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저격이랍니다.
- 작성일
- 09-06-17 14:32
옛날 학교다닐때 동아리 3년 선배중에 최**라고 있었다.
이 형은 후배들(특히 여자후배들) 노는 곳은 귀신같이 알고서 찾아왔다.
올때면 버버리 코트를 입고 머플러를 휘날리며 갖은 똥폼을 다 잡았다.
특히나 이 형의 간지의 완성은 반드시 꼭 들고다니는 트럼펫 가방이었다.
한 손에 트럼펫 가방을 들고.....항상 버버리 코트에 머플러를 휘날리는 공대생...
상당히 그럴듯해 보였고, 실제 후배 여학생중에 이 ㅤㅎㅛㅇ아를 좋아하는 얘가 있어서 결혼까지
하게 되었다.
나중에 그 형과 결혼한 후배 여학생(내 동기)에게 들으니.......
그 형이 트럼펫을 불 줄 모른댄다. 친구건지 동생건지 빌려서 들고 다니며 개폼을 잡았던 것이랬다.
너불형...
철학과로 입학해서 의대로 졸업하신 너불형....
칸트, 헤겔, 하버마스.......막 읊어대신다. 그래도 철학과 입학하셨으니 비전공자들보다 철학에
대해 많이 아실거다.
철학자들외에 문학에 대해서는 오로지 도스토예프스키에 대해서만 말씀하신다. 다른 소설가에 대해
언급하신 기억이 없다.(조정래 제외)
일단, 이 ㅤㅎㅛㅇ아가 도스토예프스키를 읽은것은 인정해 드리자. 그 정도 뻥이라도 치려면 일단은
뭔 소린지 모르지만 읽긴 읽었을거다.
근데, 어제 이 ㅤㅎㅛㅇ아가 야구장에 페이퍼북으로 된 도스토예프스키 책을 들고 오셨다.
그 책은 한 페이지도 안 읽은것처럼 너무 깨끗했다. 막 구워낸 따끈따끈한 온기...
이 ㅤㅎㅛㅇ아는 도스토예프스키 책을 읽으면 한 번 읽고 버리고......또 사서 읽나 보다.
특이한 독서습관이다.
