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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바둑 팬이면 이름은 아실겁니다.

서능욱 9단.
별명 손오공, 손바람.
초 속기와 공격 바둑의 달인.
하지만 손바람이란 별명에서 알 수 있듯이
속기와 지나친 공격성 탓에 덜컥 수가 많아,
그 흠결 탓에 큰 판 앞에서 언제나 눈물로 물러났던 기사였죠.
40년 기사 생활 동안 준우승만 13회.













그런데 작년 2011년 12월 27일 제 2기 대주배
프로시니어 최강자전 결승에서
서능욱 9단이 조훈현 9단에게 불계승을 거뒀습니다.

1972년 중학생 때 프로에 입단해 천재라는 기대를 받았지만
40년 바둑 인생에서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죠.


40년 기사 생활에서 결승에 13번 올라 준우승만 13번 했죠.

12번을 당대 최고의 기사이던 조훈현에게 패했으며,
나머지 한 번은 이창호에게 패했습니다.

그 이 후엔 한 번도 결승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비록 시니어 대회지만 한국 바둑사를 호령하던 쟁쟁한 기사들의 대회에서
입단 40년 만에 꿈에 그리던 첫 우승을 거뒀습니다.











TV에서 바둑 해설자로도 오랫동안 활약했습니다.
그런 서능욱 9단이 조훈현, 서봉수, 이창호, 유창혁 등등
당대를 호령하던 기사들의 결승 대국을 해설하면서
자주 하던 말이 있었습니다.


'저 순간에 저리 침착하네요. 저 같았으면 손바람이 일어서
덜컥 수를 뒀을 텐데요. 그렇게 해서 진 적이 많아요.'


웃으며 하는 말이었지만 그 속에서 수 없이 자신을 자책했을겁니다.



그리고 입단 40년 만에 12번 결승에서 만나 12번 그를 패퇴시켰던
천하의 조훈현을 상태로 13번째 결승 대국에서 불계승을 거두고
우승했습니다.

조훈현이 175수 만에 돌을 거두자 서능욱 9단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한동안 반상을 바라보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 순간에 그의 마음 속에선 어떤 것이 스쳐가고 있었는지
저로선 감히 짐작하기 힘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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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축하합니다. 서능욱 9단님.
언제나 시대의 강자들에 가린 2인자였지만 당신의 팬이었습니다.
지천명을 훌쩍 넘긴 나이에 거둔 이 위대한 첫 우승을 정말 축하합니다.




우승 인터뷰에서 서능욱 9단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