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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양정철 VS 박홍근

여기는 박홍근이 이겼습니다. 이 곳이 이변이 일어난 것은 다른게 아니라 '김덕규' 변수입니다. 김덕규는 구민주계 출신이자 열린우리당에도 참여한 중진의원인데 18대에 낙선하고 19대에 재선을 준비하다 경선조차 치르지 못하고 잘려나갔습니다. 참고로 이 시점에 문재인이 트위터에다가 공천에 희망이 보인다고 구민주계 학살을 반가워했는데 이런 방정맞은 행동이 오히려 양정철을 힘들게 만들었습니다.

양정철이 누구냐면 문성근 말로는 전투적인, 좀 거칠게 말하자면 꽤나 드센 스타일의 친노 비서관입니다. 구설수에도 올랐고 호불호도 갈리는 인물인데 문재인이 대놓고 밀어주던 사람입니다. 양정철이 출판기념회를 하자 한명숙, 문재인, 이해찬, 탁현민, 김용민, 이병완 등이 대거 출동하는 등 민주통합당 예비후보중에서는 가장 성대한 출판기념회를 열었습니다. 누가 봐도 새 지도부의 핵심일 친노가 대놓고 팍팍 밀어준다는 느낌이 났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양정철이 친노들에게나 인기가 있는거지 지역주민에게는 인기가 없습니다. 경선을 하면서도 또한 양정철의 상대방을 가장 약세였던 박홍근으로 붙이는 꼼수를 부렸습니다. 그러나자 양정철보다는 인기가 많거나 최소한 비슷했을 김정범, 송재덕 예비후보의 표가 대거 박홍근에게 쏠리면서 질 것으로 예상되던 박홍근이 양정철을 여유있게 누르고 최종 후보자리에 올랐습니다. 게다가 김덕규 낙천으로 인한 반발표도 상당했습니다. 이부영은 공천주면서 김덕규에게 경선 기회조차 주지 않은 것은 양정철을 위해서라는 말들이 많았는데 소기의 목적은 달성하지 못한 셈입니다.

노무현을 팔아먹는다고 해서 그냥 날로 먹는 것은 아니고 오히려 너무 꼼수부리면 망한다는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母윱求�.

2. 정균환 VS 조재희 VS 박병권

정균환의 경우 구민주당계이자 비교적 깔끔하고 매끄러운 의정으로 인정받던 김성순의 추천으로 송파병에 오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구민주계인데다 후단협이기까지 한 정균환을 친노가 좋아할리도 없고 원래는 김덕규, 한광옥과 더불어 낙천될 운명이었으나 김성순 의원 등 송파병 지역의 민주당 인사들의 강력한 반발로 공천이 보류되었습니다. 

그러다가 계속 이어지는 친노 486위주의 공천에 역풍이 불자 3자구조라는 불리한 경선 구도로 정균환에게 경선 기회가 주어졌는데 경선에서 압승하면서 노무현계열인 조재희는 깔끔하게 밀려나고 맙니다.

국방위에서 활약했던 안규백이나 후순휘 비례대표로 승계받아 �F은 국회의원을 했던 김학재 모두 비리가 없고 깔끔한 의정활동을 해온 사람들이고 개혁적 성향이라 이들을 잘라낸 것이 오히려 친노들이 제일 싫어하는 정균환을 살리는 불씨가 되었습니다. 과유불급의 전형이지요. 현재 안규백은 동대문갑에 전략공천이 되었습니다. 말 나와서 말인데 이렇게 할거면 애초에 안규백은 군포로 보내고 이학영에 동대문갑에 갔으면 깔끔했을 겁니다.

3. 박성수 VS 심재권

박성수는 노무현 정부에서 행정관, 비서관 등을 거쳤던 친노계 검찰인사인데 노무현이 죽었을 때는 조용히 있다가 노무현이 죽고도 2년이 지나서 정치검찰을 운운하고 나오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여기서 이미 별로 아름다운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깨어있는 시민들이 아무리 응원한다고 해도 우스꽝스러운 건 사실입니다. 결국 지역경선에서 김근태게 재야출신인 심재권에게 패배했습니다. 백혜련과 더불어 좀 티나고 속보이는 행보가 경쟁력을 없애버렸다고 봅니다. 

출마 욕심이 있는 건지 지도부의 권유인지 모르겠으나 송파갑에 출마할 예정입니다. 경선에서 패배한 뒤 갈 곳이 없었는데 전현희가 송파갑 출마를 포기하면서 박성수가 나가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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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 친노와 무관하게 여성 후보들의 탈락은 조직의 힘이었다기 보다는 오히려 여성후보들의 얄은 수, 꼼수스러운 지역구 선택에 있다고 봅니다. 김진애의 경우 원래 용산이 지역구였는데 이번 선거에서 용산이 아닌 마포갑으로 출마를 신청한게 오히려 화근이었습니다. 마포갑의 노웅래가 딱히 문제가 없는 국회의원이기 때문입니다. 2세 정치인이라고는 하나 아무 것도 안하다가 물려받은 사람도 아니고 기자하다가 mbc 노조위원장을 했고 그 이후에 정계에 입문한 케이스로 의정활동도 딱히 보수적이진 않았습니다. 트위터에 알려진 것처럼 삼성장학생이라고 보긴 어려운 사람입니다.

차라리 용산에 나오는게 더 승산이 있었을 겁니다. 급한대로 당선되기 쉬운 강북을 찾다가 패착을 범했다고 봅니다. 그리고 김진애 본인이 선거 전략이 매우 비현실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연고 없는 마포갑에 갔으면 과감하게 시장통에 왔다는 느낌으로 필사적으로 누비고 다녀야 할텐데 고상하게 트위터를 하고 계셨으니 지는 건 당연했다고 봅니다. 노웅래는 마포갑 지역의 사진을 찍어서 사진집으로 낸게 흔해빠진 선거용 책이 아니라는 호평을 받을 정도로 지역민들의 호감을 사는 사람입니다. 용산에 그대로 머물러 있었다면 단수공천되었을 확률이 높거든요. 참고로 용산 지역구는 사지라고 생각되어 경쟁이 치열하지 않았는데 그 덕에 김대중계라고 할 조순용이 공천되었습니다. 지금 여론조사를 보니 친박의 진영과 생각보다 꽤 접전을 하는 것으로 봐서 김진애도 나와볼만 했는데 너무 안전하게 가려다가 실패한 것 같습니다.

전현희 역시 조직 운운하면서 피해자라고 하기엔 너무 경선 준비를 안 했더군요. 트위터에서 정동영에 대해 집요하게 날을 세울 정도로 강남을에 관심이 있다면 지지자들을 모았어야하는데 투표 결과를 보니 너무 초라해서 놀랐습니다.

김유정 역시 여성 가산점, 여성우대, 그리고 경쟁자인 정청래가 정동영계로 학살대상이라는 점만 믿고 너무 쉽게 접근한 것 같습니다. 현실은 관심도 못 끌던 정명수가 정청래가 승부를 벌였고 김유정은 아예 뒤로 물러나 있더군요.

비슷한 이치로 오늘 경선에서 물먹은 백혜련도 너무 티나는 행보 덕에 여론조사 경선에서 이기지 못한 것 같습니다. 김희철은 인터넷상에서 NL과 특히 유빠들의 집요한 공격, 민주통합당 지도부의 대놓고 개무시, 절대적인 무지원 등의 외면 속에서 진 것이지만 백혜련은 당의 지원을 꽤나 받았음에도 졌습니다. 

박성수와 더불어 백혜련의 패배는 검찰개혁이니 하는 것이 국민들에겐 잠꼬대처럼 들린다는 좋은 증거같습니다. 검찰개혁도 좋지만 복지 정책, 경제 정책 등 실질적 문제들에 대해서도 다룰 줄 알아야 하는데 검찰개혁을 마치 절체절명의 과업인양 떠든 것이 오히려 경쟁력을 악화시킨 것 같습니다. 지금보니 여론조사 재검표(?)를 하니 매번 차수가 바뀌나 백혜련은 지더군요.

언론보도에는 단원갑이 아니라 단원을까지 여론조사 대상이 되었으니 재경선을 요구했다고 하나 구 단위는 몰라도 갑을 수준의 세밀한 단위까지 RDD여론조사로 뽑아내기는 매우 어려울 겁니다. 

그래도 물론 고작 3군데이니 구민주계가 학살 수준으로 사라진 것에 비하면야 아무 것도 아니라고 하겠습니다. 참고로 문재인이 한명숙에게 공천을 요구했다고 알려진 양천을, 동대문갑, 덕양을의 경우 양천을의 이용선을 제외하면 전부 낙방했습니다. 문재인과 이해찬이 한명숙에게 임종석 사퇴를 요구한 것이 오히려 486의 반발을 불러 혁신과 통합 측의 지분 요구를 공개적으로  거론해서 역으로 비판하게 만들었고 그 덕에 해당 지역구에서 친이해찬, 친문재인인사들은 오히려 재미를 못 봤습니다. 동대문갑에는 구민주계에 대한 일방적 학살에 대한 찔림 때문에 안규백이 공천되었고, 양천을만 이용선이 김대중의 비서 출신인 김한정을 이겼습니다. 덕양을에서는 문재인이 밀던 이치범 그리고 자신이 모바일 투표의 공신이라 주장한 문용식(나우콤)도 떨어졌고 대신에 송두영이라는 지역위원장이 당선됐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