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ssic] 오라, 달콤한 죽음이여
- 작성일
- 09-09-28 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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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올린 글의 제목인 '오라, 달콤한 죽음이여'는 일종의 낚시이기도 하면서 실제 포스팅된 곡과 관계가 있기도 합니다.
지난 주 이맘 때, 전 주 일요일이 교회력에서 말하는 '삼위일체절 후 15번째 일요일'이라고 하면서 그날을 위한 바흐의 칸타타인 BWV 51(클릭) 을 소개했습니다.
따라서, 당연히도, 어제는 '삼위일체절 후 16번째 일요일'이 되는 셈인데 이날을 위한 칸타타 중 전 주의 51번과 사뭇 대조적인 느낌을 주는 참으로 아름다운 곡이 있어서 2주 연속 바흐의 작품으로 한 주를 열까 합니다.
'16번째 일요일'에 무슨 큰 의미가 주어진 것은 아니고, 개신교에서 다루는 이날의 에피소드는 '병들어 죽었던 과부의 아들을 살려낸 예수의 기적'입니다.
일단 살려주긴 했으나, 결국 죽음=구원이니 잘 준비하여 죽음을 맞이하라....는 정도의 메시지가 아닐까 싶지요?
이날을 위한 바흐의 칸타타는 4곡이 전하는데, 그 중 한 곡이 바로 본 글의 제목과 같은 '오라 달콤한 죽음이여 Komm, süßer Tod BWV 161'입니다.
('에반겔리온'에 같은 제목의 곡이 삽입된 것의 링크가 반 년쯤 전에 올라온 일이 있는데, 그 글의 작성자는 지금 확인해 보니. 금.지.어. ㅡ,.ㅡ;;;)
허나, 지금 올리려는 건 저 곡은 아니고 그로부터 8년 정도 후에 쓴 '사랑하는 주님 나의 죽음의 때는 언제인지요 Liebster Gott, wenn werd ich sterben' BWV 8.
라이프치히 시절의 전형적인 '코랄칸타타'의 하나인데, 자세한 구성은 모르셔도 되고-_-;;
이 곡의 핵심부라 할 수 있는 세 곡, 첫 합창과 베이스 아리아에서는 플룻이, 테너 아리아에서는 오보에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만 염두에 두셔도 되겠습니다.
가사를 번역할 만한 시간&정성이 모자란 관계로, 간단한 요약만 원문 아래 첨부하겠습니다.
지난 번처럼 세 가지 연주로 들어보실 텐데,
1. 몇십 년 전까지만 해도 가장 바흐의 '정통적인' 연주로 여겼던 판 하나와,
2. 70-80년대까지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안 고악기 연주. 1에서보다 합창단 및 관현악의 규모가 상당히 줄어들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3. 당대의 알아주는 바흐 연구가 조슈아 리프킨의 유명한 학설 '1인 1성부'설-바흐가 당시 사용했던 합창단은 한 성부에 한 명만 노래했다. 따라서 연주는 무조건 최소규모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거-을 따라한 연주. 그래봐야 독창 부분은 똑같겠죠?
Johann Sebastian Bach
칸타타 '사랑하는 주님 나의 죽음의 때는 언제인지요 Liebster Gott, wenn werd ich sterben' BWV 8
1. 합창
Liebster Gott, wenn werd ich sterben?
Meine Zeit läuft immer hin,
Und des alten Adams Erben,
Unter denen ich auch bin,
Haben dies zum Vaterteil,
Dass sie eine kleine Weil
Arm und elend sein auf Erden
Und denn selber Erde werden.
사랑하는 주여, 나의 죽음의 시간은 언제인지요. 나의 시간은 이제 다하였고 옛 아담의 후손은 그 유산을 물려받아 찰나의 시간 동안 이승에서 가엾은 생을 누린 후 그들 또한 흙으로 돌아가나이다.
Karl Richter Philippe Herreweghe Joshua Rifkin
2. 아리아 (테너)
Was willst du dich, mein Geist, entsetzen,
Wenn meine letzte Stunde schlägt?
Mein Leib neigt täglich sich zur Erden,
Und da muss seine Ruhstatt werden,
Wohin man so viel tausend trägt.
어째서 그리 두려워하느냐, 나의 영혼이여, 나의 최후의 때가 언제인지를? 매일같이 나의 육신은 나의 안식처가 될, 수많은 이들이 자리해 왔던 대지에 의지하도다.
Ernst Haefliger Mark Padmore Frank Kelley
3. 서창 (알토)-4. 아리아 (베이스)
Zwar fühlt mein schwaches Herz
Furcht, Sorge, Schmerz:
Wo wird mein Leib die Ruhe finden?
Wer wird die Seele doch
Vom aufgelegten Sündenjoch
Befreien und entbinden?
Das Meine wird zerstreut,
Und wohin werden meine Lieben
In ihrer Traurigkeit
Zertrennt vertrieben?
실은, 나의 연약한 마음은 아직 공포와 슬픔, 고통을 느끼는데 어디서 나의 육신은 평안을 얻을 수 있으리오? 누가 나의 영혼을 죄악의 멍에로부터 자유롭게 해 줄 수 있을까?
Doch weichet, ihr tollen, vergeblichen Sorgen!
Mich rufet mein Jesus: wer sollte nicht gehn?
Nichts, was mir gefällt,
Besitzet die Welt.
Erscheine mir, seliger, fröhlicher Morgen,
Verkläret und herrlich vor Jesu zu stehn.
'사라져라, 너 어리석고 헛된 슬픔이여! 예수께서 나를 부르시니 어찌 주저하겠는가? 이승에는 아무런 즐거움도 없으니 축복받은 기쁜 아침이여, 내게로 오라. 영광된 모습으로 예수 앞에 설 수 있도록!'
Kieth Engen Peter Kooy Jan Opalach
5. 서창 (소프라노) - 6. 코랄
Behalte nur, o Welt, das Meine!
Du nimmst ja selbst mein Fleisch und mein
Gebeine,
So nimm auch meine Armut hin;
Genug, dass mir aus Gottes Überfluss
Das höchste Gut noch werden muss,
Genug, dass ich dort reich und selig bin.
Was aber ist von mir zu erben,
Als meines Gottes Vatertreu?
Die wird ja alle Morgen neu
Und kann nicht sterben.
나의 모든 것을 가져라, 오 세상이여. 나의 살과 뼈, 가난까지! 주에게서 나는 은총을 받으리니 그것으로 족할 것인데 내 주의 자애로움 외에 무엇을 받으리오?
Herrscher über Tod und Leben,
Mach einmal mein Ende gut,
Lehre mich den Geist aufgeben
Mit recht wohlgefasstem Mut.
Hilf, dass ich ein ehrlich Grab
Neben frommen Christen hab
Und auch endlich in der Erde
Nimmermehr zuschanden werde!
죽음과 삶을 지배하시는 주여, 나의 마지막을 축복하소서. 내 영혼이 굳건한 용기를 갖고 죽음을 받아들이게 하소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