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새벽에 올렸던 컴맹의 질문에 친절하게 답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장장 네 시간에 걸쳐 드디어 포맷이 끝났네요. 이제부터 백업을 시작해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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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올리는 글은 어떤 의미에서는 '음악으로 고문하기'의 시리즈에 포함시켜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고문하기'란 제목으로 다음 두 개의 글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슈톡하우젠의 '음렬주의' 음악                           스티브 라이히 - 드럼잉


특히 두번째의 스티브 라이히의 음악을 '미니멀리즘'이라고 부른다고 했는데, 간단하게 말하자면 단순화된 단위(음형, 화성, 선율)들을 끊임없이 점진적으로 변화시켜 무한 반복하는 경향의 음악을 통칭합니다. 위에도 언급한 스티브 라이히는 이렇게 말했다는군요.

"음악에서의 변화란 아주 단계적으로 발생하는 것이다. 그 음악에 귀를 기울인다는 것은 곧 시계의 초침을 바라보고 있는 것과 같아서, 잠시 거기에서 잠시 눈을 떼고 다시 본 후에야 그것이 움직였음을 인식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20세기 초반에 광풍을 불러일으켰던(?) 무조의 음렬주의와는 달리 재료가 되는 선율은 조성음악을 사용하여 그나마 듣는 이에게 친숙함을 느끼는 작전을 세웠기에 우리는 어떤 의미에서는 전자오락실에서 '미니멀리즘' 음악을 들으며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 아닌가 합니다.

물론 이런 철학에 대해 '한번 들으면 다 들은 게 되는 음악'이라고 평가절하하는 음악가도 있으니, 어느 쪽이 옳은지/좋은지는 각자의 판단으로 넘기도록 하지요.

이러한 무한반복을 특징으로 하는 '미니멀리즘' 작곡가로 유명한 사람은 아마도 위에 언급한 스티브 라이히 말고도 존 아담스, 헨릭 고레츠키와
오늘의 주인공, 필립 글래스를 들 수 있겠습니다. 이 손발이 오그라들 것만 같은 작곡방식으로 무려 '오페라' 씩이나 작곡한 분이기도 합니다.

오늘 올리는 그의 오페라(?) '사진사The Photographer' 는 '정적 예술'에 가까운 사진에서 '동적 세계'를 적나라하게 포착하려 했던 사진 작가 이드위어드 머이버리지 Eadweard Muybridge의 생애를 다룬 작품으로 알려져 있는데 20세기 최고의 종합 예술로 갈채를 받은 바 있다고 합니다...만 20세기 최고는 아무래도 좀 심한 오버인 것 같고 20세기 후반에 등장한 명작 중의 하나로 치기로 하지요.

구글링으로 머이버리지의 사진 두 장을 찾아 붙여봅니다. 한 장은 오늘 올리는 음악이 들어 있는 판의 껍데기에도 등장하는 것이군요. 판을 눈 앞에서 보고도 몰랐다는ㅡ,.ㅡ;;;


이 작품이 오.페.라. 라는 인식도 하지 말고, 가사가 무슨 뜻인지 신경쓰지 말고 아무 생각 없이 40여분 정도만 즐겨보시길 바랍니다.

Motion Study



Head-Spring

Philip Glass

The Photographer

Act 1                                                 Act 2                                                 A Gentleman's Honour                                           Act 3


Michael Ries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