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얼마 전에 '벤자민 버튼의 시간을 거꾸로간다'를 봤떠염.
동명의 단편소설이 원작이라는 건 알고 있었는데염.
하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생각났던 건
그 단편이 아니라 '위대한 개츠비' 였어요.

시대상도 그렇거니와
사랑에 일생을 바치는 남자주인공의 바보같은 우직함이
딱 개츠비를 자나욧.
게다가 여 주인공이름이 데이지라니!

(...라고 썼지만 사실 단편 '벤자민 버튼은...' 은 영화를 보고 나서 봤떠염)

하루끼는 '위대한 개츠비'를 세 번 읽지 않으면 친구가 될 수 없다느니 하며 극찬을 했지만,
이 작품이 과연 위대한 작품인지는 잘 모르겠더라구요
예전에 볼 때도 그랬고, 다시 보는 요즘도 여전히 의문스럽습니다.

흔히 이 작품을 높게 평하는 비평들은
재즈시대와 그 시대의 인간상에 대한 묘사가 탁월하다고 하던데염.
웬만큼 잘 빠졌다고 하는 소설치고 시대상이 투영이 안된 작품이 어디 있나요?
솔직히 주말 9시 덕화옵화 나오던 '사랑과 야망' 에도 있었던 거 아닌가 싶걸랑요.

뛰어난 형식미니 하는 부분도 과대포장부분이 있다고 보구요.
…라며 개뿔도 모르면서 열심히 까는 중인데,
사실 제가 고전프리미엄에 눈꼴시어 하는 성향인데다가
일단 까면 뭔가 있어 보이는 같아서염 +_+

사실 제 내공이 부족한 탓이죠
부족한 안목으로 위대한 작품인지 못알아보고 있지만,
이 부족한 안목으로도 위대한 ‘문구’가 있다는 건 어렴풋이 느낍니다.
마지막 문구죠.

"내일 우리는 좀 더 빨리 달릴 것이고
좀 더 멀리 팔을 뻗칠 것이다..
그리고 어떤 맑은 갠 아침에는...
우리는 조류를 거스르는 배처럼
끊임없이 과거로 떠밀려가면서도
앞으로 앞으로 전진하는 것이다."

긍정적면서도 담담한 시선이 느껴져서,
가끔 일이 안 풀린다 싶을 때 이 문구를 떠올리며 혼자 통닭통닭합니다.

심혈을 기울이던 프로젝트는 파토났고...
가출한 DNA당원들을 돌아오질 않으며….
기믹독거들은 주말이면 잠적이고.…
임호곰호들한텐 온오프후남으로 까이고있고….
배는 점점 더 튀어나오며
머리는 점점 더 커지지고,
샴푸는 꼭 댕기머리를 써야되지만..
괜찮아.

다시 노를 저어 앞으로 앞으로 가면돼...라며.


(...라곤 썼지만 사실 떠밀려갈테면 가라지라며
보트 위에서 늘어지게 잠이나 처잤음 싶어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