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작년 카니발 콘서트는 대중가수가 보여줄 수 있는 그 끝을 본 듯 했죠
저에겐 인식을 바꾸게 된 큰 계기가 되었어요

20대 극초반에 작은 인연으로 시작한 일에 가수들의 콘서트를 굉장히 많이 볼수 있었고
또 너무나 많은 실망을 했었죠
내 주위의 대한민국 대중 가수라는 작자들은 팬들 알기를 개떡같이 아는구나
아.
적어도 저 하나만큼은 제대로 실망시켰죠
다시는 대중가수의 공연장에 가지 않으리라.


우연한 계기로 가게 된 카니발 콘서트.
평소 너무나 좋아하던 김동률.
사실은 가기 싫은데 또 한번 대중 가수들에게 실망하기 싫은데
그러나 당시 내 옆엔 적군에 목이 메는 녀자-_-


뭐.
쉽게 인식은 부서졌어요.
하아.

그때 내 주위 가수들이. 그 붕들만 개차반이었구나-_-
내가 보고 싶었던 게 이런거 였구나
단 2회 공연만을 위해 이런 준비를 할 수 있구나
이런 완성도를 볼 수 있구나




하아
인제 (콘서트 못본) 잃어버린 10년이 너무 아까운거죠!
올초부터 미친듯이 평소 좋아하던 가수의 콘서트를 찾아 다녔어요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그리고 8월에 알게된 김동률 단독 콘서트.
이틀만에 전석 매진에 금요일 B석 3층 뒷줄 딱 한좌석 남았더군요

에라 모르겠다
한장을 샀고
저는 혼자 가게 되었죠

혼자-_-






김동률 김동률 김동률
두시간 반이 훌쩍 지났고
저는 하아


LG아트센터에서 꽤 많은 뮤지컬과 재즈, 클래식 공연을 보았지만
대중가수 콘서트의 사운드가 그들 못지 않은 아니,
그들의 뛰어넘는 무게감을 줄수 있다는 사실에. 정말로 지금도 심장이 두근 거려요

어쩜 녹음때 쓰던 모든 소리 하나 빼먹지 않을 생각을 한건지
도대체 파트를 어떻게 편곡 한건지
저 많은 인원과 대체 어떻게 나누어 언제 얼마나 많은 연습을 한건지
공연이 끝나고 당신이 가지는 돈이 과연 얼마나 되는지

아직도요

두근두근





(제가 알던 XX들은 죄다가들 망고땡 오늘 먹고 죽자 대충 뭐 하던거 하믄 좋아하겠지 요런 분들이었거든요)




카니발 공연에서 그 끝을 봤다면
김동률에서는 또 다른 그 가능성을 본듯 한 느낌이에요
그의 노력과 그의 음악.

영화를 보고 드라마를 보고 한편의 이야기에 배우의 연기를 감상하며 그에 젖어나던 눈물
동시간대 누군가의 3분짜리 노래에 난생 처음으로 감동하고 같은 눈물을 경험했어요 끙



오늘 내일 공연할 뉴욕필하모닉
좋아서 가실 분들도 물론이고
누군가 때문에 혹은 체면치레상 가시는 분에게도 꼭 말씀 드리고 싶어요

"혹시나 대중음악을 얕게 생각하시고 있었다면 이제 아니에요 제가 봤어요
대중가수들도 결코 그 못지 않아요 질을 따질 수준이 아니라고요"






마지막 곡이 끝나고
앵콜이
그리고 또 한번의 앵콜이

그리고 관객들의 너나 없는 자발적 스탠딩 오베이션
현악 오케스트라의 마지막 연주에
그는 다시 한번 무대로 나와 관객에게 다시 한번 인사를


이제 정말 끝났어요
엔딩이에요

출연진은 퇴장하고
스크린이 내려오고

이제는 CD의 음악이 나오네요 그의 최신곡 '감사'
마치 그가 공연에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하는 것 같네요


자막이 올라와요
공연에 함께 고생하신 제작자 분들
출연진 그리고 김동률


여기서 또 한번의 감동.

그 곡이 끝날때까지
스탠딩 오베이션은 끝나지 않았어요

천석의 좌석에 빈자리가 보이질 않네요
모두가 한마음으로 그를 향해 박수를 치고 있네요
이미 공연장의 불은 다 켜지고
모든 스텝들이 관객의 퇴장을 기다리는 데도요
커플들 사이에 껴서 혼자 온 주제에 주체 못하고 막 박수치고 있는 저도 발견했네요-_-



네
우리들은 박수만 치고 있었어요

아니요
김동률씨
감사할 사람은 우리에요 우리가 너무나 큰 선물을 안고 가네요
우리들이 감사해요

짝짝짝
또 올게요!












오늘 술을 좀 많이 먹었어요
이상 콘서트 혼자 본 독거남-_-의 좀 찌질한 후기였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