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글을 썼다가 날리는 바람에 미완성입니다. 치매인지 제가 쓴글 다시 기억해내는 것도 힘드네요. 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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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소년이 화면을 정면 응시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내 소년이 응시하고 있었던 것은 메뚜기였음을 알게된다. 메뚜기는 벼잎사귀와 유사한 색깔이라 관객은 바로 메뚜기를 구분하기 힘들다. 소년이 손을 들어 메뚜기를 잡았을 때에 ‘그제야’ 그것이 메뚜기임을 알게 되는 것이다.

메뚜기를 잡은 소년은 어떤 소리에 놀라 고개를 왼쪽으로 돌린다. 화면 왼쪽 밖에서 뭔가 ‘웅’하는 소리가 들리면 소년이 천천히 일어서고 이제껏 소년이 웅크리고 앉아 있던 논밭의 전경이 펼쳐진다.

이 장면은 사건이 일어날 장소를 보여주는 설정 숏(establishing shot)을 먼저 보여주고 그 다음에 인물을 단독 숏으로 보여주는 일반적 방식이 아니라, 역으로 단독 숏 다음에 설정 숏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숏의 설정은 관객에게 사실을 뒤늦게 깨닫게 하거나 지연시키는 효과를 가져다 준다. 앞서 말했듯이 어두운 화면에서 파도소리와 같은 것이 들리다가 페이드 인이 되면서 벼잎사귀가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라는 것을 관객이 알게되는 점. 소년이 어떤 소리를 듣고 시선을 왼쪽으로 돌려서 그 소리의 진원지를 바라보는데 두 번째 숏에서 그 소리가 경운기 소리라는 것을 관객은 ‘뒤늦게’ 알게 되는 점. 그리고 메뚜기의 포획 장면도 소년이 손을 놀려 메뚜기를 잡고 나서야 그것이 메뚜기라는 것을 알게 된다는 것이 그렇다.

이러한 설정은 상투적으로 말하면, 기표와 기의는 일치하지 않고 끊임없이 미끄러져 내리는 것이고, 이 영화와 관련해서 말한다면 영화의 형사들과 관객은 살인을 ‘뒤늦게’ 발견함으로써 범인을 잡을 수 없음을 넌지시 암시한다.

사진의 맨마지막을 보라. 소년이 소리를 듣고 웅크린 자세에서 일어설 때 소년만 일어서고 카메라가 웅크린 위치에 그대로 있었다면 로우 앵글 쇼트가 되어 화면에 하늘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났을 것이다. 하지만 이 사진에서 알 수 있들이 하늘이 화면에 1/3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그것은 소년이 일어날 때 카메라는 소형 크레인에 올려져 있다가 같이 일어선 것을 의미한다(크레인 업).

이것은 영화에서 두 가지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풍요롭고 목가적인 가을 논밭에서 소년이 일어났을 때 소년 뒤의 수평선은 소년의 머리를 가로지른다(더 정확히는 소년의 머리를 잘라버린다). 그것은 불길한 사건이 일어날 것을 미리 암시하는 화면구성(미쟝센)으로서의 역할이다. 다른 한편으로 <살인의 추억>은 뒤로 갈수록 하늘의 비중이 점점 늘어나는 영화이다. 땅에서 시작된 연쇄 살인은 땅에 발을 딛고 사는 인간의 능력으로서는 해결 불능에 놓여진다. 그건 이제 신의 영역에 속해지는 문제인 것이다. 그래서 영화는 뒤로 갈수록 하늘이 화면에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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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에 완성해서 완성본으로 올리겠습니다.................. 에고 저는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