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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학을 전공하신 분이나, 현직 기자 분이 계신지 모르겠네요. 저 같은 경우도 언론계에 갓 발을 걸치고 있습니다만... 이 곳에 발담은지도 별로 안됐고, 일반적 언론 조직과는 다른 조직 문화를 갖고 있기에 일반적 기자 조직을 정확하고 자세히는 모릅니다.

저는 전문기자고, 다른 언론사에 비하면 자율성도 큰 편입니다. 그래도 제가 생활하면서 보고 느낀 점 몇 가지를 적어보겠습니다. 곁다리로 본 거라 그렇게 정확하진 않아요. 저 같은 경우 여기서 많은 부분 자유로울 수 있어서 다행이긴 합니다.



1. 기자는 뭐하는 사람인가?

정말 솔직히 얘기해서 글써서 돈 버는 사람입니다. 이거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저널리스트로서 사회에 공헌해야 하는 바는 분명하지만, 대부분의 언론사 기자들은 그냥 글써서 밥먹고 사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밥 주는 언론사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존재입니다.

사회에 공헌하는 언론과 기자를 바라신다면 정직하게 얘기하는 언론매체를 구매하세요. 돈주는 데로 따라갑니다. 기자라고 정의감 돋는 게 아니라 대부분 돈 따라 갑니다. 우리나라 현실상 정의감 돋으시는 분은 정말 능력 있는 분이거나, 집에 돈이 많아서 일겁니다.


2. 데스크는 뭐하는가?

데스크는 막강한 권력을 갖고 있습니다. 신문사의 경우 각 부서 부장, 차장들이 데스크를 보지요. 기사의 기획 여부를 결정하고, 작성된 기사의 방향을 수정하며, 문장 하나하나를 다 고칩니다. 이런 기능을 게이트키핑이라고 하는데 원래부터가 신문사의 이윤에 맞는 '검열'을 하기 위해 만들어진 체계입니다.

물론 순기능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고, 기사의 일정한 질을 유지하게 해줍니다.



3. 기자들은 왜 정신 못차리나.

밑에 노퐁옹 댓글에 달기도 했지만 사실 신입 기자와 각 부장, 차장 급 간의 실력 차이가 상당합니다. 당연하죠. 경력차이가 얼만데...  만약 중견급에서 나름 도움을 해준다거나 하면 신입기자라도 좋은 목소리를 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이 좋다해도 6개월간 사스마와리 돌다 보면 아무 생각 없어집니다. 사스마와리가 무엇이냐 하면, 경찰서 출입기자를 밤낮없이 6개월간 하는 겁니다. 하루 종일 사건 물어서 미친듯이 발제하고, 미친듯이 깨지고를 반복하죠. 그러다 보면 결국 남는 건 신문사가 요구하는 글쓰기 틀에 순응하게 되요.

원래 글실력이 좋고 나쁜 건 중요하지 않고, 부장과 사수가 원하는 글에 맞춰서 쓰는 능력만 키워집니다. 잠은 오고 미친듯이 쪼아대는데 걍 바라는 기사의 요건만 맞춰서 내는거죠. 이렇게 배우는 기사가 "스트레이트 기사"입니다.

그냥 훈련소 생각하시면 편할 겁니다. 정신을 쏙빼놓고 군대의 규율에 맞게 맞추듯 언론사의 규율에 맞게 다듬어 집니다.

이건 진보든 보수든 모든 언론사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다분히 권위주의적인 방식인데 진보 언론사의 뿌리가 어디서 왔는지를 생각하시면 답이 나오실 겁니다. 이런 부분의 민주화 없이는 정의감 돋는 '스타' 기자는 난망한 일입니다.



4. 조중동은 한겨레, 경향보다 왜 많이 팔리나?

일단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배달국(?)의 규모입니다. 정확한 이름이 생각이 안나네요. 조중동은 유일하게 자체 전국 배달망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다른 신문들은 지방의 경우 공동 배달을 하거나 배달 자체를 하지 못해 우편에 많이 의지합니다. 지방 분들 보고 싶어도 볼 수가 없어요.

또 하나는 자본의 양에 의해 기사의 질이 달라집니다. 한겨레와 경향은 임금도 적고, 인력도 재정도 딸립니다. 당연히 비주얼한 면에서 떨어지고, 다채로운 섹션을 만들지 못합니다.인력이 부족하다보니 데스킹, 편집, 교열 과정에서 팩트체크가 잘안될 경우도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하나 다른 신문에 비해 조선일보가 문장 뽑아내는 능력이 월등합니다. 스토리텔링에 능하다고 할까요. 많은 독자들은 재밌는 이야기를, 쉽게 읽히는 이야기를 원합니다. 조선일보 정치적으로 봤을 때 저열하긴 해도 이야기를 끌어내는 능력이 월등합니다. 그리고 각 부문 전문기자들의 능력 좋습니다. 이야기의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의 재미와 흥미를 유도하는 능력을 말하는 겁니다. 그 부분에서 가장 좋은 능력을 갖고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