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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르 부르디외의 '텔리비전의 대하여'의 한 부분을 옮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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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방송)은 선별의 작업을 하고, 선별한 것을 다시 구성하는 작업을 합니다.

선별의 원칙은 선정적인 것과 구경거리입니다. 텔레비전은 이중적 의미로 '드라마틱'을 추구합니다. 텔레비전은 사건을 이미지로 연출하고, 중요성, 심각성과 함께 극적, 비극적 성격을 과장합니다.

평범한 말로는 '부르주아'도 '민중'도 놀랄만한 단어는 아닙니다. 그래서 방송은 극단적인 말로 방송합니다. 영상을 설명하는 자막과 같은 '설명문'은 종종 시청자가 어떤 식으로 볼지를 결정합니다. 이름짓는 다는 것은 시선을 끌고, 없던 사실도 창조합니다.

말은 혼란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이슬람, 이슬람적, 이슬람주의적 등의 말에서, '차도르'는 이슬람적인 것입니까 혹은 이슬람주의적 인 것입니까? 이것은 단지 여자가 사용한 세모꼴의 숄, '그저 그뿐'입니까? 텔레비전 아나운서 혹은 사회자들은 수많은 시청자들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자신들이 시청자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사실 조차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그들이 부추기고 유발하는 문제의 심각성과 책임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가볍게 말합니다.

저는 텔레비전 사회자들이 말하는 '말 하나 하나'를 따지고 싶습니다. 왜냐면 이런 말들이 환희와 두려움, 공포를 느끼게 하거나 거짓된 허상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기자(방송)은 예외적인 것, 특히 방송을 만드는 사람이 느끼는 '예외'적인 것에 관심을 갖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평범하게 느낄지라도 그들이 특별하다고 느끼면 특별해지고,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방송은 유별난 것, 평범하지 않은 것, 일상적이지 않은 것에 관심을 갖습니다. 하지만 일상적이지 않은 것을 매일 매일 일상적으로 전달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따라서 평범해진 별난 사실들에 전달하는 데 집중합니다. 화재, 홍수, 살인 등의 사건 사고 입니다.


(중략)

가장 중요한 문제는 성공한 텔레비전들이 선정적이고, 놀라운 것을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는 것입니다. 스포츠나 일상적 사건사고를 다루는 선정적 신문에서나 볼 수 있었던 현상이 방송 전체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들은 모든 형태의 의무와 심지어 모든 정치적 질문까지 냉소적이고 무관심하게 다룹니다. 텔레비전은 시청률에 쫓켜 사건사고나 스포츠 기사를 우선시하고 점점 더 선정적 신문들의 기교에 의존합니다.

세상에 무슨 일이 일어나든지 텔레비전 뉴스의 시작은 프랑스 축구대회나 다른 스포츠 사건, 또는 의례적인 정치적 사건(외국 국가원수의 방문, 자국 대통령의 해외순방)을 점점 더 많이 다룹니다.

시청자들이 텔레비전을 보는데 특별한 지식을 요구하지 않는 자연재해, 사건, 화재 등 단순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사건을 즐겨 다룬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사건 사고는 정치에 대한 관심을 떨어뜨리고, 사회적 삶을 탈정치화시키며, 스캔들이나 연예인들의 뒷얘기로 관심을 축소시켜버립니다. 말하자면 텔레비전 뉴스는 정치적 영향이 없는 사건들에 한해 주의를 끌면서 '교훈'을 얻고자 극화시키거나, 혹은 '사회적 문제들'로 전환시킵니다.

연예인의 자살, 성폭력 등으로 도덕적 관심을 부추기기 위해 화면 전면에 내세우고, 이와 관련된 사건을 찾아내 가공해 심각한 문제로 만들어버립니다. 방송은 매일매일의 뉴스가 주는 무의미함과 일회성, 우연성에 의미를 주기 위해 학자를 동원합니다.

여기서 선정성과 상업적 성공의 추구는 사건사고를 선별하는 중요한 기준입니다. 대중 선동을 위해 거칠게 구성된 사건사고는, 가장 기본적인 충동과 열정을 부추기면 큰 관심을 끌 수 있습니다. 어린이 유괴와 정치인, 연예인의 스캔들은 대중적 분노를 자극시키기에 적절한 사건이죠. 어린이 살해 혹은 공적이 된 집단에 대한 공격적이고 상징적인 린치에 가까운 사건들은 대중의 뜨거운 감정과 동정을 동원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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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이 어색한 부분은 적절하게 편집하고, 우리나라 사정에 맞게 고쳤습니다. 따라서 제 주관이 깊게 관여한 편집본입니다.

이번에 '나는 가수다' 사건과 그를 둘러싼 대중의 반응을 보며 부르디외의 이 책이 떠올랐고, 인상적인 구절을 옮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