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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한 10년 간 사교육으로 밥 먹고 살았습니다. 요즘은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하고 있지만...

참... 사교육이라는 게 아이의 감정을 섬세하게 다룰 수 있는 일이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교육도 그렇지만 과외, 혹은 학원에서는 아주 간단한 목표만을 가집니다. 성적을 올려라. 경쟁에서 승리해라. 패배하면 끝이다. 사교육 자기 자신의 필요에 의해 선행을 강요하고, 이에 못따라오는 아이들은 마치 모자란 아이인 것처럼 느끼게 만듭니다.

전 비평준화  지역 학교에서 늘상 꼴찌를 하며 자랐습니다. 중학교 때까지 상당히 공부 잘하던 학생이 고등학교에 들어가 갑자기 치열한 경쟁에서 한 번 밀려서 나락으로 떨어지니 모든 게 부족한 아이로 낙인 찍혀버렸습니다. 전국적 평균에서는 그리 나쁘지 않은 성적임에도 불구하고요. 이렇게 생긴 열등감이 성적이 크게 오른 뒤에 좋은 대학을 가서까지 늘 남아있었습니다.

교육에 있어 상대평가는 대단히 위험합니다. 아이의 감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거든요. 모두가 중1때 고1 것을 먼저 한다고 해서 모두가 잘할 수도 없고 잘하는 것도 정상은 아닙니다. 하지만 고1것을 성취하지 못한 대부분의 아이들은 학습 부진아로 밀려 버립니다. 그러면 아이들 스스로 열등감과 자괴감을 느낍니다. 일반적으로 못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고 하는 것이 특출난 것 뿐인데도 말이죠.

그렇게 되면 스스로 위축돼 스스로 해나갈 동기를 읽게 될 위험이 있습니다. 계속 뒤떨어진 상태가 지속되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읽거든요.

하지만 사교육 시장에 뛰어든 강사들은 그런 아이들의 감정을 읽어낼 이유도 없고, 읽을 수 있는 능력도 없습니다. 물론 교사가 이런 능력이 있냐, 그런 것도 아닙니다만 적어도 대학에서 교육심리학을 배운 상태므로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지식 자체는 인지하고 있습니다. 여러 여건이 안따라주다보니 실행하지 못할 뿐이지요.

강사가 아무리 좋다고 하더라도 아이의 감정을 해치는 사람이라면 기필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성공하는 1%보다 실패하는 99%가 많은 데 1%에 내 자식이 늘 들기를 기대하는 건 위험한 도박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