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ction) 나도 진상이고 싶어
- 작성일
- 11-08-22 03:20
(사람의 기억이란 건 생각보다 쉽게 왜곡되는 것이니,
사실 관계가 다를수도 있겠다 싶어서 fiction으로 분류합니다)
모태솔로임에도 불구하고,
발.칙.하게도,
흔히들 얘기하는 구 남친의 지위도 아니었건만,
시시 때때로, AM 2:00 경에 반갑지 않은 통화를 발신하곤 했다.
"자니?"
"잘 지내지?"
.
.
.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 때도 알고 있었더라면,
과연 달라지는 게 있었을까?
지금은 기억조차 나지 않는
사소한 발단의 미미한 자존심 싸움들
과감하게도,
반응이 영 미지근했던 그 아이의 번호를 미련없이 지웠던 그 때가 아마
25살 여름의 초입.
'내가 너 아니면 여자가 없냐 흥'
하고 배짱을 튕기던 호기롭고도, 무모했던 나이.
'내가 너 아니면 여자가 없구나'
라는 것을 깨닫는 데는 그렇게 오랜 시간이 필요하진 않았다.
선택과 집중.
공들인 시간과 노력이 연애의 성공 가능성과 비례하는 것이라면,
당일 집에 돌아오면, 후에 얼굴도 기억 안 날 스쳐 지나갈 사람들과
의미 없는 호구조사에 최근 근황을 점검하며 정신적 에너지를 소모할 자원을
원기옥처럼 모아모아
그냥 처음에 다 쏟아부을 각오였다면,
가능성이 조금은 더 높아지지 않았을까.
선택의 기회.
그 때는 몰랐지. 기회라는 것은 생각보다도 타이트하게 한정되어 있다는 것을.
진상적인 회한과 미련을
실수로라도 흘리지 않게 한
과감했던 25살의 내 손가락에 감사를... 해야하나?
진상의 영혼이지만
진상짓으로 하소연조차도 할 데가 없었던,
진상으로 맺음되는 청춘.
그렇게 부끄러운 봄은 끝났다.
머 그렇다고 이렇게 생겼다는 건 아니고
'분위기 있는 사진'을 검색했는데 왜 츠자들 사진만 나오는거냐 구글;;;;
 나도 진상이고 싶어', '(사람의 기억이란 건 생각보다 쉽게 왜곡되는 것이니,사실 관계가 다를수도 있겠다 싶어서 fiction으로 분류합니다)모태솔로임에도 불구하고,발.칙.하게도,흔히…', 'http://i.imgur.com/gwWsB.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