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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경기와 주식시장을 전망하는 글하나 퍼와봅니다.

장하준씨의 글을 길게 인용한게 눈에 뜨이는군요.

글쓴분의 결론은 결국 내년도 올해 하반기와 같은 강세장이 펼쳐지리라는 예상이네요.
 
개인적으로도 최소한 내년 1사분기까지는 계속 강세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주식하시는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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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5일 기획재정부를 비롯한 경제부처로부터 2011년 경제정책방향을 보고 받는 자리에서 내년 경제성장률 5% 달성과 물가 3% 유지를 목표로 세웠다(성장률은 민간 경제연구소 예상보다 1%포인트 높다). 아울러 이명박 대통령은 "서민 물가 안정은 사전에 노력하면 어느 정도는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며 "물가는 선제적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가를 잡고 일자리 창출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것이 서민대책이다"고 말했다.(아시아경제 2010-12-16)

MB정부의 내년 경제 목표는 한마디로 성장과 물가안정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것이다. 과연 이것이 가능할까?

오비이락이라고, CJ제일제당이 이번 주 안에 설탕값을 9.8∼9.9% 올린다는 뉴스가 나왔다. 국제 원당 가격을 반영하기 위한 것이란다. 기획재정부와 협의 중이라고는 하나, 한 자리 수 이내 인상폭인 9.8%로 이미 조율을 마친 상태로 알려졌다. CJ제일제당이 설탕값을 올릴 경우 설탕을 공급하는 삼양사, 대한제당도 잇따라 인상을 결정할 전망이다. 제당업계는 지난 8월 설탕값을 8%대 인상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설탕값 인상으로 설탕을 주 원료로 쓰는 제과·제빵·음료업체 등도 제품 가격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SBS뉴스, 파이낸셜타임즈 2010-12-22)

어찌된 건지 MB가 애용하는 ‘선제적 대응’ 전략이 이번엔 전혀 먹히지 않았다. "물가는 선제적 전략이 필요하다"는 대통령의 말이 나온 지 일주일 밖에 되지 않았는데, 그 말을 비웃기라도 하듯 서민 물가에 피부가 맞닿아 있는 설탕값을 자그마치 10%나 올린다는 거다.

12월 초 조선위클리비즈에 내년도 세계 경제를 전망해 보는데 상당히 의미 있는 칼럼이 실렸다. SC제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 오석태 씨가 필자다. 그는 컬럼에서 세계 경제에 ‘골디락스’ 시대가 다시 온다고 주장했다. 골디락스(goldilocks)란 영국의 전래 동화에 나오는 소녀의 이름에서 유래된 용어로서, 너무 뜨겁지도 않고 너무 차갑지도 않은 경제 호황을 의미한다. 간단히 말하자면 ‘저물가 속의 고성장’ 경제 상태를 뜻한다. 이에 관해 오석태 씨는 이렇게 말한다.

지난 가을 세계 증시의 강세장 역시 골디락스로 설명 가능하다.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의 경기 부진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유동성 공급, 그리고 중국의 변함 없는 고성장에 관심을 기울였다. 선진국의 저성장과 디플레이션 우려, 그리고 신흥시장국의 고성장과 인플레이션 우려를 섞으면 골디락스가 도출된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골디락스의 지속을 예상하고 있다. 선진국의 저성장, 신흥시장국의 고성장이라는 구조가 몇 년 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근거에서다. 미국의 양적 완화 조치가 발표된 후 금융시장은 조정을 보이고 있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선진국의 유동성과 신흥시장국의 경기 호조가 결합해 강세장이 조만간 다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여러 가지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에서 지속되고 있는 낙관론의 근거가 바로 골디락스인 것이다. ............

경제 회복의 뚜렷한 증거가 없는데도 미국이 인플레이션 기대를 미리 억제하기 위해 긴축을 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맥락에서 많은 이들이 유가 상승에 대해 우려하는 듯하다. 그러나 선진국에서 인플레이션 기대가 쉽게 커지지는 않을 것이다. 최근 논란이 된 미국의 2차 양적 완화 조치는 인플레이션 기대를 낮추기는커녕 오히려 높이기 위한 것이었다. 미 연준은 유가가 높다는 이유만으로 금리를 올리지는 않는다. 연준은 2008년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에 이를 때도 저금리 기조를 유지했었다. ...............

세계 경제에 골디락스가 지속될 것인가? 결국 나의 답은 "그렇다"이다. 다만 한 가지 점검할 요소는 중국의 자산시장 거품 가능성이다. 금융위기 이후 지난 2년간 중국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은 자연스럽게 거품 우려를 낳고 있다. 물론 중국 정부는 긴축 정책을 통해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구조적인 고성장이 지속되는 중국에서 전국 규모의 자산 거품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설득력이 있다. 어쨌든 향후 몇 년 동안 세계 금융시장이 가장 주목해야 할 위험은 중국의 자산 거품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국제 유가가 상승이 지속되는 가운데, 오늘 중국이 유가 인상을 단행해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준율 연속 인상을 통한 중국의 통화 긴축 정책도 유가 상승만큼은 막지 못하는가 보다. 원유를 비롯한 에너지 수입이 전체 수입액의 30%가 넘는 우리나라가 이를 어찌 피할 수 있을지 방법이 묘연하다.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정부의 경제정책에 따라 통화량을 신축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실질적인 국가 은행이다(주류경제학에 의해 독립성이 강요된 한국은행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중국 정부는 미국의 링컨 대통령이 그토록 원했던 ‘그린백시스템’을 채용해 자국 경제 발전에 이용하는 거의 유일한 나라다. 오석태 씨의 우려와는 달리, 그린백시스템 덕분에 중국의 인플레이션은 중국 경제 성장에 오히려 이로운 측면이 강하다. 외국 자본 규제를 통해 자본시장의 통제권을 확실히 쥐고 있기 때문에 자산 시장 거품도 크게 우려할 게 못 된다. 자본시장의 주도권을 외국자본에게 내준 한국의 상황과는 원천적으로 비교가 불가능하다. 결국 내년 중국은 골디락스 경제가 아닌 고물가 속의 고성장이 예상되지만 문제될 게 없다. 중국 정부가 의도한 방향과 어긋나지 않는 것이다.

여러 정황으로 미루어 볼 때, 내년의 한국 경제 역시 골디락스 경제를 즐기기는 어려울 것 같다. 중국보다는 덜하겠지만 물가가 정부 목표보다 한참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굳이 말하자면 최소 5% 로 예상된다. 한국의 경제 수준에서 말하면 중국과 마찬가지로 고물가 속의 고성장이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7주째 베스트셀러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장하준 교수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에 지금까지 논의를 윤택하게 해줄 인플레이션 관련 테마가 있다. 책에서 ‘그들(주류경제학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인플레이션은 경제 부문의 공공의 적 1호였다. .......... 물가상승률이 높고 변동이 심하면 경제가 불안정해져 투자가 부진해지고 결과적으로 성장이 둔화되었다. 다행이도 1990년대 이후 세상은 인플레이션이라는 괴물을 길들이는 데 성공했다. 정부 예산 적자를 더 엄격히 다스리고, 중앙은행을 독립시켜 인플레이션 억제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한 나라들이 많아지면서 가능해진 일이다. 경제 안정이 장기 투자와 경제 성장에 필수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인플레이션이라는 맹수를 길들인 것은 장기 번영의 초석을 놓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장하준 교수는 ‘그들’이 이런 말은 하지 않는다고 한다.

“인플레이션을 길들였는지는 모르지만 세계 경제는 상당히 더 불안해졌다. .......... 그 사이에 수 많은 금융위기가 발생했다. 2008년 금융위기도 그 한 예이다. 인플에이션 잡기에 집착하면서 우리는 완전 고용이나 경제 성장 같은 중요한 문제에 충분히 신경 쓰지 못했다. ........... 물가 안정이 성장의 전제 조건이라고들 주장하지만, 1990년대 이후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정책들이 성장을 둔화시켰기 때문이다.”

계속해서 인플레이션에 관한 오해와 진실을 장 교수는 이렇게 얘기한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을 2~3 퍼센트 이하로 끌어내리기 위해 사용하는 정책들이 실제로는 투자를 저해하는 부작용을 낳았다. 실질 금리가 10% 이상에 달하면 투자자들은 실물 투자를 꺼린다. 어디에 투자해도 7% 이상의 이윤을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유일하게 이윤을 많이 낼 수 있는 방법은 고위험, 고수익의 금융자산에 투자하는 것뿐이다. 금융투자로 창출된 성장은 오래 계속되지 못한다. 실물 부문에 대한 장기 투자로 뒷받침되지 않는 금융투자는 2008년 금융위기에서 드러난 것처럼 사상누각이기 때문이다.”

“1980년대에는 선진국들 역시 고용 불안이 커졌다. 다른 무엇보다도 인플레이션 억제에 초점을 맞춘 긴축 정책 때문에 실업이 늘었기 때문이다. ........ 문제는 물가 안정이 경제 안정도를 측정하는 여러 지표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사람들의 삶을 흔드는 가장 큰 사건은 일자리를 잃거나, 하는 일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 혹은 금융 위기가 닥쳐 집을 차압 당하는 것들이다. ......... 가슴에 손을 얹고 솔직히 말해 보자. 물가상승률이 2%일 때나 4%일 때의 차이를 느낀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물가 안정과 잦은 금융 위기, 고용 불안 증대 등 물가로 표시되지 않는 경제 불안 요소들이 공존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이 현상들은 모두 자유시장 정책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 로고프와 라인하트는 금융 위기를 겪은 나라의 비율과 자유로운 국제적 자본 이동의 허용 정도 사이에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말한다. 국경에 구애 받지 않고 자본을 자유롭게 이동시키면 자본의 이용 효율이 높아진다고 말하는 자유시장 경제학자들은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을 또 하나의 중요한 목표로 삼는다. 따라서 자유시장주의자들은 모든 나라에게 자본 시장을 개방하라는 압력을 꾸준히 가해 왔다. .......... 신자유주의 정책 패키지로 알려진 일련의 정책들은 낮은 인플레이션, 자유로운 자본 이동, (노동시장 유연성이라는 미사여구로 표현되는) 높은 고용 불안정성 등을 중시한다. 이 정책들은 근본적으로 금융 자산 보유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입안된 것들이다. 인플레이션을 억제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은 금융 자산의 수익은 명목상 고정되어 있어 물가가 오르면 상대적으로 수익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또한 금융자산은 물적, 인적 자산보다 더 신속하게 이동시킬 수 있는 성질 덕분에 다른 자산에 비해 더 높은 이윤을 낼 수 있다. 바로 이런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자본 이동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한편 노동시장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노동자들의 고용, 해고 절차를 쉽게 하면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쉬어져서 당장 보기 좋은 대차대조표를 만들기가 용이해지므로 이에 따라 기업 매매가 원활해져 높은 금융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장하준 교수는 인플레이션 논의의 여정을 이런 말로 끝맺는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강박관념은 이제 잊어버리자. 인플레이션은 장기적 안정, 경제 성장, 그리고 인류의 행복을 희생해서 금융 자산 보유자들에게 유리한 정책을 추진하려는 사람들이 대중을 겁주기 위해 사용해 온 ‘무서운 망태 할아범’ 같은 것에 불과하다.”

길게 인용했지만, 답은 이미 나왔다. 정부는 내년에 물가와 성장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없다면 당연히 물가를 포기해야 하며, 또 그렇게 할 것이다. 앞서 인용한 오석태 씨의 칼럼에 나타났듯이, ‘최근 논란이 된 미국의 2차 양적 완화 조치도 인플레이션 기대를 높이기 위한 것’이 함의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지 못할 정도로 대한민국 경제 관료들이 개념 없는 존재들은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증시를 주도하는 외국자본에게 국내 인플레이션은 별 의미가 없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이라면 모를까.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환율과 경제성장률 그리고 남북한 정치안정 세가지 정도일 것이다. 2011년 코스피 상승 지속을 암시하는 단서가 여기에서도 발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