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오늘 어제 대강 보니 베팍 옹들의 과거회상 시리즈 대표적인 두 줄기가


하나는 공부안하다가 성적 바닥찍기랑
하나는 대학생 시절 이하 때 풋풋한 첫사랑 이야기 정도군요.



아다시피 학창시절에는 쫌 놀아주는게 자랑이 되죠. 지금이야 하두 게임이 유행하니까 게임만렙 이런거도 소위 잘나간다의 기준이 되지만

뭐니뭐니해도 논다의 기준은 여자를 만나는 것, 대학교 때는 나이트 클럽에 자주가는 거더군요.



어린 마음에 저는 무척 억울했었습니다. 나도 많이 놀았는데(나도 공부 지지리 안하는데) 좀 노는 이야기하다보면 꼭 저 두가지로 수렴이 되고 그런 경험이 없으면

넌 좀 빠지고~

가 되는 것이었죠. 지금은 그때 그렇게 놀던 것들을 잉여력발휘라고 부르더군요. 당시엔 제대로 정립되어있지 않던 개념이었기 때문에 소외당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심지어 군대가서 점오 끝나고 신병들 밖에서 경험이야기하는 시간에도 저보다 두살 어린 병장을 앞에두고 할 말이 없더란 말이죠. 그래서 나는 디아블로의 소서러스 케릭 해킹당했을 때, 친구들한테 여자친구를 잃었다고(게임 케릭이라고는 말 안하고) 너무 괴로우니 술 좀 사달라고 해서 술 얻어먹었다는 이야기를 하니

그 이후로 아무도 점오 끝나고 자기 전에 제게 이야기를 걸지 않았 ㅠㅠ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정말 많이 변했다는 것을 느끼게 되는데, 

우선 하나는 저는 공부에 관한 이야기를 사석에서 나누게 되면, 시간을 낭비한 이야기나 공부 안한이야기보단 반대로 공부를 열심히 했던 이야기나 얼마나 처절하게 생활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게 되더군요. 

학생이 공부를 안하는 거는 자랑이 아니라는 것을 이제서야 깨달은 거죠. 제가 다른 일을 하고 있으면 학생 때 공부 안한 이야기로 추억팔이를 할 수도 있겠지만 여전히 학생이고 학생의 본분은 연구 및 공부이고, 




오랫동안 공부해온 사람들이, 특출나게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그나마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한다라는 것 외에는 어필할 수 있는게 없더란 말이죠. 꼭 열심히 한다기 보단 내 일에 프로페셔널하다라고 해야하나? 박사과정 정도면 프로페셔널 학생이니까요. 그래서 체질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어요. 


물론 다른 하나는 지금은 여자친구가 있고, 그로 인해 큰 제약을 받는 상태도 아니라는 거겠죠.


아 그러고보니 연애에 대해서도 상황이 많이 변했는데, 처음 사귀었을 때는 공부를 완전히 접고 연애에 몰두했죠. ㅎㅎ 이론을 하는 대학원생은 게을러지려면 정말 한없이 게을러질 수 있습니다. 특히나 당시 지도교수님이 학생을 크게 구속하는 스타일이 아니셨고, 좀 논다고 해도 처음 여자친구다라라는 걸 아시면 그냥 이해해주시는 그런 분이셨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게다가 유학 같이 준비하면서 제가 유학준비에 열정적이지도 않고(전 영어가 너무나도 싫었습니다) 그러니,
여자친구가 제 미래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지요. 직접적으로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게 결국 헤어짐의 원인이라고 생각해요. 대학원생 내지는 연구원의 생활을 잘 알고 있는 여자였기 때문에 더더욱 그런 생각을 했을 겁니다.


지금이야, 여자친구가 있어도, 내 공부가 일단 우선이니 그것에 대해 최대한 이해를 해달라는 말을 하면서 사귀죠. 그래서 반대로 너무 연구에 빠져사는 거 아니냐. 지나치게 하드워커다. 이런 얘기를 듣습니다. (사실 그렇지도 못하지만 말이에요)
 
제 미래에 대해 걱정하는 것은 저 자신이고 여자친구는 걱정하지 말라고 미래는 밝을거다라고 말해주고. 
 

전에 저와 같이 연구했던 포닥이 연구계를 떠났다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또 한명의 유능한 포닥이 연구를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역시 저한테는 놀라운 일이죠. 굉장히 똑똑하다고 생각했고, 논문도 많이 썼는데. 동료 포닥마저 놀랐다는 이야기를 해요. 근데 여러 대학에 교수 지원도 아니고, 포닥 지원을 했는데  다 떨어졌다고 하더라구요. 이런 일을 매학기 보다보면 걱정이 안되기가 어렵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