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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 최대의 전투: 모스크바 공방전>이란 책을 봤습니다.
1941년 6월 나치군대가 소련에 전면전을 감행한 소위 바르바로사 작전을 다룬 책입니다.

책을 읽다보니 여러가지 의문점들이 생기더군요.
히틀러와 스탈린은 도대체 그때 왜 그런 어이없는 판단을 내렸을까하는 결정을 책을 읽다보면 자주 목격하게 돼는데.


첫번째로 이해하기 힘든 사실..

스탈린은 41년  6월 22일 독일이 바르바로사작전을 개시하기 전부터 줄기차게 여러 경로로 독일이 침공해들어올것이다라는
첩보를 받습니다. 그런데 스탈린은 이 첩보들을 도리어 독일의 스파이들이 독일과 소련간의 불가침조약을 파기하려는
거짓정보다라고 봅니다. 독일이 침공할것이다라는 정보를 준사람들을 도리어 숙청시킨다던지 좌천시켜버리더군요.
심지어는 전쟁초기 전쟁이 개시되었다는 보고조차도 묵살하다가 빼도박도 못하는 공격보고가 들어오자 첫번째로보인
스탈린의 반응은 자신의 휴양지인 다차로 피신이었죠. 보다못한 보좌진들이 다차로 직접 스탈린을 보러갔는데..
그의 반응. "그는 너무나 이상한 표정을 짓고 있었고, 그의 질문도 아주 기묘했다. 스탈린은 자기가 체보당하는 줄 알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미코얀의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그를 체포하는 대신에 몰로토프는 스탈린에게 전시 최고 의사결정기관으로
국가방위위원회를 설립하자는 제안이 있다고 전달했다. 스탈린은 또 물었다. "누가 위원장이오?" 몰로토프와 비밀경찰국장 베리야는
당연히 스탈린이 위원장을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탈린은 순간 놀라면서도 안도하는 것처럼 보였다." (66~67쪽)
이쯤되면 스탈린은 스스로의 판단이 너무나 잘못된 것이어서 도리어 자신이 스파이혐의로 체포될지도 모른다고 두려워했다는 이야기.
 

둘째..

원래부터 히틀러는 러시아의 겨울이 작전을 실패시킬수있는 요소가 되리라고 판단했음에도 불구하고
유고슬라비아와 그리스에서의 반란을 진압하기 위해서 작전의 시작을 한달가량 유예합니다. 일단 여기서부터 판단미스가 있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련은 스탈린의 덕택?으로 워낙에 무방비상태였었고 더군다나 구데리안등에 의한 전격전전술을
구사한 독일은 작전초반 승승장구 동쪽으로 진격해 나갑니다.
그러다가 모스크바를 목전에두고 모스크바로 곧바로 진격해들어가지 않고 키에프지역을 점령하느라 시간을 또다시 허비합니다.
구데리안의 강력한 항의가 있었음에도 묵살. 결국 모스크바로의 진격은 가을까지 지체되었는데..
마침 가을비가 퍼부어서 모스크바로 향하는 길은 진흙탕이 되어버렸다고 하더군요. 어찌어찌해서 모스크바시가 앞 40km까지 진군하였으나
그때는 이미 11월. 러시아의 혹독한 겨울이 시작되었다는 이야기. 그런데 유독 1941년의 러시아는 보기드문 혹한기의 날씨를 시전함.
영하 2~30도까지 떨어지기 일수였다고. 그럼에도 독일군은 겨울철 전투에 대한 방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아서
동사하는 병사가 속출. 구데리안이 또다시 히틀러에게 항의하자 히틀러는 구데리안을 아예 짤라버림. 결국 1942년 봄 작전실패를 선언.
그다음 벌어진 스탈린그라드 전투역시 또다시 겨울까지 전투가 지속되면서 실패. 그 결과 독일의 전력을 대부분 독소전에 소모하게 됨으로써
독일의 패전으로 귀결. 

셋째...

이건 독일과 러시아라기보다는 일본쪽 에러인데 러시아의 서쪽에서 독일이 전면전을 벌이고 있을때 스탈린이 가장 촉각을 곤두세운게
바로 극동지역이었죠. 만약 독일과의 전쟁중에 일본이 극동지역에서 쳐들어온다면 양쪽에서 협공을 당하게 되므로 사면초가에 빠지게 되는데
일본은 수수방관만하고있다가 도리어 미국과의 전투를 시작함. 만약 일본이 독일과 비슷한 시기에 만주군을 이용해 작전을 펼쳤다면 
소련은 모스크바공방전에서 결코 버텨내지 못했겠더군요. 모스크바공방전의 총 책임자인 주코프도 노몬한전투에서 일본을 물리쳤던 
극동지역 장군출신이었고 일본이 공격해오지 않을것이라는 첩보를 받은 소련은 시베리아부대를 모스크바공방전에 투입해서 결정적인
승리를 이끌어 낼수있었다고. 만약 일본의 공격이 있었다면 결과론이지만 전쟁의 향배는 완전히 달라졌을거라는.. 
이렇게 중요한 첩보를 제공한 러시아의 스파이인 리하르트 조르게는 결국 일본에 꼬리를 잡혀 체포되었는데 나중에 일본이 포로교환협상용으로
소련과 딜을 시도하였으나 "그친구가 누군데? 난 몰라"로 일관. 결국은 사형당했다고. 


그밖에도 이 책을 읽다보면 참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많이 벌어졌더군요. 히틀러와 스탈린이라는 희대의 폭군들이 역사상 최대의 군대(독일과 소련을 합쳐서 모스크바 공방전에는 약 700만명이 동원되었고 250만명이 사망했다고 하더군요. 스탈린그라드나 레닌그라드전투등에 비해서 
그동안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지만 사실상 모스크바공방전은 세계사최대의 전투였다고 합니다)를 동원하여 벌인 전투인 셈인데..
이 전투가 그동안 감춰진 전투가 되어온 이유는 이 전투를 파고들다보면 제가 첫번째로 예를든 스탈린의 실책이 드러날수밖에 없었기때문에
소련에서는 이 전투를 스탈린그라드전투등과는 달리 감추고싶은 역사였다고 하더군요. 

저자의 소설처럼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전개와 더불어서
중간중간 전투에 직접 참여했던 생존자들의 생생한 증언도 들어볼수있어서 책의 재미를 더욱 배가시키고 있더군요.
베팍의 역덕후나 밀덕후분들이라면 분명 재미있게  읽어보실수 있을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