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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전에 아버지께서 갑작스럽게 암 판정을 받으셨어요.

제 고향 근처에 동남권원자력병원이 새로 개원을 했는데

개원 기념으로 인근 지역 노인들을 대상으로 무료 건강검진을

해줬습니다.


거기서 아버지께서 폐암 판정을 받으셨어요.

어떤 자각 증상이 있지도 않은 상태여서 정밀 검진이 아니었으면

발견하지 못했을 겁니다.


처음엔 작은 양성 조직으로 봤는데, 의사 권유로 조직 검사 끝에

암인게 밝혀졌어요. 최종 검사까진 초기에다 다른 곳으로의

전이가 없는 것으로 진단이 나왔습니다만 의사 말로는 어쨌든

수술을 들어가봐야 최종적으로 확정할 수 있다고 해서 계속

일말의 불안감이 있었습니다. 1기인 줄 알았는데 열어보니

말기일 수도 있고, 말기인 줄 알았는데 실제 수술 들어가보니

2,3기더라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네요. 수술 외 진단은 사실

그림자를 통해 판단하는 것과 같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오늘 오후 수술 들어가서 1기인 것이 확정이 되고

왼 쪽 폐의 1/3을 들어내는 수술이 잘됐습니다. 폐암이 매우

까다로운 편인데 다행히도 1기에다, 조기 발견되고 위치도

상단부라 수술도 어렵지 않다고 합니다.

의사 말로는 재발없이 완치 가능성이 70% 이상이라고 합니다.
 

그 동안 이 것 때문에 머리가 꽉 잠겨있었어요.

제가 서울에 따로 떨어져 있어서 잠시 내려갔다 오는 것 빼고는

따로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마음은 편치 않고, 혹시 하는 생각이

수시로 머리를 점령해서 2주가 어떻게 지나왔는지 모르겠네요.


지금은 중환자실에 계시고 내일은 일반 병실로 옮기신다네요.

저는 일 때문에 오늘 수술 때는 곁에 있지 못했습니다.

내일 다시 내려가서 뵐 예정입니다.

현재로선 수술도 잘 끝나고, 앞으로의 예후만 잘 지켜내면

되는데 이 모든 것이 희망대로 잘 진행되기를 바랍니다.


한 번 쯤 베팍에 글을 올릴까 하다가 혹시나 괜히 동티가 나지

않을까 싶어 수술이 잘 끝났다는 말을 들을 때 까지 미뤄두고 있었어요.


한 시름 내려 놓고 ...

세상 속에 존재하는 모든 긍정적인 힘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