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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꼼수 비판을 듣고 있으면 나꼼수를 싫어하는 건가, 대중을 싫어하는 건가...싶을 때가 많습니다. 비판을 보면 이 경계가 애매할 때가 많은데, 제가 나꼼수를 애청해서 그런지 몰라도, 나꼼수가 비판받을 지점은 생각보다 협소합니다. 그래서 비판을 보면 많은 사람들이 나꼼수에 호응하는 사람들을 비판합니다.

그런데 확률적으로 보면 말입니다, 조금은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어떤 진영이든 독특한 영역의 사람들이 있어요.  물론 이 독특한 영역이란 게 나쁘다고는 말할 수도 없죠. 어떤 문제에 있어서 돌출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일 뿐 또 다른 문제에는 무감하거나, 나름 합리적으로 대응하시는 분들 많더군요. 하여튼 어느 진영이나 있는 작은 부분을 두고 비판의 날을 세우는 건 아닌가 싶어요.

다른 관점에선 더 나아가 대중 자체를 혐오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의 사람들도 있는데... (제가 위에서 말한 것처럼 이 또한 독특한 영역일 수는 있습니다.) '나꼼수가 대중을 호도해 큰 위험을 야기할 수 있다'고 말하는 걸 보면 나꼼수가 그렇게 대단한 건가 싶기도 하고, 대중이란 게 그렇게 수동적으로 끌려가는 사람들인가 의문이기도 해요. 그렇게 수동적으로 빠르게 끌려가는 사람들이었으면, 우리나라가 이렇진 않았겠죠.

제가 생각하는 건 결국 나 자신도 대중의 한 명일뿐이지 않나 싶어요. 지식인이란 사람도 마찬가지구요. 나꼼수가 잘못 이끄는 대중을 바로 잡는다는 인식도 보이기도 하는데, 사람이란게 그리 쉽게 바로 잡히던가요. 제가 10년간 백여 명의 학생을 가르쳤지만, 제 맘대로 되는 사람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제 맘대로 안됐지만 한 명씩 살펴보면 각자 다 잘났고, 그 맛에 제멋대로 살고 그래요. 또 실제 잘 살기도 하고요.

그런데 곰곰히 보면 이렇게 잘난 사람들이 모인 '대중'이란 집합체가 희안하게도 엄청난 오명을 뒤집어 쓰고 있단 말이죠. 파시즘에 경도될 우려가 있는 사람, 마초, 콘크리트, 반대로는 꼴페미, 입진보 이런 식으로 말이죠.

도대체 "나꼼수를 지지하는 위험한 사람들"의 실체가 뭔지 참 궁금합니다. 2000년대 초 별 이상한 소리를 다하는 사람들이 '네티즌'이었죠. 언론에서 라벨링한 것인데, 자기가 쓰기 편한대로 멘트 가져다 쓰고 네티즌이 이상한 소리한다라고 말하면서 생긴 희안한 집단이었죠. 제가 그래서 친구들에게 '내가 네티즌이다'라고 농치고 그랬습니다. 실체 없는 비판은 뭘 가르키는 지도 모르겠고, 좀 더 나아가면 그냥 대중 혐오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자기 생각과 다른 '마초', '꼴페미, '좌빨' ,'콘크리트', '입진보', '파시스트' 등의 불특정 다수 집단을 상대로 말이죠.

적어도 '지식인 입네' 하며 조금 세상이 달라지길 원한다면, 조금 더 촘촘히 대상을 세우고 비판해야 하는 건 아닌가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