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오락실 게임 - 1980년(2)
- 작성일
- 09-02-05 15:02
뒤돌아 생각해 보면 80년대, 그리고 90년대에 오락실에는 ‘사방 천지가 할 만한 게임’이었다. 그 당시 나온 게임들은 대부분 나름대로의 재미를 담고 있던 게임으로, 지금 생각해 보면 어설프고 단순무식한 재미밖에 없었다고 하지만 지금 나오는 복잡한 게임들보다는 상당히 많은 재미들을 담고 있었다.
그래서 본인은 또래 친구들이나 게임을 좋아하는 선배들을 만나면 으레 그 때 했었던 재미있는 오락실 게임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그러면 밤새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만큼 그 소재와 당시 느꼈던 재미의 종류, 감흥은 다양하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면서 예전 했던 게임들의 그 순수했던 재미는 전혀 느낄 수가 없는 게 요즘의 현실이다. ‘종합 선물세트’가 되어서 등장하는 게임들은 많아졌고 화려한 그래픽과 눈이 휙휙 돌아갈 정도의 기술력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모으고 있지만, ‘100원으로 할 수 있는 재미’는 이제 없어진 것이 사실이다. 아케이드 게임장, 즉 오락실이 국내와 국외에서 눈에 띄게 모습을 없앤 이유가 거기에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저번 추억의 오락실 게임- 1980년대 편에서는 하이퍼 올림픽과 서커스, 그리고 제비우스를 살펴보았다. 당시 하이퍼 올림픽이나 서커스는 폭력성이나 선정성 등이 완전히 배제된 게임이었으며 ‘어둡고 불량학생들이 모이는’오락실의 이미지에는 맞지 않는 건전한 게임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사실 80년대에 등장했던 다수의 게임들은 상당한 폭력성을 담고 있었던 게임들도 인기를 끌었으며,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의 등장으로 아케이드 게임장의 전성시대를 활짝 열었다고 볼 수 있다.
자, 그렇다면 우리가 80년대 열광했던 오락실 게임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살펴보도록 하자.
- 파이널 파이트(1989. CAPCOM제작)
어떻게 보면 1980년대 게임이 아니라 1990년대 게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90년대에 진정한 횡스크롤 액션 게임의 로망을 느껴주게 했던 게임. ‘짤짤이’, ‘와리가리’, 그리고 그 당시 게임들에 꼭 하나씩 있었던 4차원의 중간급의 ‘꼼수’들이 여기저기에 숨겨져 있던 게임이 바로 파이널 파이트였으며, 캡콤의 아케이드 게임 전성시대를 열어 준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 가이냐, 코디냐? 둘 중 누구를 하느냐에 고민했던 시절
복싱 선수이자 해거의 딸인 제시카와의 모종의 썸씽이 있는 코디와 코디의 친구이자 닌자인 가이, 그리고 딸인 제시카가 납치되어 몸소 악당들과의 격투에 나서는 해거의 분투기를 그린 파이널 파이트는 쭉 빠진 밸런스형 캐릭터인 코디와 스피드형 캐릭터 가이, 그리고 파워형 캐릭터인 해거(물론 가장 인기가 없었지만)를 최고의 인기 캐릭터로 올려 두었으며, 원코인 클리어를 하기 위해 많은 게이머들의 사랑을 받았던 게임이었다. 더블드래곤과 액션게임의 양대산맥을 이룬 게임이기도 했다.
파이널 파이트의 진짜 재미라고 한다면, 바로 ‘와리가리’라고 불리는 얍삽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많은 게이머들이 그 플레이를 하고 난 뒤 오른쪽 손목과 왼쪽 손목에 부풀어 오른 근육을 붙잡고 즐거운 비명을 질러야 했던 플레이였다. ‘파이널 파이트를 하려면 기본으로 할 수 있는 플레이’라고 불렸던 것이 바로 와리가리였다.
와리가리란 조이스틱을 좌, 우로 이동하면서 두 대, 두 대씩 기본 연타를 때리는 방식으로 말하자면 이른바 ‘얍삽이’였다. 하지만 시스템의 버그를 이용한 4차원과는 달랐던 것으로 완전히 게이머의 조작실력이 없다면 흉내 낼 수 없었던, 엉성한 2D의 타이밍을 정확히 익혀야만 할 수 있는 스킬이었다. 본인 역시 이 파이널 파이트를 맨 처음 했을 때 이 스킬을 익히기 위해 엄청난 자금(?)을 투자했던 기억이 난다.
△ 첫 번째 보스였던 이 녀석은 언제나 이 포즈였던 기억이……
사실 파이널 파이트는 그리 뛰어난 밸런스를 갖춘 액션 게임은 아니었지만, 횡스크롤 액션의 단순한 재미를 대표적으로 국내 유저들에게 알려 준 시초격인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이후 우려먹기의 대명사로 거듭난 캡콤은 파이널 파이트의 엄청난 인기를 등에 업고 콘솔 게임인 슈퍼패미콤(SFC)로 90년 이식을 했으며 용량 문제로 가이를 캐릭터에서 제외했지만, 이후 팬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을 등에 업고 SFC로 다시 파이널 파이트 가이버전을 출시하기도 했다.
비록 80년대 최후반~90년대 나온 파이널 파이트였지만 그 인기세와 유저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게임으로 등극하여 90년대 중후반까지 오락실에서 그 모습을 볼 수 있었을 만큼 대단한 게임이었다.
- 천지를 먹다1(1989. CAPCOM제작)
역시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초반을 수놓았던 캡콤의 대표 횡스크롤 액션 게임 중 하나인 천지를 먹다의 첫 번째 작품 역시 앞서 소개했던 파이널 파이트와 마찬가지로 90년대 초반 횡스크롤 액션의 재미를 만 천하에 떨친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물론 유명세는 2가 더 많이 탔지만).
△ 다른 건 다 좋은데, 왜 관우가 백정 스타일로……?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던 소년점프에서 모토미야 히로시가 연재하던 만화를 기본 모티브로 하여 만든 게임으로, 원작이 만화라는 사실이 의외로 알려지지 않은 게임이다. 참고로 모토미야 히로시는 국내에서 인기리에 읽혔던 샐러리맨 킨타로(サラリ-マン金太郞, 국내명 멋진남자 김태랑)로 유명한 만화가다.
삼국지를 만화를 게임으로 촉군 4명의 장수인 유비, 관우(미염공이라기보다는 거의 백정과 가까운 이미지로 등장했다), 장비, 조운 4명의 캐릭터를 선택할 수 있었으며 천지를 먹다2에서는 1에서 썼던 캐릭터 일러스트 등을 사용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만화를 원작으로 했다는 느낌을 주지는 못했지만, 첫 번째 작품에서는 만화의 캐릭터를 도입했고 상황에 따른 표정 변화의 스틸컷을 볼 수 있다.
천지를 먹다1은 더블드래곤과 마찬가지로 사이드 체인지 버튼을 사용하여 오른쪽과 왼쪽을 공격할 때 마다 모션 체인지를 해야 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는 횡스크롤 액션 게임이었다. 그러나 한 가지 달랐던 것은 캐릭터들이 모두 말을 타고 등장하여 상당한 스피디한 횡스크롤 액션을 보여 주었다는 점이었다.
△ 최종보스 동탁을 베는 장비(장팔사모는 역시 번개!!)
또한 ‘천지를 먹다를 하기 위해서는 연타를 반드시 잘해야 한다’라는 말을 만들 정도로 유명한 보너스 게임을 만들었는데, 그것이 바로 만두와 고기 먹기 미니게임이었다. 많이 먹으면 먹을수록 컨티뉴 숫자가 늘어나는 형식을 취했던 이 미니게임은 엄청난 연타를 자랑했던 유저들 덕분에 오락실 주인아저씨들이 컨티뉴 숫자를 조작하여 50원, 100원으로 엄청난 시간을 버티는 것을 맹목적으로 노려야만 했던 유저들의 원성을 산 게임이기도 했다.
천지를 먹다의 진정한 재미는 같이 플레이를 하는 1P와 2P의 연계 공격을 성공시켰을 때의 쾌감이라고 할 수 있었다. 또한 소설처럼 엄청나게 몰려드는 적병을 말을 타고 무기를 휘두르며 한 번에 시원하게 소탕하는 강공 특수기는 천지를 먹다에 어울리는 기술. 80년대 후반에 등장한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무기교체, 레벨 업 등 RPG적 요소를 가미한 것도 눈에 띄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황건적의 난부터 동탁의 난까지 시나리오로 꾸며져 있는 천지를 먹다1. 최종보스인 동탁을 해치우면 후속작을 예고하는 듯한 엔딩으로 천지를 먹다2를 예고하기도 했다.
- 수왕기(1988. 세가 제작)
북미판 제목 ALTERED BEAST. 그 어떤 게임들보다 유명하지 않다고 말할 수 없는 게임이자 그 당시를 대표하는 게임이자 컴퓨터 이식버전이 나와서도 유저들에게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게임이 바로 세가의 수왕기다. 공포 영화에서 나올법한 소재인 ‘인수변신’을 주 소재로 해서 오락실 한켠에 반드시 자리잡고 있었던 게임으로 여겨져 있다.
△ 리메이크버전으로 나온 수왕기의 포스터
기본적인 스토리는 신들의 왕인 제우스의 딸 아테나가 지하세계의 왕인 하데스에게 잡혀가고, 딸을 되찾아오기 위해 봉인되어 있던 일족 수인족(獸人族)을 깨워 그 의뢰를 한다는 이야기다. 결국 마지막에 모든 것이 영화 촬영이었다는 것으로 결말이 나 많은 유저들을 허탈하게 했던 기억이 있지만 스토리보다는 스테이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게임이었기 때문에 스토리 따위(?)는 별로 신경 쓸 일이 없었던 게임이었다(당시 횡스크롤 액션 게임이 모두 다 그랬지만).
함께 플레이 할 수 있는 인원은 2명이었지만, 오락실에서 2명이 함께 게임을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이유는 수인변환 때문이었다. 흰색의 늑대를 잡게 되면 수인변환을 할 수 있는 흰색의 변환구가 나오고 그것을 먹으면 1단계씩 수인으로 서서히 변화하게 되는데, 3개를 먹으면 완벽한 수인으로 변신하게 된다.
△ 두근두근두근, 우워어~~ 사운드가 인상적이었던 수왕기
이 수인변환에 가장 큰 재미가 깃들어 있었던 것이 수왕기였기 때문에 다른 플레이어들과 함께 플레이하는 일이 극히 드물었던 것이다. 사실 인간 형태에서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흰색 늑대를 노리고 변환구를 먹는 것이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니었기 때문에 수인이 되지 못하고 스테이지 보스에게 가는 일이 있기도 했다.
첫 번째 스테이지는 늑대, 두 번째 스테이지는 용, 세 번째 스테이지는 곰, 네 번째 스테이지는 호랑이, 그리고 마지막 스테이지는 황금늑대 순으로 변신을 하며 수인으로 변신했을 때 발동되는 2가지 무기가 일반 적들에게는 상대가 되지 않는 수준의 강력함을 자랑했기 때문에 진짜 게임은 스테이지 보스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게임이었다. 그 만큼 수인에 가장 큰 포커스가 맞춰져 있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적은 숫자의 스테이지, 수인이 되면 한순간에 무너지는 밸런스, 그리고 단조로운 그래픽과 액션성 등은 두고두고 즐길 정도의 게임은 아니었지만 80년대 후반에 나온 것을 감안해 본다면 충분히 명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 게임이 계속해서 리메이크 되어 가고 있는 것을 보면 이 게임이 얼마나 많은 유저들의 추억속에 강하게 각인되어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이 모든 것은 영화였습니다, 짜잔~~ 에 황당했던, 유주얼 서스펙트보다 더한 반전이었을지도?
그래서 본인은 또래 친구들이나 게임을 좋아하는 선배들을 만나면 으레 그 때 했었던 재미있는 오락실 게임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그러면 밤새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만큼 그 소재와 당시 느꼈던 재미의 종류, 감흥은 다양하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면서 예전 했던 게임들의 그 순수했던 재미는 전혀 느낄 수가 없는 게 요즘의 현실이다. ‘종합 선물세트’가 되어서 등장하는 게임들은 많아졌고 화려한 그래픽과 눈이 휙휙 돌아갈 정도의 기술력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모으고 있지만, ‘100원으로 할 수 있는 재미’는 이제 없어진 것이 사실이다. 아케이드 게임장, 즉 오락실이 국내와 국외에서 눈에 띄게 모습을 없앤 이유가 거기에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저번 추억의 오락실 게임- 1980년대 편에서는 하이퍼 올림픽과 서커스, 그리고 제비우스를 살펴보았다. 당시 하이퍼 올림픽이나 서커스는 폭력성이나 선정성 등이 완전히 배제된 게임이었으며 ‘어둡고 불량학생들이 모이는’오락실의 이미지에는 맞지 않는 건전한 게임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사실 80년대에 등장했던 다수의 게임들은 상당한 폭력성을 담고 있었던 게임들도 인기를 끌었으며,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의 등장으로 아케이드 게임장의 전성시대를 활짝 열었다고 볼 수 있다.
자, 그렇다면 우리가 80년대 열광했던 오락실 게임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살펴보도록 하자.
- 파이널 파이트(1989. CAPCOM제작)
어떻게 보면 1980년대 게임이 아니라 1990년대 게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90년대에 진정한 횡스크롤 액션 게임의 로망을 느껴주게 했던 게임. ‘짤짤이’, ‘와리가리’, 그리고 그 당시 게임들에 꼭 하나씩 있었던 4차원의 중간급의 ‘꼼수’들이 여기저기에 숨겨져 있던 게임이 바로 파이널 파이트였으며, 캡콤의 아케이드 게임 전성시대를 열어 준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 가이냐, 코디냐? 둘 중 누구를 하느냐에 고민했던 시절
복싱 선수이자 해거의 딸인 제시카와의 모종의 썸씽이 있는 코디와 코디의 친구이자 닌자인 가이, 그리고 딸인 제시카가 납치되어 몸소 악당들과의 격투에 나서는 해거의 분투기를 그린 파이널 파이트는 쭉 빠진 밸런스형 캐릭터인 코디와 스피드형 캐릭터 가이, 그리고 파워형 캐릭터인 해거(물론 가장 인기가 없었지만)를 최고의 인기 캐릭터로 올려 두었으며, 원코인 클리어를 하기 위해 많은 게이머들의 사랑을 받았던 게임이었다. 더블드래곤과 액션게임의 양대산맥을 이룬 게임이기도 했다.
파이널 파이트의 진짜 재미라고 한다면, 바로 ‘와리가리’라고 불리는 얍삽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많은 게이머들이 그 플레이를 하고 난 뒤 오른쪽 손목과 왼쪽 손목에 부풀어 오른 근육을 붙잡고 즐거운 비명을 질러야 했던 플레이였다. ‘파이널 파이트를 하려면 기본으로 할 수 있는 플레이’라고 불렸던 것이 바로 와리가리였다.
와리가리란 조이스틱을 좌, 우로 이동하면서 두 대, 두 대씩 기본 연타를 때리는 방식으로 말하자면 이른바 ‘얍삽이’였다. 하지만 시스템의 버그를 이용한 4차원과는 달랐던 것으로 완전히 게이머의 조작실력이 없다면 흉내 낼 수 없었던, 엉성한 2D의 타이밍을 정확히 익혀야만 할 수 있는 스킬이었다. 본인 역시 이 파이널 파이트를 맨 처음 했을 때 이 스킬을 익히기 위해 엄청난 자금(?)을 투자했던 기억이 난다.
△ 첫 번째 보스였던 이 녀석은 언제나 이 포즈였던 기억이……
사실 파이널 파이트는 그리 뛰어난 밸런스를 갖춘 액션 게임은 아니었지만, 횡스크롤 액션의 단순한 재미를 대표적으로 국내 유저들에게 알려 준 시초격인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이후 우려먹기의 대명사로 거듭난 캡콤은 파이널 파이트의 엄청난 인기를 등에 업고 콘솔 게임인 슈퍼패미콤(SFC)로 90년 이식을 했으며 용량 문제로 가이를 캐릭터에서 제외했지만, 이후 팬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을 등에 업고 SFC로 다시 파이널 파이트 가이버전을 출시하기도 했다.
비록 80년대 최후반~90년대 나온 파이널 파이트였지만 그 인기세와 유저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게임으로 등극하여 90년대 중후반까지 오락실에서 그 모습을 볼 수 있었을 만큼 대단한 게임이었다.
- 천지를 먹다1(1989. CAPCOM제작)
역시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초반을 수놓았던 캡콤의 대표 횡스크롤 액션 게임 중 하나인 천지를 먹다의 첫 번째 작품 역시 앞서 소개했던 파이널 파이트와 마찬가지로 90년대 초반 횡스크롤 액션의 재미를 만 천하에 떨친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물론 유명세는 2가 더 많이 탔지만).
△ 다른 건 다 좋은데, 왜 관우가 백정 스타일로……?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던 소년점프에서 모토미야 히로시가 연재하던 만화를 기본 모티브로 하여 만든 게임으로, 원작이 만화라는 사실이 의외로 알려지지 않은 게임이다. 참고로 모토미야 히로시는 국내에서 인기리에 읽혔던 샐러리맨 킨타로(サラリ-マン金太郞, 국내명 멋진남자 김태랑)로 유명한 만화가다.
삼국지를 만화를 게임으로 촉군 4명의 장수인 유비, 관우(미염공이라기보다는 거의 백정과 가까운 이미지로 등장했다), 장비, 조운 4명의 캐릭터를 선택할 수 있었으며 천지를 먹다2에서는 1에서 썼던 캐릭터 일러스트 등을 사용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만화를 원작으로 했다는 느낌을 주지는 못했지만, 첫 번째 작품에서는 만화의 캐릭터를 도입했고 상황에 따른 표정 변화의 스틸컷을 볼 수 있다.
천지를 먹다1은 더블드래곤과 마찬가지로 사이드 체인지 버튼을 사용하여 오른쪽과 왼쪽을 공격할 때 마다 모션 체인지를 해야 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는 횡스크롤 액션 게임이었다. 그러나 한 가지 달랐던 것은 캐릭터들이 모두 말을 타고 등장하여 상당한 스피디한 횡스크롤 액션을 보여 주었다는 점이었다.
△ 최종보스 동탁을 베는 장비(장팔사모는 역시 번개!!)
또한 ‘천지를 먹다를 하기 위해서는 연타를 반드시 잘해야 한다’라는 말을 만들 정도로 유명한 보너스 게임을 만들었는데, 그것이 바로 만두와 고기 먹기 미니게임이었다. 많이 먹으면 먹을수록 컨티뉴 숫자가 늘어나는 형식을 취했던 이 미니게임은 엄청난 연타를 자랑했던 유저들 덕분에 오락실 주인아저씨들이 컨티뉴 숫자를 조작하여 50원, 100원으로 엄청난 시간을 버티는 것을 맹목적으로 노려야만 했던 유저들의 원성을 산 게임이기도 했다.
천지를 먹다의 진정한 재미는 같이 플레이를 하는 1P와 2P의 연계 공격을 성공시켰을 때의 쾌감이라고 할 수 있었다. 또한 소설처럼 엄청나게 몰려드는 적병을 말을 타고 무기를 휘두르며 한 번에 시원하게 소탕하는 강공 특수기는 천지를 먹다에 어울리는 기술. 80년대 후반에 등장한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무기교체, 레벨 업 등 RPG적 요소를 가미한 것도 눈에 띄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황건적의 난부터 동탁의 난까지 시나리오로 꾸며져 있는 천지를 먹다1. 최종보스인 동탁을 해치우면 후속작을 예고하는 듯한 엔딩으로 천지를 먹다2를 예고하기도 했다.
- 수왕기(1988. 세가 제작)
북미판 제목 ALTERED BEAST. 그 어떤 게임들보다 유명하지 않다고 말할 수 없는 게임이자 그 당시를 대표하는 게임이자 컴퓨터 이식버전이 나와서도 유저들에게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게임이 바로 세가의 수왕기다. 공포 영화에서 나올법한 소재인 ‘인수변신’을 주 소재로 해서 오락실 한켠에 반드시 자리잡고 있었던 게임으로 여겨져 있다.
△ 리메이크버전으로 나온 수왕기의 포스터
기본적인 스토리는 신들의 왕인 제우스의 딸 아테나가 지하세계의 왕인 하데스에게 잡혀가고, 딸을 되찾아오기 위해 봉인되어 있던 일족 수인족(獸人族)을 깨워 그 의뢰를 한다는 이야기다. 결국 마지막에 모든 것이 영화 촬영이었다는 것으로 결말이 나 많은 유저들을 허탈하게 했던 기억이 있지만 스토리보다는 스테이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게임이었기 때문에 스토리 따위(?)는 별로 신경 쓸 일이 없었던 게임이었다(당시 횡스크롤 액션 게임이 모두 다 그랬지만).
함께 플레이 할 수 있는 인원은 2명이었지만, 오락실에서 2명이 함께 게임을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이유는 수인변환 때문이었다. 흰색의 늑대를 잡게 되면 수인변환을 할 수 있는 흰색의 변환구가 나오고 그것을 먹으면 1단계씩 수인으로 서서히 변화하게 되는데, 3개를 먹으면 완벽한 수인으로 변신하게 된다.
△ 두근두근두근, 우워어~~ 사운드가 인상적이었던 수왕기
이 수인변환에 가장 큰 재미가 깃들어 있었던 것이 수왕기였기 때문에 다른 플레이어들과 함께 플레이하는 일이 극히 드물었던 것이다. 사실 인간 형태에서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흰색 늑대를 노리고 변환구를 먹는 것이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니었기 때문에 수인이 되지 못하고 스테이지 보스에게 가는 일이 있기도 했다.
첫 번째 스테이지는 늑대, 두 번째 스테이지는 용, 세 번째 스테이지는 곰, 네 번째 스테이지는 호랑이, 그리고 마지막 스테이지는 황금늑대 순으로 변신을 하며 수인으로 변신했을 때 발동되는 2가지 무기가 일반 적들에게는 상대가 되지 않는 수준의 강력함을 자랑했기 때문에 진짜 게임은 스테이지 보스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게임이었다. 그 만큼 수인에 가장 큰 포커스가 맞춰져 있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적은 숫자의 스테이지, 수인이 되면 한순간에 무너지는 밸런스, 그리고 단조로운 그래픽과 액션성 등은 두고두고 즐길 정도의 게임은 아니었지만 80년대 후반에 나온 것을 감안해 본다면 충분히 명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 게임이 계속해서 리메이크 되어 가고 있는 것을 보면 이 게임이 얼마나 많은 유저들의 추억속에 강하게 각인되어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이 모든 것은 영화였습니다, 짜잔~~ 에 황당했던, 유주얼 서스펙트보다 더한 반전이었을지도?
', '뒤돌아 생각해 보면 80년대, 그리고 90년대에 오락실에는 ‘사방 천지가 할 만한 게임’이었다. 그 당시 나온 게임들은 대부분 나름대로의 재미를 담고 있던 게…', 'http://www.gamtoon.com/wupload/tukoraksil80006.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