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데모를 하지 않는 이유
- 작성일
- 11-04-29 20:38
일본사람들은 60년대 전공투세대이후로 데모 다시말해 시위를 잘 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실 60년대의 시위도 다수의 일본인들의 성향이 반영된 것이라기보다는 당시 전세계적으로 번졌던
베트남반전시위와 68혁명과같은 시대적 분위기와 맞물려서 형성된 일시적 현상이라고 할수있습니다.
이런 특수한 경우를 빼곤 사실 일본사람들은 어지간해서는 데모를 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일본이라는 근대국가의 형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일본은 원래 메이지이전에는 막부를 중심으로한 봉건세력이 각지방에 자치적 공동체를 유지하였던 곳이죠.
그런데 소위 "대정봉환"이라고 불리우는 에도막부에서 천황으로의 통치권이양이 성공한후 막부가 몰락하고
왕정복고가 성공하게 됩니다. 이를 통해 메이지유신이 단행되면서 일본의 전통사회는 급속히 해체하게 되죠.
이러한 전통사회의 급속한 해체는 아이러니하게도 당시 서양세력의 침입을 견제하고 막부를 타도하기 위한
사이고다카모리西鄕隆盛나 사카모토 료마板本龍馬와 같은 무사계급에 의해 주도되었는데 때문에 엄밀히 말하자면
메이지유신은 단순히 앞선 서양의 문물을 배워 부국강병을 이루자는 원대한 애국적?포부에서였다기보다는
(특히 사이고다카모리의 경우) 에도막부에게서 권력을 회수하기위한 무사계급들간의 권력쟁탈전의 성격이 더 강했다고 보는게 정확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권력투쟁이 서양문물이라고 하는 강력한 외부 혹은 타자가 개입되면서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스스로의 전통적 기반을 뿌리채 뒤흔드는 결과로 이어지고 말았던 것이죠. 이러한 예기치않은 결말에 당혹한
사이고다카모리는 반란을 시도했지만 결과적으로 이는 일본내부에 잔존해있던 무사계급을 중심으로한 전통사회의
'근대'에 대항한 최후의 반란이 되고 말았죠.
이처럼 일본은 메이지유신이라는 혁신을 통해 급속히 근대화 혹은 서구화를 이룰수 있었지만 그 결과 전통사회와 단절되면서
메이지유신이후에 형성된 '근대국가'가 전통사회를 대신하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이러한 전통사회의 붕괴를 통한 근대국가로의 흡수라는 방식은 급속한 근대화를 가능케하였지만 한편으로는
개별적인 자치적 공동체의 몰락을 야기하게됩니다. 이는 유럽에서의 근대화가 자치 도시나 협동조합같은 (부르주아주도의)시민사회내부에서
주도적으로 이루어진 것과는 다른 방식입니다.
이와같이 일본의 근대화는 기존의 지배질서를 뒤엎는 유럽적인 자율적 시민사회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문제점을 안고 출발하였던 것인데
이러한 자율적이고 중간계급적인 시민사회의 공백은 결과적으로 국가와 사회를 대립적이고 갈등적인 관계로 생각하기보다는
국가=전체사회라고하는 동일시의 환상이 일본인들 사이에 지배적 관념으로 자리잡게 되었던 것입니다.
더우기 메이지유신이후 군부세력이 일본을 통치하게되면서 천황의 권위를 이용해 대중을 동원하려한 군부의 선전선동이 개입하였고
국가의 이미지는 이제 천황이라고하는 國父의 형상으로까지 비춰지게 됩니다.
때문에 일본인들에게 국가는 시민사회 혹은 민주주의의 원칙과 때로는 갈등하며 대립할 수 있는 대상이라기보다는
자신을 키우고 돌보는 아버지 혹은 가장으로서의 이미지로 강하게 자리잡아왔다고 볼수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자신을 가족처럼 돌보는 가장(과같은 국가)에게 반기를 들고 불복종을 하는 것은 있을수 없는 일로서 비취지게 된 것이지요.
더군다나 일본은 90년대이후 고이즈미정권과같은 보수파가 득세하면서 신자유주의의 전세계적 유행을 등에 엎고
소위 개혁이라고하는 이미지를 사용해 일본내에 그나마 잔존해 있던 자율적 조직과 단체(국노國勞나 창가학회등)를 해체하는
작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기에 이릅니다. 그 이후 일본은 데모없는 나라가 되었던 것이지요.
이 때문에 가라타니고진은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데모를 해야한다(<정치를 말한다> 가라타니고진 참조)"고 역설하였던 것이지요.
다만 최근 대지진이후 일본에 원전에 대한 반대가 거세어지면서 원전반대시위에 1만명 이상이 참가하는등 전에 없었던 새로운 현상이
보인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 정도는 일본의 이러한 '데모를 하지않는 경향'을 결정적으로 반전시키는 정도라고는 할수 없겠고 오히려
그렇게 당하고도 그것밖에 안하나하는 의구심을 들게 할 정도라고 할수있지요.
지금까지 일본이야기를 했습니다만 사실 한국도 근대화과정을 보면 일본처럼 시민사회내부에서 자발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기보다는
열강들에 의해 도입된 것이기에 일본처럼 민주주의의 기반이 취약하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한국은 이유야 어찌되었건 일본과는달리
왕정이 폐지되었고 식민지시대를 거치면서 민족주의=보수주의의 등식이 성립하지 않은 주변부적 성격이 오히려 약이된 케이스라고 할수있습니다. 한국의 경우 식민지경험이 국가혹은 정부가 민족적 정체성을 해치는 '외세의 개입'으로 보여질수있는 단초를 제공하였기 때문이죠.
이러한 주변부성이 419혁명이랄지 6월항쟁 혹은 가까이는 촛불시위등과같은 반정부적 시위의 역사적 배경이 되지 않았나 하는 추측을 해보게 됩니다.
사실 60년대의 시위도 다수의 일본인들의 성향이 반영된 것이라기보다는 당시 전세계적으로 번졌던
베트남반전시위와 68혁명과같은 시대적 분위기와 맞물려서 형성된 일시적 현상이라고 할수있습니다.
이런 특수한 경우를 빼곤 사실 일본사람들은 어지간해서는 데모를 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일본이라는 근대국가의 형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일본은 원래 메이지이전에는 막부를 중심으로한 봉건세력이 각지방에 자치적 공동체를 유지하였던 곳이죠.
그런데 소위 "대정봉환"이라고 불리우는 에도막부에서 천황으로의 통치권이양이 성공한후 막부가 몰락하고
왕정복고가 성공하게 됩니다. 이를 통해 메이지유신이 단행되면서 일본의 전통사회는 급속히 해체하게 되죠.
이러한 전통사회의 급속한 해체는 아이러니하게도 당시 서양세력의 침입을 견제하고 막부를 타도하기 위한
사이고다카모리西鄕隆盛나 사카모토 료마板本龍馬와 같은 무사계급에 의해 주도되었는데 때문에 엄밀히 말하자면
메이지유신은 단순히 앞선 서양의 문물을 배워 부국강병을 이루자는 원대한 애국적?포부에서였다기보다는
(특히 사이고다카모리의 경우) 에도막부에게서 권력을 회수하기위한 무사계급들간의 권력쟁탈전의 성격이 더 강했다고 보는게 정확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권력투쟁이 서양문물이라고 하는 강력한 외부 혹은 타자가 개입되면서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스스로의 전통적 기반을 뿌리채 뒤흔드는 결과로 이어지고 말았던 것이죠. 이러한 예기치않은 결말에 당혹한
사이고다카모리는 반란을 시도했지만 결과적으로 이는 일본내부에 잔존해있던 무사계급을 중심으로한 전통사회의
'근대'에 대항한 최후의 반란이 되고 말았죠.
이처럼 일본은 메이지유신이라는 혁신을 통해 급속히 근대화 혹은 서구화를 이룰수 있었지만 그 결과 전통사회와 단절되면서
메이지유신이후에 형성된 '근대국가'가 전통사회를 대신하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이러한 전통사회의 붕괴를 통한 근대국가로의 흡수라는 방식은 급속한 근대화를 가능케하였지만 한편으로는
개별적인 자치적 공동체의 몰락을 야기하게됩니다. 이는 유럽에서의 근대화가 자치 도시나 협동조합같은 (부르주아주도의)시민사회내부에서
주도적으로 이루어진 것과는 다른 방식입니다.
이와같이 일본의 근대화는 기존의 지배질서를 뒤엎는 유럽적인 자율적 시민사회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문제점을 안고 출발하였던 것인데
이러한 자율적이고 중간계급적인 시민사회의 공백은 결과적으로 국가와 사회를 대립적이고 갈등적인 관계로 생각하기보다는
국가=전체사회라고하는 동일시의 환상이 일본인들 사이에 지배적 관념으로 자리잡게 되었던 것입니다.
더우기 메이지유신이후 군부세력이 일본을 통치하게되면서 천황의 권위를 이용해 대중을 동원하려한 군부의 선전선동이 개입하였고
국가의 이미지는 이제 천황이라고하는 國父의 형상으로까지 비춰지게 됩니다.
때문에 일본인들에게 국가는 시민사회 혹은 민주주의의 원칙과 때로는 갈등하며 대립할 수 있는 대상이라기보다는
자신을 키우고 돌보는 아버지 혹은 가장으로서의 이미지로 강하게 자리잡아왔다고 볼수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자신을 가족처럼 돌보는 가장(과같은 국가)에게 반기를 들고 불복종을 하는 것은 있을수 없는 일로서 비취지게 된 것이지요.
더군다나 일본은 90년대이후 고이즈미정권과같은 보수파가 득세하면서 신자유주의의 전세계적 유행을 등에 엎고
소위 개혁이라고하는 이미지를 사용해 일본내에 그나마 잔존해 있던 자율적 조직과 단체(국노國勞나 창가학회등)를 해체하는
작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기에 이릅니다. 그 이후 일본은 데모없는 나라가 되었던 것이지요.
이 때문에 가라타니고진은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데모를 해야한다(<정치를 말한다> 가라타니고진 참조)"고 역설하였던 것이지요.
다만 최근 대지진이후 일본에 원전에 대한 반대가 거세어지면서 원전반대시위에 1만명 이상이 참가하는등 전에 없었던 새로운 현상이
보인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 정도는 일본의 이러한 '데모를 하지않는 경향'을 결정적으로 반전시키는 정도라고는 할수 없겠고 오히려
그렇게 당하고도 그것밖에 안하나하는 의구심을 들게 할 정도라고 할수있지요.
지금까지 일본이야기를 했습니다만 사실 한국도 근대화과정을 보면 일본처럼 시민사회내부에서 자발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기보다는
열강들에 의해 도입된 것이기에 일본처럼 민주주의의 기반이 취약하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한국은 이유야 어찌되었건 일본과는달리
왕정이 폐지되었고 식민지시대를 거치면서 민족주의=보수주의의 등식이 성립하지 않은 주변부적 성격이 오히려 약이된 케이스라고 할수있습니다. 한국의 경우 식민지경험이 국가혹은 정부가 민족적 정체성을 해치는 '외세의 개입'으로 보여질수있는 단초를 제공하였기 때문이죠.
이러한 주변부성이 419혁명이랄지 6월항쟁 혹은 가까이는 촛불시위등과같은 반정부적 시위의 역사적 배경이 되지 않았나 하는 추측을 해보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