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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피아노 연주자의 '본좌' 중의 하나인 스비아토슬라프 리히테르의 연주들을 대략 한 장씩 들어보고 계십니다.

아래는 예전에 올렸던 연주의 링크.

1-10. 멜로디야 에디션
11-14. 평균율 클라비어 곡집 (전 48곡)
15-29. 프라하 실황 연주
30-41. 각종 실내악 작품들
42-64. 필립스, 데카 Authorized Recordings
65-71. 각종 협주곡 연주
72-74. 베네치아 실황 연주 - 바흐
75-78. Music&Arts 실황 연주
79-87. BBC 실황 연주
88-96. DG 에디션


구 쏘~련의 국영 레이블로 '멜로디야'란 곳이 있습니다. 철의 장막 건너편에 꼭꼭 숨어 알려지지 않았던 대가들의 연주가 그득하게 담겨 있는 보물창고였지요. 그러나 구할 길이 막막하니 그림의 떡.

사회주의 국가답게(답지 않게?)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음반에 대한 데이터베이스 같은 것이 전무하여 냉전 시대가 막을 내린 후에도 이들의 보물 목록에 뭐가 있는지, 어떻게 구해야 하는지 지금까지도 베일에 싸여 있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이런 종류의 음반을 수집, 발매하는 기획에 관한 최강국은 단연 일본이라 할 수 있는데, 뜻밖에도 국내의 '예당'이라는 레이블이 과감하게 멜로디야와 라이센스 계약을 맺고 묻혀 있던 음반을 발굴하여 아주 공격적으로 발매하기 시작했더랬습니다.


결과는 물론 ㅅㅁ-_-;;;;;;;;;;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1. 지나친 마구잡이식 발매에 따른 혼란, 2. 멜로디야 특유의 붕 뜨는 조악한 음질, 3. 라이센스 음반 특유의 개 꾸리꾸리한 디자인(내가 집에서 구워도 이 정도 나오겠다 싶은 수준)이 결정적이었을 겁니다.

그래서 1년 사이에 100여 장 정도 냈다가 하루 아침에 사라져버린 비운의 시리즈가 되었습니다.
그랬다가 작년에 그간 발매했던 음반 100장을 모아 최근의 추세를 따라서 전설 속의 주옥 같은 연주를
'똥값에 들을 수 있도록' 발매를 하였는데, 다행히도 상당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합니다.

오늘부터 올라오는 연주는 이 '예당 classic'에 담겨 있는 판들입니다. 레퍼토리 자체는 기존의 시리즈에 있던 것들과 겹칩니다만, 연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주는군요.

첫번째는 베토벤의 최후의 걸작 소나타 30, 31, 32번입니다. 말년의 베토벤이 발견한 '변주곡'의 세계의 도입부에 위치한 좋은 길잡이 격 작품들이지요.

리히테르가 이 곡을 연주하는 걸 올리는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위 목록의 링크를 잘 좇다 보면 다른 연주를 몇 차례 더 발견할 수 있지요. 멜로디야 특유의 웅~ 하는 녹음이 거슬리는 경우도 있지만, 거장의 연주로 거장의 걸작을 감상하는 데는 지장 없다고 봅니다.

Ludwig van Beethoven

피아노 소나타 30번 E flat장조 op.109

1. Vivace ma non troppo                    2. Prestissimo                     3. Andante molto cantabile ed espressivo





피아노 소나타 31번 A flat장조 op.110

1. Moderato cantabile molto espressivo                   2. Allegro mol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