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메의 덕목 - 적응력과 관용
- 작성일
- 11-01-26 22:58
저는 일단 잘 때 코를 곤다는 결정적인 결격 사유가 있어서
좋은 룸메가 되기엔 에시당초 글렀지만~
어뜨케 하믄 진상 룸메로 기억되지 않겠는가에 대한 썰을 잠시 풀어 봅니다.
사실
다년간의 경험을 비추어 볼 때,
저는 딱히 같이 살기 짜증난다 싶은 룸메는 없었고
(간헐적으로 짜증을 유발하는 시츄에이숑이 있긴 했지만,
룸메 교체를 생각할 정도로 길게 상습적으로 지속되지는 않았다는 얘기입니다.)
친구 누구는 유독 같이 사는 넘마다 진상이 걸리는 게~~
그 친구가 처신을 잘못했다거나 한 건 아닌데
제가 한 번 같이 살아봤더니
저하고도 부딪힘이 있더군요 ㅎ
좀 깔끔떨기도 하고 깍쟁이 같은 머 그런 스탈이 있었뜸
각설하고,
한 마디로 얘기하자면,
상대가 진상이어서 진상이 아니라
자신이 상대를 진상으로 만드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머 그런 얘기입니다.
일단은 삼세번까지 참아 보고, 그래도 개선의 여지가 안보인다던가
내가 상습적으로 짜증을 낼 수 있겠구나 싶을 때
정중히 상대방에게 이러이러한 습관은 내가 좀 불편하다 정도의 뉘앙스로 양해를 구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상대도 상진상이 아닌 바에야 수긍을 하고, 행동 패턴을 바꾸겠죠.
진상에는 진상으로 대응한다고 이열치열 전략을 쓰셨다간
상당량의 스트레스와 함께 이사의 귀차니즘과 함께 파국을 맞을지도....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기 땜에
상대의 진상짓이 좀 맘에 안들지라도
몇 번 참아 주다 보면 어 이거 참을만 한데 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거등요.
저 같은 경우는
바로 작년까지 같이 방을 썼던 룸메이트랑 3년 넘게 같이 썼는데
생활 패턴도 비슷하고 해서 굉장히 잘 지냈습니다. 일면식도 없었던 데다 2살 차이남에도
근데 처음에는 룸메 배정받고 딱 거슬렸던 게
그 친구의 체취가;;; 강하게 나서.... 상당히 당황스러웠어요.
안씻어서 나는 냄새가 아니라
그냥 자연스러운 체취인데, 유독 좀 거슬리더군요.
이걸 말을 할 수도 없고 냄새는 나고 한 3일 고민 했었는데
살다보니 그런 냄새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코가 적응을 했어요 ㅎㅎ
물론, 저의 무한 적응력이 벗어나는 사례도 있었으니....
그거슨 외쿡인의 체취;;;;
옆동네 연구실에 터키 학생이 있었는데
성격은 무척 좋은 분이었지만,
여름에는 한 방에서 미팅을 가지기 괴로울 정도로 체취가 강하게 났었던.....
한국인은 마늘 냄새 난다던데
진짜 외국인 입장에서는 지독하게 느낄 것도 같아여;;; 역지사지를 그 때 체험했.....
룸메 같이 매일 자극을 주던 게 아니고
일주일에 한 번씩 간헐적으로 자극을 주어서인지...
그 횽 졸업할 때까지도 체취에 적응을 못했......
위의 이야기는 인종 차별적인 뉘앙스는 절대 아닙니다;
사람의 코라는 게 참 신기하단 말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