을 가지고 있었고
그 고통을 혼자 감내했었다는 생각을 하면 지금도 가슴 한켠이 먹먹하네요
그나마 좀 위안이 되었던건 가족들이 해줬던 말 이었습니다
우리 만나는걸 참으로 좋아했고 가족을 제외한 거의 유일한 사교활동이었다고요....
항상 즐겁게 모임에 나갔었고 그로 인해 성격도 많이 밝아졌었다고....
그런데 누나는 그렇게 떠났습니다.... 아무런 말도 없이요
꾸준히 병원에 다니며 치료를 받았지만 누나가 가진 고통은 누구도 이해못하고 해결해 주지 못하는 것이었을껍니다
살아있었다면 한 사람이 충분히 업고도 남을만큼 갸냘펐던 누나를
육중한 뚜껑이 달린 나무속에 고이 모시고 들었던 기억은 참 뭐라 할말이....
그렇게 누나를 마지막 보내는 곳까지 따라갔던 우리들은 한마디도 못하고 그저 하얀 연기가 되어 가는 모습을 하염없이 한참을 바라봤던 기억이 나네요
그래도 누가 보기엔 정신이 박약했고 이 생을 끝내려고 맘먹었으니 누구도 말릴 수 없는 문제있는 사람이었겠지요
또 잘못된 선택이고 현실을 떠나려는 비겁한 도피행동일 뿐이었겠죠
생각은 누구나 자유입니다 그러나 그 생각이 누군가 읽는 글이 될때에는 단순히 개인적인것이 아닌 만인이 보고 느끼는 공적인 행동임을 잊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누나에게 갑자기 한마디 하고 싶군요
누나 잘 지내지? 오랫동안 잊고 있어서 미안해..... 거긴 누나가 좋아하던 항상 푸르른 하늘만 계속 되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