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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생 1명과 여동생 한 명이 있습니만 아직 제가 조카가 없습니다.

저랑 남동생은 둘 다 좀 인생을 자기 살고 싶은 데로 사는 편이라
남동생 역시 결혼이 늦고 있고, 여동생은 결혼을 했습니다만
아직 2세 소식이 없네요. 최근에 직장을 그만뒀다니 어쩌면
조만간 조카 소식을 들을지도 모르겠네요.

어쨌든 제가 좋은 삼촌 콤플렉스가 좀 있습니다.
제가 명명한 겁니다만 키다리 아저씨 콤플렉스의 변형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친구들 애들한테도 뭐 잘 사주고 합니다.
그래도 친조카가 없다보니 이 좋은 삼촌 콤플렉스를 풀
방도가 별로 없습니다.

그나마 이 좋은 삼촌 콤플렉스를 발휘하고 있는 대상이 있는데
바로 고종 사촌들 쪽의 조카들이죠.

제 고모님이 아들 둘을 두셨는데 첫 째는 제게 두 살 형이고,
둘 째는 제 한 살 아래입니다. 어릴 때 부터 같은 동네에서
친구같이 자라 지금도 매우 친합니다. 명절 때 고향에 내려가면
꼭 서로 찾아보고 시간을 같이 하죠.

이 고종사촌형과 고종사촌 동생이 각각 딸을 둘 보았습니다.
제가 몇년 전 부터 이 고종조카들에게 좋은 삼촌 콤플렉스를 풀고
있는데요. 겨우 명절 때나 보는 거라 친하진 않지만 명절 때 마다
세 명의 고종조카 들에게 꼬박 꼬박 선물을 준비해왔습니다.
나머지 한 명은 이제 갓 돌을 지난 녀석이라 아직 선물을 줘 본적이
없구요.

어떤 때는 각자 오르골을 하나 씩 선물해주기도 하고, 지난 추석 때는
오카리나를 하나 씩 사주기도 했습니다. 더 어릴 땐 인형이나 소꼽장난감
세트 같은 것도 선물해 줬죠.

그런데 매 해 명절 이 녀석들의 선물을 준비하는 게 만만치 않습니다.
전에 해줬던 것은 피해야하고, 또 나이도 고려하고 해야하니까요.
최근엔 대체로 한 명 당 3만원 안팎에서 선물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번 설에도 선물을 준비하기 위해 며칠을 고민을 했습니다.
넷 중 제일 큰 녀석이 이제 중학생이 됩니다.
그리고 밑에 두 녀석은 각각 초등 4학년과 3학년이 되죠.
뭔가 재밌고 신기하고 멋진 선물이 되길 바라기 때문에 항상 쉽지
않습니다.

사실 돈 1,2만원 씩 쥐어주면 쉽게 끝날 일이기도 합니다만
그건 좋은 삼촌 콤플렉스에 위배됩니다. 뭔가 특별하고 흔하지 않은
선물이야말로 좋은 삼촌 콤플렉스의 핵심이니까요.

올 해는 고민고민하다 결국 선물을 골랐습니다.
중학생이 되는 첫 째에게는 좀 평범한 걸 골랐습니다.
mp3 플레이어에요. 중학생이면 아주 좋은 건 아니더라도 하나 쯤은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서요.




5만 5천원 이더군요.



그리고 나머지 두 녀석, 바로 초등 3,4 학년 들에게는 똑같이 이 걸 준비했습니다.




로모 액션 샘플러 카메라.









이런 식의 사진이 찍히는 카메라죠.

바디부터 렌즈까지 전부 플라스틱입니다.
일반 35미리 필름을 쓰죠.
그리고 사진 한 장에 저렇게 네 가지 장면이 순차적으로 찍히는 카메라죠.

셔터 스피드는 100분의 1초 고정...1초 정도의 시간에 렌즈 네 개가 회전하며
네 장면의 연속 사진을 한 장의 사진에 담는 카메라입니다.

장난감 카메라에 가깝기 때문에 성능은 가장 기본적인 것만 충족하죠.
밝은 날 야외에서 찍어야 사진이 제대로 나오고 어두운 실내나 야간에는
사진이 거의 제대로 안나옵니다.

하나 당 24,500원


애들이 아직 어려서 이 카메라를 제대로 가지고 놀 수 있을 지 모르겠네요.
어른들을 위한 장난감 카메라에 가깝지 않나 싶어서요.
또 요즘 같은 디카 시대에 필름 사서 끼워 찍고 또 사진관에서 인화해야되고
하니 어쩌면 애들한텐 부담스럽거나 흥미 없는 것이 돼버릴 지도 모르죠.;;


하지만 뭔가 재밌고 신기하고 멋진 선물이라는 좋은 삼촌 콤플렉스의 입장에선
참 마음에 든단 말이죠..ㅋㅋ


애들이 좋아해주면 좋을텐데 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